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에서 쓰는 편지
부풀어 오른 풍선처럼 쓸데없는 마음의 욕심만 키웠습니다.
반야의 초록에서 일몰과 일출을 담아내
당신께 전하고픈 마음이 정녕 허무한 꿈이었나요?
떨어지는 낙조는 운해를 이기지 못하고
이내 안개 속 심령처럼 사라진 지 오래되어
검은 구름과 함께 깊은 밤을 지어냅니다
길고 긴 반야의 밤에서
무엇 하나 건지지 못한 채
나 혼자 억울한 그리움과 외로움에 울먹이다가
문명의 이기를 벗삼아 손에 쥔 스마트폰으로 안부만 묻고 왔습니다.
미쳐 담지 못한 제 초록의 마음만은 잊지 마세요.
언젠가 초록과 함께 어울리는 반야 성찬의 아름다움을 당신께 바치겠습니다.
그리고
운해의 바다에 띄워 초록 바람소리와 함께 당신께 전하리오.
“청산의 바람흔적”은 반야봉에서
2011. 7. 19. 청산 전치옥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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