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지리산의 뜻밖의 사건들.
1.산행일시 : 2004.3.1 (삼일절)
2.산행구간 : 직전마을 - 표고막터 - 피아골산장 - 용수암 - 삼도봉 - 불무장등 - 무착대 -
직전마을
3.동행인 : 짝궁
4.코스별 시간
10:35 직전마을
10:50 표고막터
11:10 삼흥소
11:25
구계포계곡
11:45 피아골산장
11:45∼12:00 휴식
12:45 불로교
12:55 용수암
13:30 계곡
끝지류
13:40∼14:00 휴식 및 점심
14:15 주능선 삼도봉
14:15∼14:30 휴식
15:10
안부
15:40∼16:15 무착대
17:10 망바위
17:35 직전마을
5.산행거리 : (정확한 거리 모름-아시는분 리플)
6.산행시간 : 7시간
7.산행일기
<산행동기>
일주일 전부터 가족모두에게 3.1절 기념 지리산 천왕봉 등정을 할 것을 몇
번이고 인식시키고 각인 시켰었지만, 또한 아이들에게 추억을 남겨주고 싶었던 마음에 산행계획을 하였지만 결국, 아이들의 반대로 산행계획은
3일전부터 취소 되었다. 아침일찍 일어나 베란다에 태극기 휘날리고 신문을 뒤척이다 무료한 하루를 보내기가 아쉬워, 재촉하여 짝꿍을 깨우기
시작한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준비 아닌 준비를 하고 가까운 피아골 산장으로 향하였다.
더욱이나 3월 2일부터 지리산 국립공원 경방기간이라
오늘 하루를 놓칠수가 없어 애마를 이끌고 직전마을에 이르렀다.
내일부터 경방기간이라 의외로 사람들이 많을것으로 생각했는데 주차장은 쉽게 나에게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그래도 지리산 산중계곡의 자락이라 서인지 아침기온이 제법 쌀쌀하다. 10:50분 표고막터에 도착한 우리는 배낭을 다시 고쳐매고 이제 본격 산행이 시작됐음을 알린다. 산행을 시작하면서 우리 아이들 또래를 보니 같이 왔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앞서기를 여러번 하는 사이 삼흥소에 다다랐다. 가을 단풍계절이면 이곳 피아골 계곡 모두가 빨갛게 물들어 있을 이곳이 잠시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더니 추억의 사진속으로 우리를 져미게 한다. 11:45분에 피아골 산장에 도착하여 샘터에서 물을 마시며 또한 약간의 휴식을 취하며 산장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긴 수염 산지기를 만난다. (이분이 함선생님이라는 것은 나중에 안사실이고 또한 가장 싫어한 질문이 통제구역을 물었을 때의 질문) 용수암 산행코스를 물었을 때 '용수암 못가' 주능선까지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요? "1시간 30분" 단답형의 이런식의 대답이었다.
더 이상의 질문을 하지 못하고 우리는 그곳을 떠나 주능선을 향하여 나갔다. 오늘 여기까지 와서 짝꿍에게 꼭 주능성을 밟아주고 싶은 욕망이 앞선다.
<사건1>용수암이
어디있노?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불로교를 지나 곧바로 우측으로 희미한 길이 나있어 이곳으로 가보고 싶은 욕심이
앞선다. 임걸령 코스는 몇 번 가보았고 그래서 새로운 길을 선택하고 싶어 지도를 보니 이곳이 분명 용수암 코스인 용소골인 모양이
분명하다.
길은 2-3개의 표식기를 쫒아가는데 용수암 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다.
아무런 정보도, 준비도 없이 시작된 용수암 코스가
40분쯤 오른뒤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용수암이란 바위는 짐작은 했지만 인터넷에서 확인한 결과 내가 생각했던 바위와 같았다.) 몇 번의
너덜지대를 지나 계곡을 넘고 넘기를 반복하여, 어디에 내가 와있는지 알수가 없었다. 계곡 주위에 잔설이 얼어있어 고드름을 형성하였으며 또한 이곳
길은 용소골까지 고로쇠의 무법 채취는 계속 되고 있는지, 지저분한 호스 연결들이 선명하게 눈에 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겨울이라
나무들이 옷을 벗어 이따금씩 주능선이 보이기도 하지만 아마 여름같았으면 한치의 앞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용수암에서 한참이나 올랐을 때
우리는 물줄기가 거의 가늘어지는 것으로 봐서 목적지인 주능선이 거의 오지않았을까 하는 안도의 생각에 갖어온 김밥과 컵라면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떼웠다.
14:15분 주능선 삼도봉에 도착했을 때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지리산의 경관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중 4명의 일행이 그래도 전문산악인으로 생각되기에 그곳으로 가서 슬며시 얘기를 꺼내본다. 언제부터 반야봉 초입에서 묘향대코스를 알고싶었는데 이곳에서 기회를 놓치기가 안타까워 물어본다. 대답인즉 머뭇거리더니 자기 할 일 (시곗줄을 고치면서)어설프게 대답한다. 몇 번의 질문이 오고 가기를... 집사람이 그때서야 나타나면서 대뜸 '슬비아빠 아니세요?' 세상에-- 이런 곳에서 17년전 결혼초에 한집에서 살았던 이영제씨 아닌가? 묘향대고 뭐고 간에 이제 지난시절 필름을 되돌리기 시작하였다. 어떻게 살았으며, 지금 어디에 살고있으며 또한 자녀들 얘기등등....
세상은 이렇게 넓고도 좁은게 우리의 세상인 것을 우리네 인간들은 무엇 때문에 서로가 미워하며 시기하는지, 잠시나마 자연앞에 서있는 초라한 모습의 자신이 가련하게 느껴진다. 불무장등으로 내려가는 코스까지는 나와 겹쳐서 계속 산행하면서 많은 얘기를 나누고 그들은 화개재로 빠지기 위해 안부에 도착하여 약간의 산상의 파티를 갖게 되었다. 우리는 직전마을로 하산해야 하기 때문에 그들과 이곳에서 쪼개져야 한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그들과 헤어져 한참 내려가던중 통곡봉 직전마을 삼거리를 놓친 것이다. 좌측을 보니 분명 저곳이 통곡봉 - 농평마을 코스인데.. 어쨌든 내가 생각했던 대로 직전마을 코스로 들어왔다는게 일단은 안심이 되었다.
<사건3>무착대의
흔적..
우리는 이제 아무꺼리낌 없이 이길로 계속 내려가야 되는줄 알았는데 세심한 성격(?)탓일까? 지나가다 또다른 희미한 우측길이 나타난다. 갈까?말까? 몇 번 망설이다가 행운의 판단 착오였을까? 호기심도 작동 했었고, 멀리 직전마을을 내려다 보니 이길이 더 지름길 인 것 같아 결국 이길 우측길을 선택하게 되었다. 10여m 쯤에서 상호 저축은행 표식기가 눈에 들어온다. 희미한 족적들이 흔적을 남기고 잠시후 너덜지대가 나타난다. 그곳에 큰 나무가 쓰러져 있어 그곳밑으로 발길을 돌려야 한다. 10여분 가다가 앞이 탁 트인 기분을 느낀다. 아.... 이곳에 무슨 밭이 있나 생각했었다. 분명 무슨 암자인 것 같기도 했었고, 이윽고 그곳에 다다랐을 때 폐허가 되어 있는 모습이 아쉬웠을 뿐이다. 허물어진 재단, 구들장들, 이부자리, 천막조각, 가재 도구등의 쓰레기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어 은근히 지리산 관리공단 직원들을 욕하게 되었다. 난 솔직히 그곳을 빠져나오면서 우연찮게 무착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등산객 2명을 만났을 때 무착대가 있더냐고 물어왔다. 무착대,무착대.. 몇 번이고 속으로 되 내이며 수첩을 꺼내들고 무착대다.. (무착대에 대해서 인터넷이 올렸지만 확실한 대답은 없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어떻게 폐허가 되어있는지 몰라도 영험한 기도처의 한곳, 무착대가 폐허 됐다는 씁씁한 기분이 지금도 아쉬울 뿐이다.
이렇게 산행하면서 궁금점은 나에게 또다른 도전을 의미하게 하는지 모른다. 우연치고 찾은 무착대를 다음에 언제 한번 혼자 조용히 찾기로 약속하고 길을 내려오는데 아무 말없이 잘 따라준 짝궁이 다리에 근육이 뭉쳐 제대로 내려오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아마 삼도봉에서 내려 올때부터 좋지 않았을텐데 내심 말하기가 곤란하여 참고 여기까지 내려온 것 같았다. 조금도 진전없는 하산길이 연속되어 어쩔수 없이 계속 맛사지로 다리 풀기를 여러번 하는 사이 망바위에 도착하였다. 까마득한 절벽아래 피아골 속살이 내려다 보이고 힘찬 물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며 저녁노을 햇살아래 왕시루 봉이 금방 손에 닿을 듯한 모습이 힘든 우리 부부에게 벅찬 감동을 준다. 어렵게 어렵게 수북쌓인 낙엽밑의 돌틈으로 걸음을 뒤틀리게 하기도 하였지만 가까운 송신탑이 눈에 들어왓을 때 정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이렇게 하여 직전마을 초입인 (에덴산장 화장실 옆 골목) 도착점에 도착하였다.
8. 산행후기와 교통편
오늘 준비도 안된 산행을 하게 되었는데 엄청난 횡재를 하게된 산행이었다.
준비안된 산행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겠는가? 하는 자신의 욕심을 나무란다. 내 기준이 아닌 상대를 볼줄 알아야 되겠고 또한
우리의 인간이 자연앞에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도 새삼 느껴본다.
무착대....
환경오염의 쓰레기로 방치해야 되는가? 여러분의
고견을 기다리면서 산행기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교통편)
구례→연곡사
06:40/07:40/08:40/10:40/11:40......
연곡사→구례
07:30/09:30/10:20/12:30/14:30/15:30/16:40/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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