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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의 역사

악양 형제봉과 성제봉(2006.3.7)

by 청산전치옥 2009. 1. 13.

악양 형제봉과 성제봉(2006.3.7)

 

서천 님께서 형제봉에 다녀오시면서 산행기에 궁금해하신 내용이 있어

예전 기억을 떠올려 찾아봤더니 아직 삭제되지 않고 살아 있네요^^

 

2002 5, 저와 하동군 악양면과의 대화 내용을 올립니다.

하지만 여전히 악양의 몇몇 향토사학자 님들을 중심으로 '성스런 임금께서 축복 받은

땅을 다스렸다'는 의미에서 "성제봉"을 고수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언어 역시 끝없이 변해가는 만큼 결국 성제봉으로 바뀌어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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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리산과 그 자락을 사랑하는 마음에 이렇듯 글 올립니다.

얼마 전 고소산성을 지나 형()제봉을 오른 후, 칠성봉, 구재봉을 이어서 산행을 하였습니다.

하동군에서 노력하신 씀씀이를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구간이었습니다.

그런데 형()제봉 첫 번째 봉우리에 올랐더니 전에 없던 표지석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다름아닌 聖帝峰이란 한자 표기와 함께였지요.

제가 아는 바는 두 개의 봉우리가 형제처럼 나란히 있다 하여 오래 전부터 악양 사람들께서

"성제봉(兄第峰)"이라 불러온 것으로 알고 있으며, 국립지리원에서 발행한 지형도에도

형제봉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다만 영호남지역에서는 형님을 성님이라 부르는 ㅎ--->ㅅ 현상으로 인한 것일 뿐, 당연히

()제봉인 것을 어찌 聖帝峰으로 바뀌었을까요?

지명의 표기는 그 지역의 삶과 역사성을 바탕으로 한 사회적인 합의에 의해 확정되고

불려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잃어버린 兄()弟峰을 되찾아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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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저희 면에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져 주신데 대하여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님께서도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일설에 영. 호남지방에서는 형을 성으로 부르고 있어

형제봉이 성제봉으로 불리어졌다는 설이 있으며, 국토지리원 발행 지도와

자료에는 형제봉으로 표기 되어 있고 공식적인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 다른 설에는 일제강점기에 민족정기말살정책의 일환으로 성스러운 성제봉을 형제봉으로

격하시켰다고 지역사학자들이 주장하고 있으며, 인근 지역민과 악양면의 뜻있는 사람들이

표 지석을 세웠으며 대부분의 주민들은 聖帝峰으로 지명이 고쳐지기를 바라고

국토지리원과 관계부처에 건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지역에 대해 많은 애정을 가져 주시고 가정에 행운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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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높이의 두 봉우리가 형제처럼 나란히 서 있다 하여 형()제봉이라고 부르는 설과

격하시켰다는 두 가지 설이 있다면, 향토사학자들의 의견만 따를게 아니라 책임 있는 행정기관을

중심으로 정확한 역사 확인과 고증을 통하여 사회적 합의를 획득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과정 없이(저만 모르고 있었을까요?) 전혀 뜻밖의 이름을 대했을 때의 느낌은

생각해 보셨는지요?

정말로 악양 분들의 합의를 얻어냈다면 오히려 자랑스럽게 지난 시절 왜곡되어왔던 사실을

표지석과 함께 안내하는 방법은 없었을까요?

혹 아직 고증되지 않은 채 단순히 몇몇 분들의 주장이라면 새로이 세워진 표지석은 당분간

유예 시켜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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