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청산의바람흔적
  • [청산의바람흔적] 산에서 길을 묻다
  • [청산] 전 치 옥 / 산에서 배우는 삶
지리산의 역사

빨치산 루트의 관광상품화(2004.11.15)

by 청산전치옥 2008. 1. 10.

빨치산 루트의 관광상품화(2004.11.15)

 

함양군과 일부 하동군에서는 관광자원 확보를 위해 지리산 일대에 일명 빨치산 루트라는

안내 도를 세우고, 산속 곳곳에 무장한 마네킹을 설치하였다.

이제는 그 위치가 대충 파악되었지만 처음 대하였을 때는 얼마나 섬뜩한 느낌이었던지...
아무리 관광상품도 좋지만 정부(지방자치단체)에서 황당무계한 '빨치산 루트'

억지로 만들고, 비트까지 설치한 것은 역사관의 차이를 떠나서 아이러니라 할 수 밖에 없다.

검증되지 않은 이 현상 아지트나 각각 설이 다른 최후 격전지 등을 비롯하여 찜찜하기

그지 없는 마네킹 보다, 비정한 역사의 현장에서 무고하게 희생된 사람들의 신원 회복에

더 앞장서야 하지 않을까? 좌우 논쟁을 떠나 비참한 현실은 그대로 묻어둔 채 등장한

'빨치산 루트'라는 산길은 숭고한 그들의 삶을 기억하자는 것인가,

아니면 비참하게 죽어갈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삶을 반성하자는 것인가?

극단적인 표현일지 모르지만, 전 치옥 님께서 쓰신 산행 기를 읽다 보니

제 스스로 갑자기 답답한 마음이 일어 넋두리를 해 보았습니다. 전 치옥 님의 글에 대한

답답함이 아니라,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답답함이니 오해는 없으시겠죠?

참고로 지난 봄에 '양민 학살 추모제'를 보고 쓴 글의 일부입니다.

<<......
외공리에닿기 전 북적거리는 인파와 차량이 도로변을 가득 메우고 있다.

다름 아닌 빨치산 작전 당시에 있었던 양민학살 추모제를 올리고 있다.

단지 마을 사람이나 가족이 산에 들었다는 이유, 산에서 내려온 사람들에게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도 협력했다는 이유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심지어 젖먹이

어린 아기까지 사살 당하는 끔찍한 참사가 지리산 일대 곳곳에서 벌어졌던 역사의 현장이다.

마을 사람들은 어떠한 신념이나 이념을 떠나 단지 지리산 자락에 의탁하여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선택하기를 강요당하며 극단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었다.

또한 그들에게는 법정에서의 항변이나 거부의 권리마저도 철저히 박탈당하고,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지휘체계 하에서 내려진 마을 소개령에 따라 이동하다가

영문도 모른 채 참살 당했다고 한다.

이런 처참한 일들은 주능선 건너편 방곡마을과 남원 일대에서도 자행되었고,

거창, 제주 양민학살로 대표된다. 아무리 전시상황이라는 특수성을 안고 있었다지만

이러한 어처구니 없는 역사 앞에 부끄러움이 앞선다.

간신히 살아남은 자들 또한 숨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고 수십 년을 죄인처럼 살아오다가,

이제야 서로를 다독이며 명예회복을 위한 몸짓에 나서고 있다.

스러졌던 아픈 역사가 흩날리는 벚꽃처럼 슬픔으로 살아온다. ......>>

(^_^)
지다람 / 윤 재정

제 산행기를 보고(빗점골) 지다람님이 울 카페에 쓴글입니다.

 

 

'지리산의 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리산의 전망대   (0) 2009.01.11
은하수가 사라진 밤하늘(2004-12-09)  (0) 2008.01.10
정령과 황령(2004-11-26)  (0) 2008.01.10
문화와 무속 (2004-11-18)  (0) 2008.01.10
육모정 찬가  (0) 2007.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