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智異山 戀歌

지리산의 만남, 그 인연의 소중함을 알리는 산행(지리산 두 개의 독바위)

by 청산전치옥 2008. 10. 28.

 

지리산의 만남, 그 인연의 소중함을 알리는 산행

 

 

 

-일시: 2008.10.25

-누구와: 매화 신선님. 진원 비비추님. 서천아이비님. 계백나무님 지다람.

-어디를: 지리산 두 개의 독바위를 찾아서

 

 

 

*인연은 정과 사랑을 나누는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소중한 보물주머니다*

 

08:15 광점동

08:50 어름터 독가(임재봉씨댁)

09:20~09:30 합수부(허골 달 골과 어름터 좌골)(고도 770)

09:45~09:55 [두류암터] 부도탑(고도 835)

11:10 동부능선 삼거리

12:00~12:55 독바위(점심)

13:25~13:40 새봉삼거리와 새봉에서(1315)

13:50 사립재(1100)

14:15 상내봉 삼거리(1200)

14:35~15:10 안락문과 함양독바위 및 암자 터에서

15:35 선녀굴

16:20 송대마을

 

 

 

 *섬진강을 달리면서*

 

2~3일 전까지만 하여도 따가운 가을하늘이었다.

만남의 장소를 향해 갈 때도 지리산 남쪽 하늘은 파랗다 못해 멍이 들 정도였다.

힘차게 엑셀을 밟아 성삼재를 넘어 갈 때쯤 북사면에서 매섭게 바람이 분다.

오 메! 어쩌라고, 지리산 갈 단풍 다 날라가네……’

하면서 차갑게 가슴으로 바람을 맞으며 성삼재 하늘아래 섰다.

 

 

 

 

 *심원 옛길에서*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갈 수 없듯이

심원 옛길을 일부러 걸어 보려고 부지런히 달려 왔지.

아뿔싸~ 내 등산화

군인이 전쟁터에 가면서 총을 놔두고 가듯이

산꾼이 산에 가면서 등산화를 챙기지 못했으니 이를 어쩌나……

한동안 넋 나간 사람처럼 뒤 트렁크만 올렸다 내렸다 반복하면서 카메라를 챙긴다.

다행히 아직 출발하지 않은

서천님께 전화를 하면서 여유 있게 운동화 차림으로 심원 옛길을 걷는다.

그런데 요즘 내가 왜 이러지……’

 

 

 

 

그렇게 지리산 가을 단풍을 사납게 흔들어대던 어느 저녁 날 지다람집에서 만났다.

2004 10월 어느 날 우리의 처음만남이 지리산 초암이었듯이

오늘 만남도 지리산의 한 자락에 위치한, 천왕이 바라다 보인 2층집 아래로 모였다.

부부가 함께하는 OK체리카페 산행

언제부터 할 산행이었지만 발맞추기가 이렇게 힘든 모양이다.

어렵게 날짜잡고 서울대표 경기대표 경남대표 경북대표 전남대표 전북대표가 모였다.

 

 

 *사진제공:향적봉님*

 

전국에서 모여든 회원들은 지역 먹거리를 들고 이곳으로 찾아왔다.

복분자주. 마가목주. 와인 4. 서천..주 등(술을 먹을지 모르니까 관심 없음 ㅋ)

광어회. 통닭튀김. 족발. 새우튀김. 오리로스 등등……

가까운 순서대로 이곳에 모여든 선수들은 차례대로 건배를 이어가며

어둠 속의 지리자락의 밤하늘을 별을 쳐다보며 밤늦은 대화를 이어간다.

가는 시간이 아쉽지만 낼 산행을 위하여 늦은 잠자리에 든다.

 

 

 

2 대를 송대마을에 두고 나머지 두 대를 광점동으로 몰아 세운다.

오늘부터 지리산 천왕축제란다.

이른 아침부터 벌써 주변이 요란 범석이다.

이곳 어름터를 기준으로 한 몇 번의 산행이 있었지만 묘하게도 산행기가 없다.

더군다나 허공 달 골을 찾아 본지가 언제였던가

언제 바뀌었는지 도로가 말끔히 정리되어 있고 다리도 튼튼하게 놓여 있었다.

 

 

 

 

 

약간의 땀이 날 즈음에 임대봉씨가 기거하셨다는 독가에 닿는다.

그 언제가 밟았던 그 때의 기억을 되살려보지만 벌써 낙엽은 지고 앙상한 가지에

주인 잃은 시뻘건 홍시만이 처량한 가을의 풍취를 남기고 있는 것 같았다.

이윽고 합수점에 이르러 마지막 가을을 알리는 현란한 색채에 한동안 갈 길을 잃는다.

함께하신 산친구들은 좋아라 하며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합니다.

잠시 후 골을 건너 사면을 치고 오르니 삼거리에 닿는다

좌측은 독바위로 향하는 길이고 우리는 비스듬히 누워있는 우측 사면을 타고 오른다.

 

 

 

 

잠시 석 축과 어우러진 그 옛날의 터전으로 일궈진 논과 밭 터를 지남과 동시에

[두류암터] 부도탑에 닿는다. 지다람님의 세세한 설명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함께한 님들은 혹시 놓칠까 귀를 쫑긋 세웁니다.

이제 허공 달 골과는 아쉬운 이별을 하고 좌측 코너를 돌아 유순한 낙엽 길을 걷는다.

잠시 반가운 우리 지리99 회원님도 뜻밖의 만남을 이뤘다.

더군다나 이번 산행은 '다큐 유두류록'을 촬영하면서 내일은 청소산행의 뜻 깊은 행사다.

내일 근무라는 핑계로 함께하지 못해 아쉬운 작별을 합니다.

수고 하세요. 다음 산행에 봐요

 

 

*연리지 사진제공:서천님*

 

 

산행 중에 갑자기 서천님이 외쳐댄다.

“連理枝(연리지)

처음 보는 나무라 신기하기만 했다.

원래 연리지라면 밑동이 다른 두 그루 나무가 한 줄기로 사는 것인데

이곳의 나무는 떡갈나무끼리 서로 몸을 섞어가며 진한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자연의 묘한 신비를 보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산행을 하는데

오늘, 복권 사야지 하는 소리가 들린다.

 

 

 

1110분경 동부능선 삼거리에 닿는다.

계백님의 태극종주 때 청이당터에서 샘터를 찾지 못하고 웃지 못할 사건을 떠 올리며

독바위를 향합니다. 어느덧 여유 있게 산행을 하다 보니 점심시간이 되었네

몇 사람들은 조망을 즐기기 위해 독바위에 올랐다.

주변에 펼쳐지는 가을 조망은 누가 뭐래도 더 할 나위 없구나.

혹시 가을 풍광에 만취되어 흐느적거리면 어떡할까 하는 두려움에 그곳을 지킬 수 밖에ㅋㅋ

힘찬 가을 바람이 이곳 독바위를 할퀴고 있었다.

 

 

 

 

 

1시간의 오찬을 즐기고 새봉을 향한다.

우리가 가야 할 상내봉능선과 군계능선, 그리고 저 능선아래 떠오르는 달을 보며

고향을 그리워했다는 달뜨기능선까지 선명하게 우리들의 조망권에 들어 온다.

잠시 후 낙엽을 밟으며 유순하게 다져진 사립재를 거쳐 상내봉 삼거리에서 조망을 즐기고

지리산 최대의 문인 안락문을 따라 내려선다.

우측은 배틀재를 지나 공개바위에 다다르는 군계능선길이다.

 

 

 

 

 

안락문과 독바위에서 한동안의 시간을 지체하면서 선녀굴 내려오는 조망바위에 앉았다.

부처바위(상내봉)와 뒤에서 보는 독바위가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 왔다.

선녀굴

빨치산 마지막 인물 정순덕이 빨치산 위원장으로 싸우다 토벌대에 의해 사살된 선녀굴이다.

서천님의 말이 아니더라도

빨치산의 하급 조직원들이 무엇을 알겠습니까

그들은 배우지 못했다는 죄로 피지배계급의 굴레를 벗어나고 싶은 본능에서 일거다.

결국, 지배세력과 민중 사이에 벌어진 기나긴 대결의 연장선상에서

빨치산은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싸움을 계속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이제는 먼저 간 영혼들이 상처가 아물고 그들의 원한이 풀어져 편안히 살았으면 좋겠다. 

 

 

 

사람이 세상을 사노라면 거미줄처럼 얽히고 설킨 인연의 굴레를 벗어날 수가 없나 보다.

더군다나 을 알고부터는

인연의 끈은 내 뜻대로 당기거나 놓을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결코, 좋은 인연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데 있음도 깨달았다.

이란 인연으로 만나 이렇게 사진과 산행기를 통해 여러분께 감사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사랑하는 산 친구 님들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다음에도 또 이 인연으로 행복을 꾸려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합니다.

 

2008.10.28

청산 전치옥 씀

  

 

 http://blog.daum.net/jeon8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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