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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스캐치

천왕봉의 상고대

by 청산전치옥 2007. 3. 14.

천왕봉의 상고대를 바라보며......

간밤에 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더니

 

숨죽였던 육신의 꽃이 花神(화신)으로 물들어

 

상고대라는 서리꽃으로 천왕에 꽃을 뿌렸다.

 

 

 

 

엊그제만 하여도 푸르름의 자태를 뽐내는 주목에도

 

다가오는 5월이면 연분홍의 미려한 색깔로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철쭉에도

 

몸 갈라져 외로이 서 있는 바위에도

 

한 송이 희디 흰 서리꽃이 우리의 아픔을 감싸주듯

 

상고대란 이름으로 우리의 가슴으로 와 닿는다.

 

 

짧은 인생의 상고대가 그러하듯

 

엉겨 붙은 채로 골아 떨어질 것들인데도

 

무엇이 좋아라 애처로움을 멀리하고

 

이렇게 떨고 있는 순간을 찍고 있는가?

 

 

 

 

 

 

서쪽 능선 끄트머리에

 

외로이 서 있는 반야의 허망한 외로움이

 

정녕 시들어가는 천왕의 상고대를 시기하듯

 

부르르 떨고 있는 자신의 몸을 추스르고 있구나.

 

금방이라도 깨질듯한 모습에서

 

그 존재의 의미를 더하려고......

 

 

 

2007. 03.12.

 

     지리산 천왕봉에서.

 

 흐르는 곡은 김윤아에 야상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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