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청산의바람흔적
  • [청산의바람흔적] 산에서 길을 묻다
  • [청산] 전 치 옥 / 산에서 배우는 삶
지리산의 역사

정령과 황령(2004-11-26)

by 청산전치옥 2008. 1. 10.

 

정령과 황령(2004-11-26)

 

'마한의 한 왕조가 세력 다툼에서 밀려 지리산 자락에 숨어 들어 '달의 궁전'을 만들었다'

얘기로 부터 기록된 역사서 최초의 지리산 역사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백제는 기원 전 18년에 온조왕이 즉위했고,

달궁의 역사는 기원 전 80~7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니 아마도 변한과 진한의 압력이나

또다른 마한의 역학관계에서 밀려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충청과 전라지역에 위치한 다른 마한 부족국가들은

백제에 복속될 때까지 BC 3 ~ AD 4C까지 존재했다고 하니까요.

또다른 고대 지리산의 역사는 '칠불암(운상원)'으로 올라갑니다
.
가야부족국 김 수로왕(42 ~ 199년 간 재위,

재위 기간이 너무 긴데 여기에는 학계의 다양한 의견이 있다고 합니다)의 왕비가 된 허 왕후(아유타국에서 48년 도착 ~ 189)

10 자녀를 낳았는데, 첫째는 가락국의 왕위를 잇고,

둘째와 셋째는 허씨의 시조가 되고(그래서 지금도 김해 김씨와 김해 허씨는 결혼을 안한다죠?),

나머지 7명은 지리산 아래 칠불암으로 들어가 불도를 닦아 성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는 북방 불교가 고구려와 백제, 신라(이 차돈의 순교)에 공인되기 훨씬 이전에

남방 불교가 가야 초기에 이미 한반도에 전래되었음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공식적인 인정은 받지 못하나 봅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보탠다면, 금관가야의 마지막 임금인 구형왕(521 ~ 532년 재위,

김 유신 장군의 할아버지)이 신라에 양위하고 지리산 자락인 왕산에 수정궁을 짓고 숨어 살았다는 기록입니다.
여기에도 의견이 분분하여 두지터에 군량미를 비축하고,

추성리에 추성을 쌓는 등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만,

지리산의 역사와 함께 전(전해져 내려오는)구형왕릉은 여전히 신비한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줍니다.

기원 전 70년 대에 달궁으로 들어온 부족국가는 정장군과 황장군을

시켜 성을 쌓고 외침을 방비하여 수십년을 더 존속했다고 합니다.
정장군이 지키던 정령은 지금의 정령치로 아직도 그 흔적이 뚜렷이 남아있습니다
.
정령치에서 개령암지 갈림길을 지나 고리봉으로 오르다보면 무심결에도 옛 성터의 흔적을 읽을 수 있습니다
.
아직 못보셨다면 남원, 운봉 방면을 바라보고 쌓여있는 성곽을 걷고 있는 만큼 관심을 가져볼만 합니다
.
하지만 60년 대에 정령치 일대는 사탕무우 밭으로 개간되면서 파헤쳐져 유물 발굴의 기회를 영원히 놓쳤으니,

달궁 주차장의 옛 궁궐터가 그렇게 허무하게 파괴된 것 처럼 역사학도들은 통탄할 일일겁니다.

문제는 황장군이 지키던 황령의 위치인데, 참으로 애매하기만 합니다
.
서산대사의 황령암기에는 반야봉 좌우(남북)에 성을 쌓고 정장군과 황장군이 지켰다는 기록이 있지만,

위치나 산세로 미루어 불명확합니다.
경렬 선생님의 글을 빌면, 반선에서 달궁쪽으로 조금 들어오면 보이는

덕동마을 위에 황령암이란 암자가 있었다하여 오얏골 위쪽인 세걸산 안부를 황령으로 추측하기도 하는데,

여기에 성이 들어서기에는 식수를 비롯하여 여러 면에서 불만족스러워 보입니다.
혹자는 지금의 세동치를 꼽기도 하지만, 여기서 흐르는 계곡은 부운마을로 흐르는지라

반선 훨씬 밖을 방어하게 되어 이치에 맞지않아 보입니다.
또 다른 의견은 반야봉이 아닌(혹은 반아봉을 바라보고) 만복대 좌우(남북)의 고개를 일컫는다면,

결국 지금의 묘봉치가 황령으로 위치지을 수 있다고 합니다.
어쩌면 상당부분 고개가 끄덕여지는 의견이기도 합니다
.
구례 산동에서 넘어오기 쉽고, 펑퍼짐한 주변 여건 등의 산세로 미루어 수비가 필요한 지역으로 보여지니까요
.

흘러간 역사를 지금의 잣대로 추측하고 분석하는 것은 어쩌면 어리석기 짝이 없어 보입니다
.
수천년의 세월속에 지명과 지형이 부지기수로 바뀌고 사라졌으며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으니까요
.

(^_^)
지다람 / 윤 재정

 

'지리산의 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리산의 전망대   (0) 2009.01.11
은하수가 사라진 밤하늘(2004-12-09)  (0) 2008.01.10
문화와 무속 (2004-11-18)  (0) 2008.01.10
빨치산 루트의 관광상품화(2004.11.15)  (0) 2008.01.10
육모정 찬가  (0) 2007.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