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나홀로 지리산 종주.
1.산행일시 : 2003.9.23 (추분날)
2.산행구간 : 화엄사-노고단-천왕봉-백무동
3.동행인 : solo(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4.코스별시간
04:30 화엄사
07:05 노고단
(1507m)
07:35 돼지령
(1424m)
07:45 임걸령
(1432m)
08:35 삼도봉
08:45 화개재
09:20 토끼봉
(1533m)
10:15 연하천 (명선봉 :
1586m)
11:00 형제봉
(1442m)
11:30 벽소령
13:00 칠선봉
(1558m)
13:45 영신봉
(1651m)
13:50 세석산장
15:15 연하봉
(1730m)
15:30 장터목
(1650m)
15:45 제석봉
16:15 천왕봉
(1915.4m)
16:50 장터목
17:57 백무동주차장
5.산행거리 : 39.3km
6.산행시간 : 13시간30분
7.산행일기
사실 내가 산행을 시작한지 올 2월16일부터 시작했으니 7개월 남짓 된다. 그전에 운동이야 허리가 좋지않아 그만둔뒤에 몸무게가 계속늘어 power walking을 11월부터 한뒤에 정상적인 체중조절이 있은후에 우연한 기회에 2월 눈 덮인 산야를 정상에서 내려다 본 정취에 젖어 산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맨처음 산행이야 전남의 명산을 둘러보다 (20여곳)지리산에 매료되어 지금은 주로 지리산을 가게 되었다. 9번의 지리산 산행을 하였지만 내가 느낀 것은 과연 나의 체력으로 하루에 지리산 종주를 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할수있다는 확실한 신념이 나의 마음한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6/8일 반선 와운부락-삼정산-영원사-도솔암-연하천-토끼봉-화개재-목통골 목통마을까지 25km을 8시간여 만에 산행을 마치고 난뒤에는 더욱더 자신이 생겼다. 결국 오늘에서야 종주산행을 결심하게 되었다.
9/23 03:00에 잠에서 깨어나 어제 준비해둔 배낭을 챙기고 식구들 몰래 도둑고양이처럼 집을 나섰다. 밖에 나와 하늘을 보니 그렇게 맑은 하늘에 그믐달이 삐죽 웃으며 나를 반긴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구례 화엄사에 04:30분에 도착하여 드디어 지리산 종주가 시작된다.
화엄사-노고단
삼라만산이 고용한 이 산속에 간간히 들려오는 목탁소리가 지난날의 세속을 벗어나 불의에 심취한 기분이 드는것 같기도 하다. 후래쉬를 비춰가며 섬뜩섬뜩 놀랜 산새들에게도 미안함과 나 자신의 무서움도.... 연기암까지 왔는데도 좀처럼 땀이 나지 않는구나. 한참 오르고 나니 3.0km의 노고단 이정표에 힘을얻고 난뒤에 계속 오르고 오르니 언제 모르게 코재에 다다른다. 솔직히 오늘따라 코재가 이렇게 쉽게 정복되리라 생각치 못했다. 집선대 전망대에 오르니 눈앞 종석대에서 햇빛이 반사되어 나의 눈부심이 배가된다. 지리산 10경중의 하나인 노고단의 운해가 아스라히 보이기도 한다. 빨리 걸음을 제촉하니 노고단산장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취하며 아침을 김밥과 고구마 몇 개로 간단히 처리했다.
노고단-연하천
노고단을 지나 천왕봉 중주길을 들어서니 조금전에 출발한 울산 산악회 회원 40여명이 길을 막고 가는데 갈길바쁜 나로써는 그들에게 정말 양보정신을 해줬으며 하는 바램이었지만.....
옛날부터 멧돼지가 많아 돼지평전이라 불렀던 돼지령에서 아름다운 지리산 운해를 디카에 담고 이곳에서 왕시리봉으로 항하는 코스를 익혀둔 뒤 (언젠가 이 코스도 정복해야됨) 계속되는 중주는 천왕봉을 향하여 간다.
07:45분 임걸령에 도착하여 그시대의 인물 임걸이란 이름을 불러본다. 조선시대 임걸이라는 도둑이 많은 부하를 이끌고 할거했다하여 붙여진 임걸령에 도착하고 노루목에서의 갈등은 어떻게 할까? 반야봉을 걸쳐가야 할까? 곧바로 천왕봉을 향해 갈까 하다 반야봉을 생략한채 삼도봉에 다달았다. 며칠전에 농평마을-통꼭봉-불무장등에서 올라왔던 기억을 되살리니 감회는 새롭고 한눈에 바라보이는 피아골 계곡과 칠불사 계곡이 내마음을 후련하게 만든다. 과연 이러한 모습을 어떻게 촌평해야 될지 시인이 아닌 내가 원망스럽기도 하다. 화개재를 향하여 553계단인가 554계단인가의 나무계단을 밟고 내려갈 때 옛날 날나리봉이 차리리 좋았을 것을 생각해보고 자꾸만 인간 조형물들이 이곳 지리산까지 침범해야 하는 아쉬움이 앞선다.
6/8일날 이곳화개재에서 목통골로 내려갈대 작업을 하던데 결국 이곳 화개재에도 조형물이 완성되었구나. 이러한 것이 결국 우리 인간들의 자업자득 아닌가 싶다. 양옆 울창한 구상나무와 전나무등 사이로 향한 토끼봉은 차라리 진달래가 만개한 4월 중순이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 마져 있다. 10시 15분 연하천에 도착하여 간단히 목을 축인 뒤 산지기님에게 지난날 내가 와운부락-연하천 길을 찾지못한 길을 물어 확인한 뒤 연하천을 뒤로 하고 또다른 여정은 계속된다.
연하천-세석산장
하늘을 솟은 봉우리가 마침 우애길을 형제 모습같아 붙여진 형제봉을 지나 벽소령 까지는 쉼없이 왔었다. 12:20 선비샘에서 음용수를 보충하고 칠선봉을 오르는 데 왜 이렇게 힘드는지 모르겠다. 벽소령-세석산장(6km)가 이렇게 지루한가.
칠선봉을 향한 나무계단을 오르는데 몇번을 쉬어보지만 힘에 부쳐 도저히 천왕봉까지 가지 못할 것 같았다. 세석에서 한신계곡으로 빠져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내 자신과 도전한 이상 결코 좌절할수 없었다. 이렇게 칠선봉을 정복하고 칠선봉의 유래를 되새기며 영신봉을 지나 13:50에 세석에 도착됐다. 점심을 먹는데 도저히 먹히질 않는다. 또다른 갈등이 쌓인다. 과일과 떡 몇 개를 집어 먹고 내 자신의 오기로 촛대봉을 향했다. 의외로 발걸음이 가벼워져 있었다.
세석산장-장터목-천황봉
발걸음이 한층 가벼워진 나는 촛대봉을 지나 어느새 삼신봉을 뒤로하고 연하봉에 다다랐다. 연하봉에 올라 뒤로는 백무동과 앞으로는 거림골이 한눈에 들어온다. 옛날 천왕봉 남쪽 기슭의 시천주민과 북쪽 기슭의 마천 주민들이 매년 봄 가을에 이곳에 모여 장을 열고 물물교환을 했다는 장터목에 다다랐다. 장터목에 다다르니 왠걸 그렇게 좋았던 날씨가 천왕봉을 앞에두고 천왕봉 주위로 비구름이 모이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여기서 그만둘수없다. 지금은 황량한 초원으로 변해버린 제석봉을 지나 통천문을 들어서니 시원한 바람이 어쩌면 한기를 느끼게끔 한다. 결국 ‘머리조심’이라고 씌여있는대도 머리를 찧고 말았으니 (오늘 몇번 나무에 머리를 박더니)
드디어 아~~~~~ 천왕봉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하다” 비석에 입맞춤을 하고 오늘의 나의역사 한페이지가 장식되는구나 하는 포만감에 쌓여, 나도 할수있다는 자심감과 성취감에 감격의 뭉클함이 가슴에서 솟아난다. 천황봉 정복의 아쉬움도 뒤로하고 18:00 백무동 버스를 타기위해 발걸음을 더욱더 제촉하였다. 드디어 17:57분 백무동 주차장에 도착하여 버스에 몸을 싣고 피곤하여 눈을 붙이려하는데 왠지 잠이 오지않는다.
화엄사-노고단-천왕봉-백무동의 38km의 지리산 종주가 13시30분만에 대단원의 막을 내리다.
나, 계미년 추분날을 영원히 잊지않고 간직하리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03. 9.28 -지리산 종주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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