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히 솟아오른 저 산정에
구름도 못다오른 저 산정에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저 산은 우리의 마음
산 사람 넓고 깊은 큰 뜻을
저 산은 우리의 고향
메아리 소리되어 흐르네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 오르세
--월간 산에서--
<노고단과 성삼재>
1,산행일시:2004.5.25(화요일)
2,날씨:화창한 초여름 날
3,산행구간
성삼재-만복대-정령치-고리봉-세걸산-팔랑치-바래봉-덕두봉-인월
4,동행인:나 홀로
5,코스별 시간
06:40 성삼재(만복대6.0km/당동마을3.3km)
07:10 작은 고리봉 헬기장
07:30 삼거리 헬기장(상위마을/만복대3.0km)
08:05~08:25 만복대 1433.4m(정령치2.0km)
08:55 정령치(바래봉9.4km/큰고리봉0.8km)
09:20 큰 고리봉1305m(바래봉8.6km/고기리3.0km)
10:40 세걸산1220m(바래봉5.8km/정령치3.8km)
10:54 세동치1120m(바래봉5.3km/정령치4.3km/청소년 수련장2.1km)
11:10 안부(운봉7.5km/바래봉4.1km)
11:40 부운치1115m(바래봉3.2km/정령치6.4/부운부락/산덕리)
12:00 팔랑치1010m(바래봉1.5km/정령치8.1km/운봉6.3km
12:45~13:20 바래봉1165m (점심 및 휴식)
13:45 덕두봉 정상1150m
13:50 삼거리(인월/덕두봉/휴양림)
14:30 사거리 안부(좌측으로 빠짐)
14:45 임도(구 인월/월평리)
15:00 인월 터미널
6,산행거리:26km
7,산행시간:8시간20분
<만복대에서 바라본 반야의 뒷모습>
8,산행일기
어제 23:00까지 근무를 마치고 난뒤 회식자리가있어 쉽게 빠져나오지못하고 00:40 되어서야
산행약속을 핑계삼아 슬며시 자리를 이탈하고 만다.
잠자리에서 깨어난 시간이 03:45을 가르키고있었다.
항상 배낭은 언제나 산에 갈 준비로 무장(?) 되어있기 때문에 약간의 준비물만 챙기면 끝이다.
04:10 승용차를 이끌고 적막한 아스팔트길을 달려 나선다
비춰대는 해드라이트 불빛에 하루살이 인 날 파리들이 온갖 극성스럽다.
한 시간을 달려온 나는 구례터미널 식당에서 우거지 해장국으로 아침을 먹고 06:00 성삼재 버스에
내몸을 맡겼다.
04:20에 출발한 첫차가 20명을 태우고 떠나서인지 3명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운전기사의 푸념소리를 멀리한채.......
아침 06:40분이다.
초여름의 아침은 벌써 이곳 성삼재까지 비춰지고 있었다.
쪽문을 나서서 만복대를 향하는 코스는 비교적 단순하다.
이 길은 이번이 3번째의 산행이다.
반야봉 뒤 능선으로 비춰주는 햇빛은 스펙트럼같이 보여주는 모습이 장관이며 아침 진주이슬
머금은 들풀들은 ‘솔로몬’이 입은 옷보다 더 아름다움의 극치를 자아낸다.
부지런함이 나의 천성일까?
숲속의 나무와 나무 사이에 치러진 거미줄이 여간 성가시게 하기를 반복하더니만, 조금전까지
싸늘하게 느껴진 체온이 금새 달궈지더니만 자켓을 벗어던지고 다시 배낭을 고쳐맨다.
아!
나는 지금 그리움과 설레임에 벗어나 자연과의 만남에 대화의 창문을 열고 있다.
이곳 지리와의 만남을 만끽하며 이 길을 걷고 있노라.
하얗게 피어오르는 찔레꽃의 모습이며, 산동마을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아카시아
향내의 단내 나는 모습, 이름 모를 새들의 울음소리가 나의 모든 감각기관을 매료시키고 있는 길,
이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만복대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때 이곳 만복대를 찾았을때의 감정과 오늘 감정은 또다른 느낌을 나에게 준다.
그때는 황량하게 느껴졌었고 어떻게 바람이 새차게 불어 댔던지.......
오늘 다 지고 난 진달래 철쭉 몇 그루가 나를 반기고있었다.
한번쯤 푸른초원지대인 이곳에서 뒹굴고싶은 심정이다.
반야봉과 이곳 만복대사이의 달궁계곡은 지난날 지리산 역사를 되돌아본다.
2000년전-
지리산에 사람이 들어와 최초로 인문적 환경을 꽃 피웠다는 “달의 궁전” 달궁 계곡인 것이다.
이곳에서 지리산 주능선의 조망은 가히 환상적이다 못해 처절하기만한 감동적이다.
한민족의 정서를 이토록 잘 보여주는 산 줄기가 또 있을까싶다.
아쉬움을 뒤로한채 한참이나 내려갔을때 문득 생각이나 배낭을 뒤져본다.
아....
나의 건망증
만복대에 디카를 놔 두고온 것이다.왔던길을 다시가면서 할 수 없지 !
육신이 고생할 수밖에
<만복대>
이윽고 10여분 내려가니 두갈래 길을 만난다.
하나의 길은구례 산동마을 엔골로 향하는 길이며, 또하나의 길은 내가 가야할길 잠시후 산불 감시
초소 가 나오더니만 이내 정령치에 다다르고만다.
아침 일찍 벤치에 앉아있는 청초한 연인의 모습이 어쩌면 이곳 아침의 황량감을 가감 시켜주는것
같기도하다
너무 일찍 찾아온것일까?
주인 내외분은 가게 정리에 청소하느라 바쁘기 그지없지만 별로 좋아하지 않은 커피의 향에
유혹되고 만다.
새걸산을 향한 코스는 몇 개의 급경사 오르막 코스가 있지만 그래도 잘 정돈된 등로길이라
불편함이 없다.
한참을 지났을까?
부운치 못미쳐 부운부락쪽에서 들려오는 거친 멧돼지(?) 울음소리가 지금 부운치에 와서도
몹시 궁 금하게 여겨진다.
주위 산새의 울음소리에 희석이 되었지만 처절하게 울부짖는 울음소리는
우리 인간에 대한 어떤 도전의식으로 밖에 볼 수 없었던 것이다.
능선을 따라 왼쪽으로 펼쳐진 남원시와 주천면 고기리 부락이 한눈에 들어오고
우측으로는 지리산의 주능선 밑에 저쪽 뱀사골 와운부락의 천년송까지 희미하게 보인다.
그리움
여기 세동치까지지 오는 동안 처음으로 사람을 만났다.
반가웠다.
서로가 그리웠던지 쉽게 헤어지지 못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헤어지고 난 뒤
갑자기 그리움이 엄습해온다.
지금까지 느끼지 못한 어떤 그리움인 것이다.
이 곳에 나 혼자만이 있다는 것이 어쩌면 불안한것이다.
인간이기에 당연한 사실인데도
갑자기 목이 마른다.
배낭속의 물을 꺼내 들지만 얼음이 녹지 않아 마실 수 없다.
참외를 깎아들고 이렇게 맛있게 먹어보긴 또한 처음이다.
바래봉
정오가 다 되어서 철쭉 군락지 사립문에 들어섰다.
너무나 뜨겁게 내리찍는 태양빛이 뜨거웠다.
이곳부터 바래봉 정상까지는 그늘이 없는 초원길을 걸어야 한다.
이곳에 와서야 사람들을 볼 수 있구나.
그들의 웃음띈 환한 얼굴과 이슬맺힌 땀방울이 싱그러움으로 다가온다.
이런 자연에서 그들의 모습을 보지 않으면 어디에서 볼 수 있단 말인가?
꾸미지 않은 산속의 정경은 날로 둔탁해져 가는 우리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유일한 안식처가 아닌가?
자연속에 나를 취하게 만들고, 또 새로운 변신을 꿈꾸게 하는곳
지리의 주능선 100리길을 가장 완벽하게 볼 수 있는 곳이 남부능선 삼신봉이라면
이곳 서북부능선에서도 그에 못지 않는 조망을 감상할 수 있다.
더욱이나 시야가 트이는 곳 어디에서든지 바라보는 주능선의 모습은 장엄하기 이를 데 없다.
다만 아쉬운 것은 바래봉 정상 주위로 인위적으로 심은 철쭉이 사람들에 부대끼어
말라 죽어가는 현상이 아쉬울 뿐이다.
바래봉 정상에서 조망은 이 곳 능선에서 천왕봉이 가장 가깝게 느껴지는 곳이다
멀리 백무동 계곡과 삼정산의 실상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바래봉에서 바라본 주능선>
지리산 바래봉에 가려 알려지지 않은 산이지만 바래봉 뒤편으로 인원과 운봉고원,
만수천을 끼고 있는 육산으로써 테극종주 코스이다.
덕두산을 향한 등로는 정확히 이정표가 없기 때문에 답답하기도 하지만 길은 뚜렷하게 정돈되었다.
덕두산 정상에 도착하니 정확한 이정표는 아니지만 인월 1시간 30분 적혀 있었다.
이제 마지막 내리막의 연속이 되리라.
산행의 마지막 코스의 안도감이랄까?
오른쪽 엄지발가락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신발끈을 다시조여 매고 마지막 내 마음의 고향을 내려온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1시간을 내려왔을까?
임도가 나타나더니만 곧바로 구인월 마을이 나타나더니 개짖는 소리에 바싹 긴장이 된다.
인월까지 거리는 멀리 느껴지지 않았다.
걷기로 하였다.
가다가 맘 좋은 기사를 만나며 히치하기로 하고, 그러나,이내 차는 오지 않았다.
15시 월평 마을을 지나 구인월 다리건너 인월 터미널에 도착하였다.
이렇게 하여 지리산 서북부 능선 대장전의 막을 내리다.
<부응치에서 바라본 주능선>
9.산행후기
대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을 안고왔다.
내가 사랑하는 지리,어머니 품안에서 8시간동안 사랑,미움,증오,갈등.시기.그리움,
반가움......수 많은 단어들을 떠 올리면서.........
나는,우리모두는 정말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다.
너로 인하여 도회적인 삭막함에 사로잡히는 우리를 반추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갖게되었고,
너의 변함없는 섭리에 지조를 배울수있었으며 또한,충분한 에너지를 섭취할수있으니...........
10.교통편
남원-->인월 07:15/8:37/09:48/10:25..............17:35
(남원 터미널:063)631-3166-7)
구례-->성삼재 04:20/06:00/08:20/10:20........
(구례 터미널:061)782-3941)
이만 산행기를 마칩니다.
2004.5.28. 전치옥 씀
'智異山 戀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리...칠선계곡에 선녀는 간데 없고.... (2) | 2005.06.14 |
---|---|
태고의 신비를 찾아서...... (0) | 2005.06.14 |
지리산의 뜻밖의 사건들 (0) | 2005.06.14 |
한마음 교육과 지리산 산행 (0) | 2005.06.14 |
갑자기 수정된 만복대 코스 (0) | 2005.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