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산 필봉산을 올라 ![]() 왕산에서 바라 본 천왕과 그 주변의 산세를......
-어디를: 왕산 그리고 필봉산 -함께한 사람: 서북능선
![]() 전망대에서 바라 본 필봉산과 웅석봉능선 ![]() 어머니의 젓줄처럼 포근함을 느끼는 경호강과 황매산능선을 바라보며
![]() 왕산에서 바라 본 경호강
왕산과 필봉산 산이 작고 코스가 짧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에게 멀어져 있는 산 해 년마다 지리산 경방기간이면 이곳에 가 보고 싶었던 산 언제부터 마음을 주고 있었던 산이다. 행여 오늘도 갈 수 있을까 하면서 왔던 왕산과 필봉산 며칠 전부터 계속 겨울비가 내리더니 토요일에는 지리산에 눈이 온다는 예보다. ‘왕상 필봉산을 갈까. 아니면 지리산을 갈까’ 하고 일요일 오늘 산행을 출발하는 시간에도 망설였다.
![]() 덕양전에서
![]() 왕산 가는 길
진주를 지나자 천왕의 하얀 꼬깔 모자가 우리를 반긴다. 아직도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는 지리의 유혹에 혹 단청 IC로 빠질까 핸들을 부여잡고 있는 서북능선께 한마디 거든다. ‘단청 IC로 빠지는 것 아니지’ 산청 읍을 지나자 그 동안 눈인사만 나눴던 우뚝 솟은 필봉산이 우리를 반긴다 ‘저게, 필봉산 맞아’ ‘아냐, 무슨 필봉산이 저래. 이상하다’ 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너무도 판이하게 다른 느낌의 필봉산에 실망한 답이다. ![]() ![]() 덕양전에서
산행코스도 짧은데 제트기 엔진을 달았는지 금새 생초 IC를 지나고 덕양전에 닿는다. 덕양전은 산행 후 들르기로 한다. 구형왕릉 주차장에 닿지만 함께한 서북능선은 임도를 따라 올라선다. 어디까지 나 있는 임도인지 몰라도 한참을 올라간 서북능선에게 ‘어~이, 코딱지 만한 산을 자동차로 올라오면 어떡해’ 하면서 주차장으로 다시 차를 몰았다.
![]() ![]() 만경대에서: 송도가 보입니까
오늘 산행은 여유롭고 널널한 산행이 되리라 그리고 볼 것과 마실 것 들릴 곳 모두를 찾아보는 산행이 되리라. 구형왕릉의 홍살문을 비켜서서 왼쪽 계곡의 길을 걷는다
사각 사각 서릿발이 부서지는 감촉이 너무 좋다. 어제 내린 눈비로 인하여 등로가 얼어있어 발을 내 디딜 때마다 들려오는 餘音(여음)이 온 몸으로 전이되어 감촉이 너무 좋다. 잠시 오름 짓을 하니 이내 소나무 군락지다. 주변의 소나무는 리기다소나무 이지만 잠시 고도를 높이니 이내 재래종으로 보이는 소나무 군락지가 이어진다. 코 끝이 싸늘한 북풍이 불어 온다. 산행 시간 30~40분이 지나자 커다란 암릉이 앞을 가로 막는다. ‘오~잉 이게 뭐야’ 하면서 망경대에 올라 선다. ![]() ![]() ![]() 망경대에서 조망을
望京臺 잠시 오르는 길에 망경대를 거치며 고려 판서 농은(農隱) 민안부(閔安富)가
나라가 망하자 고려의 선비가 조선에 나갈 수 없다며 산청에 낙향해 살면서 이곳 망경대에 올라 송도를 바라보며 망국의 한을 달래며 ‘(忠臣不事二君)’이라는 지조를 지킨 님의 모습도 한번 생각해 본다. 과연 서울이 보일 것 같기도 하구나. 조망이 이렇게 트인 송도 하늘을 바라보며 그는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 ![]() 끝없이 펼쳐지는 산그리메를 바라보며
전망대에 서서 사방팔방으로 펼쳐지는 조망에 넋을 놓는다. 어디 특별한 곳이 전망대가 아니다. 능선 어디 어디를 가도 이어지는 주변의 산그리메를 볼 수 있는 곳이 왕산 필봉산이 아닌가 싶다. ‘이곳 근처에서 살고 있는 산 친구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 ![]() 왕산에서 바라 본 전망대와 나무 사이의 필봉산
왕산에서 오늘 나는 이곳 왕산에 서서 감격의 조망을 즐기고 있다. 스팩트럼의 빛을 따라 그려지는 산그리메는 가히 장관의 연속이다. 웅석봉과 밤머리재. 깃대봉과 도토리봉 왕등재-쑥밭재 중봉 써리봉 그리고 중북부능선과 저 멀리 서북능선의 지리산 능선을, 고개를 뒤로 돌리면 삼봉산이 손에 잡힐 듯하고 장안산과 괘관산, 남덕유산, 황석 거망, 금원기백산 그리고 더 멀리 대덕산과 수도산, 가야산,
황매산과 자굴산 등 그 동안 내가 올라보았던 수 많은 산들을 둘러 보니 감회가 새롭구나. ![]() ![]() ![]()
정녕 이러한 산들은 나에게 많은 희망과 이상을 주었고 앞으로 살아갈 나에게 또 다른 어떤 꿈으로 다가오리라 믿는다. 이제 왕산 두 개의 필봉산은 멀리에서 봐서는 왕산 보다 더 높게 보였는데 이곳에 와 보니 상당한 고도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고도를 낮추다가 잠시 고도를 높이면서 산객과 만남이 있었다. 한동안 이야기를 하고서야 지리산악회원이신 ‘올리버’님 이시다. 우리와 반대로 산행하시는 모습에 잠시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하며 필봉산을 향했다.
![]() ![]() ![]() 필봉산에서 천왕과 동부능선길 그리고 포근한 마을을
필봉산에서 필봉산 오름은 정상 암릉에서 조심해야 할 구간이다. 정상이 바위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주변이 뾰쪽하고 가파른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정녕 이곳에 올라 보니 筆鋒(필봉)의 느낌을 전혀 느낄 수 없으며 또한 여인의 가슴인 유방봉의 느낌도 없더이다. 한동안 조망을 즐기다가 대구에서 오신 여성 산객과 함께 산행은 이어진다 다시 왔던 길을 내려가면서 어디 시간 보낼 일이 없는가……
![]() 산상만남:왕산에서(우측 두번째 올리버님과 좌측의 일행)
![]() 왕산능선에서 필봉산을
<산상인연>
왕산을 거의 와서 또 다시 올리버님을 맞는다. 늦은 아침이라면서 식사를 하고 계시는 님께서 복분자을 권하신다. 술을 전혀 하지 못한 나는 약간의 과일과 진한 커피 맛으로 분위기를 띄우지만 함께한 서북능선과 여성 산객은 귀한 복분자가 마냥 좋답니다. 산 어디를 가더라도 산친구의 만남은 이렇게 허물없어 보였다. 힘든 산행에서 자신의 어떤 것이라도 쉽게 내 줄 수 있는 여유. 그런 여유가 우리를 산으로 내 모는지 모릅니다. 산행기를 통해서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다시 드립니다.
![]() ![]() ![]() 구형왕릉에서
이제 내려가야지 억새능선을 따라 왔던 길 다시 내려 간다. 이곳 쌍재로 내려 갈까 하고 생각도 해 보았지만 특별히 갈만한 곳이 없는 것 같아 적당한 곳에서 점심이나 먹기로 하고 가져온 라면을 끊인다 잠시 후 홀가분한 마음으로 수 많은 사람들의 병을 치료 했다는 생각보다 초라하기만 한 약수터가 그 옛날 신비의 약수로 애용했다니 나도 몇 모금 들이킨다. 잠시 후 이제부터 이곳 구형왕릉과 덕양전과 유적지를 답사 하기로 한다.
![]() ![]() ![]() 덕양전에서
<산행을 마치면서> 왕산 아래로는 용의 꼬리처럼 휘 감고 돌아가는 임천강과 경호강의 물줄기가 나의 혼을 빼 놓고 남쪽으로 웅장하게 뻗어 내리는 천왕의 기세와 북쪽으로 펼쳐지는 수 많은 산그리메를 바라 보면서 왜 왕산 필봉산을 작은 산이라고 얕보았단 말인가? 수 없이 많은 산을 찾던 자신이 스스로를 부끄럽게 생각 하면서 말하노라. 왕산 필봉산을 찾지 못한 산 친구들이여 내 부끄럼 없이 자신 있게 추천 하고 싶은 산이 바로 왕산 필봉산이라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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