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3일간의 이야기[중봉편]
-2015. 05. 12
-나 홀로
-중산리~법계사~천왕봉~중봉~천왕봉(1일)
저녁노을
般若 넘어 불꽃으로 사그라지는 저녁노을
내일 아침 復活을 위한 序曲이던가
정들었던 지구를 떠나 보냄을 알리는 弔哭이던가
화려한 生涯 뒤
尼僧 사랑의 마침표에 점을 찍고
般若峰 넘어 저녁노을은 사라진다.
먼 훗날
저 아름다운 황혼 빛에
내 粉骨에도 진한 화장을 하고 싶소이다
영혼조차 붉게 피어 오르는 내일의 부활을 위해...
"청산의 바람흔적" 지리산 천왕봉에서...
전 치 옥 씀
북풍의 비바람에도 아랑곳 없이 죽어 천년 살아 천 년을 살고 있는 중봉의 주목
태풍 [노을]에 행여 쓰러질까 염려스러웠지만
중봉의 고목과 주목들은 아직도 속살 깊이 실핏줄 박아 놓은 듯 잘 버티고 있네요
깎아지른 암 봉을 타고 넘나드는 거친 바람은 울음으로 다가 오지만
하늘에 흰구름과 고도를 타고 넘나드는 푸르름의 조화가
이곳 지리산 중봉 진달래와 함께 노을 빛에 물들어 갑니다
그렇게 거친 바람은 불어 오는데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세상 어디 있더냐"는 도종환 시인의 꽃처럼 말입니다.
저녁노을 빛이 그렇게 좋은 것 같은 예감으로 중봉에서 노을맞이를 합니다.
바람은 불어오고 차가움으로 손이 시려 오지만
저녁 연기 맞으려고 기다리는 새처럼
반야 궁뎅이만 바라보고 긴 모가지 내놓지만...
사실 이날 체력 테스트를 단단히 했습니다.
판단 착오로 천왕봉과 중봉을 2번이나 왔다 갔다 했네요
배낭을 천왕봉 한 켠에 숨겨놓고 중봉을 2번이나 왔다 갔다 하는 진풍경이었습니다 ㅋㅋㅋ
1번은 카메라 가지러
2번은 저녁 묵으러 가면서 일몰은 천왕봉에서 ㅋㅋ
잔머리 굴리다가 저질 체력 바닥 났습니다...
하루 종일 그렇게 거센 바람은 잠잘 줄 모르네요
출발할 때 9시에 아침을 먹고 지금까지 점심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벌써 저녁 먹을 시간이네
갑자기 배가 고파오기 시작하면서 차갑고 말라비틀어진 도시락으로 허기를 채웁니다.
평화롭고 별 밤 헤아리는 밤이 되기를 기대했지만
그 어떤 순간도 더 이상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다만, 바람아 멈추어다오
그리고 희망이라는 단어와 함께 來日을 걸겠습니다
2015. 05. 12
지리산 3일간 휴가 중 첫째 날 지리산 중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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