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을 가장 아름답게 조망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요?
개인적인 정서와 취향, 계절의 영향 등으로 인하여 천차만별의 답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우스꽝스러운 질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호기심에 차 귀 기울인다.
구례에서 올려다보는 눈 쌓인 노고단, 만복대와 바래봉에서 바라보는 주능선의 위용,
웅석봉과 구곡산에서 우러르는 천왕봉의 기상, 하봉에서 하염없이 바라보는 반야봉 등등...
하지만 많은 분들이 남부능선의 삼신봉과
삼정능선의 삼정산을 지리산 최고의 전망대로 손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천왕봉에서 노고단에 이르는 장쾌한 주능선을 시원스레 가슴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신봉에서 지리 주능선 조망(08.11.15)
삼신봉과 삼정산은 접근의 편의성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주능선과 연계하지 않고도
독립된 산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어 그 진가를 한껏 높이고 있다.
삼신봉은 청학동과 삼성궁을 품고 불일폭포와 쌍계사까지 이어나갈 수 있으며,
삼정산 또한 실상사에서 도솔암에 이르는 칠암자 순례코스 등이 산 객을 유혹한다.
삼봉산에서 바라본 지리산 조망
그러나 두 산정에서도 아쉬움이 따른다.
삼정산에서 바라보는 주능선은 동부능선과 두류능선에서 올라선 산줄기가 하봉, 중봉을
거쳐 천왕봉에 솟구쳤다가 부드러운 제석봉으로 이어져 삼각고지에 이르지만,
이 후 삼정능선과 거대한 반야봉에 많은 부분이 가려져 간신히
노고단에 닿는 부족함이 있다.
삼신봉에서의 조망 또한 남녘으로 흐르는 무수한 지능선과 지계곡을 품은 주능선이
노고단에서 물결을 이루며 천왕봉에 이르지만,
이후 중봉과 하봉능선은 천왕봉에 가리는 안타까움이 있다.
그렇다면 두 곳의 아쉬움을 모두 품어줄 수 있는 지리산 최고의 전망대는 어디일까?
주저 없이 삼봉산을 권하고 싶다.
'지리 밖에서 지리산을 품을 수 있는 곳' 삼봉산은 인월에서 시작된 서북릉 산줄기가
주능선을 거쳐 동부능으로 태극물결을 이루며 휘돌아나가는
모습을 가슴 벅차게 우러를 수 있기 때문이다.
삼봉산에서(2005.3.15)
더구나 '뜻밖의 선물'이 될 수 있는 금대암에도 눈길을 주었으면 한다.
옛 선현들이 지리산에 오르기 전 대부분 들렀던 금대암.
지리산 줄기가 아니면서 해발 600여 미터의 암자를 힘겹게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요즘은 자동차로도 닿을 수 있는 그곳에 오르면 눈이 휘둥그레지는
놀라운 풍경으로 선현들의 혜안에 탄복을 하곤 한다.
감히 생각컨대, 이 곳에 오르면서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해보고 천왕봉에 이르는
산자락과 주능선을 바라보며 지금의 독도를 익히지 않았을까?
금대암에서 지리의 천왕을......
수 백년을 지리산과 함께 한 우뚝 솟은 전나무의 기상이 가슴 뭉클하게 하는 것은
나만의 과민 반응일까?
글: (^_^) 지다람 / 윤 재정
사진: 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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