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탓할 것인가?
우리는 지금껏, 어쩌면 허상과 싸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듯이 보이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실제로 나약하기 짝이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먼저 지리산을 파먹어 들어가는 도로부터 살펴보자.
성삼재와 정령치를 경유하는 지방도, 반선에서 와운마을로 이어지는 도로,
곧 지리산을 종단하게 될 벽소령 작전도로, 추성에서 두지터를 향하여 야금야금 먹어 들어가는
새로운 길, 의신에서 삼정으로 이어지는 길은 이제 거의 포장이 완료되어 간다.
더불어 회남재를 향해 뻗어 오르는 도로는......
이 모두가 공단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지 자체의 힘에 의해 추진되었다.
지리산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마을은 빨치산 작전과 김 신조 사건 이후 소개되면서
마을이 비워졌으나, 다시 주민들이 찾아 들면서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의도와는
반대로 굳건하게 재산권을 행사하며 압력단체로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심원, 와운, 두지터, 오봉, 윗새재, 삼정 등이 그 대표적이다.
이들은 민원을 제기하여 마을 길을 포장하고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계곡 곳곳을 누비며 고로쇠 수액 파이프를 설치한다. 주민들의 생존권 앞에서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무기력할 수 밖에 없다.
노고단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심원계곡으로 떨어지지 못하고 무넹기에서 물줄기가 바뀌어
화엄사골로 흐르는 것도 농업기반공사의 영향하에 있기에,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어떠한 수로 변경 등에 대한 의견 개진을 추진할 수가 없다.
어디 그뿐인가? 음정의 자연휴양림도 산림청 소속이며, 성삼재와 구례를 오가는
버스운행의 허가도 지자체 소관이다. 수액채취와 야생찻잎도 농협 등에 연계되어 있어 공단이
수익사업에 뛰어들기란 역부족이다. 진정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행할 수 있는
권한은 겨우 입장료 징수와 불법단속 등이 고작이다. 우리나라처럼 국립공원을 정부와
지자체에서 소유(?)하고 있다가, 필요할 때 불편 없이 사용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오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전철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반달가슴곰 프로젝트는 어쩌면 공단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비쳐진다.
재원 편성과 지원의 대부분을 손에 쥐고 있는 정부를 상대로 국립공원관리공단의 가치를 설득하고
성과를 보여주는데 반달가슴곰 만큼 효과적인 것은 아마 현재로서는 없을런지도 모른다.
상위 포식자가 정착할 수 없을 지경의 황폐한 공간에 개체 수 몇 마리 증식보다는
차라리 동물원을 만드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공단은 보험으로 해결하고 있다지만 반달가슴곰의 민가 피해에 대한 보상의 막대함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재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더 많은 기대를 가진다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 산사람들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_^) 지다람 / 윤 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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