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가을 예고(촛대봉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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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2015. 08. 26 ~ 27
-어디:지정 탐방로(백무동~한신계곡~영신대~촛대봉)
지리산 냄새라도 맡고 싶어 근처 주변에 잠들고 싶었던 이유에서일까.
25일 오후 늦게 지리산으로 들어 간다
시암재 주변을 벗어나자 짙은 운해가 앞을 가려 분간할 수 없는 지경이다
사실 노고단 탐욕이 앞서 하루 먼저 올라 왔건만.
아침 여명을 볼 수 도 없고 카메라 꺼내 보지도 못하고 꽝...
핸들을 백무동으로 돌려 세운다
계절의 공존에 있는 어정쩡한 지금의 날씨다.
옷섶을 파고드는 싸늘한 날씨이기를 은근히 기대를 하였건만
백무동의 아침은 게으른 매미들 울음소리로 아직도 여름의 끝자락을 붙들고 있습니다
오늘 해 지기 전 그곳으로 가면 된다
쉬 엄 쉬 엄 오르면서 맛있게 밥도 해 먹고 구수한 된장 찌게까지 끊여 먹습니다.
여유를 부리면서 3시 못되어 영신봉에 섰습니다.
예전 그 모습을 보고 갔었는데
생태 복원한답시고 수 없이 파 헤쳐져 있어 그 자리를 양보하며 촛대봉으로 향한다.
유난히 하늘도 높아 보이며 하늘에 펼쳐지는 구름 쇼에 한참을 머문다.
음력 14일 반야 일몰경을 상실하다
산정의 운해가 안개비로 변하면서 타프를 촉촉히 적시고 있다.
이른 저녁을 먹고 일찍 잠에 들었으나
간밤에 어찌나 바람이 세게 불던지 타프는 바람에 날려 허공에 돌고 있네요
대신 머리 위에 반짝이는 수 많은 별들의 속삭임에 그만 잠이 깨어 촛대봉으로 오릅니다
★촛대봉 달빛 그림자★
반기는 사람 없어도
지리산 어딘가에 내 머리 뉘일 공간 찾아
전생에 무슨 인연 있었기에
지난 흔적 쫓아가며
되 살아나는 서러운 기억들 따라 나선다
석양빛 길게 드러누운 능선의 아름다움 없지만
마음 따라 출렁이는 긴 그림자 하나
그 그림자 속에 겹쳐진 내 못다한 사연 담아
연하능선 곳곳에 뿌리오리라
돌아서며 그리옵고
그리우며 달려가는 반가운 임이듯이
너와 나는 億劫으로 맺혀버린 질긴 인연 이여라
일순간
은은하게 퍼져있는 흑과 백의 아름다운 조화가
그리움의 출렁임을 안고 촛대봉에 달빛 그림자 만들어 낸다
어둠에서 보여주는 그 하얀 그리움의 바다
고고한 달빛아래 정지된 촛대봉 암벽 타고
뻗어내려 간 그리움은 천왕봉에 정지돼 운해가 된다.
무게도 두께도 없이 쓰러져 지워지지 않은 그림자.
보름을 하루 앞둔 음력 7월14일 백중전야
운해의 물결 따라 좌우되는
촛대봉의 달빛그림자의 요술
핏빛으로 물들어 버린
이 밤의 빈 가슴을 누가 만져주오리까.
별들이 하나 둘 쏟아져 내린다
슬슬 풀려 나오는 그리움의 연가
정녕, 촛대봉의 밤은 깊어만 가는데...
2015년 8월 27일
"청산의 바람흔적"은 지리산 촛대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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