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06-10-14 누구와:맨날 가는 사람 셋이서 어디를:세양골과 단천지능 ![]() ![]() <청산바위에서 바라 본 남부능선 석문근처의 암봉군> ‘음~~음~~’ 전화벨의 진동소리에 잠을 깬다. 깜짝 일어나 보니 새벽4시5분이다. 어제저녁 11시 근무 마치고 갑자기 치러진 회식참석 후 알람셋팅을 했는데 그만 진동을 풀지 않아 알람소리를 듣지 못하다가 울려진 토목님의 핸폰전화다 대충 꾸려진 내용물들이 어떻게 갖춰졌는지 모르겠으나 배낭을 챙겨 들고 운전대를 잡고 나서야 한마디 독백을 한다. ‘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지 몰라……’ ![]() ![]() <남부능선 단풍과 내삼신봉능선을 바라보며> 연신 하품을 해 대면서 운전을 하고 있는 자신을 보면서 말을 하지 않아도 옆에 있는 토목이 몹시 불안한 모양이다. 마음 속으로 ‘세수라도 하고 올걸’ 하면서도 솔직히 이렇게 일찍 산에 가면서 세수하고 산에 가는 사람이 있을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좀 지저분하면 어떠리 일찍 산에 가는데 누가 알아주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난 이렇게 일찍 일어나 하는 산행이 좋은지도 모른다. ![]() ![]() <대성골 본류의 모습> 어느 산행기를 봐도 세양골 산행시 거의가 수곡골로 하산하는데 오늘 산행은 세양골 좌골은 본인이 가 봤다고 우골을 선택하겠다는 서북능선의 제안을 받아드린다. 06시35분 대성교 다리 근처에 차를 주차시킨다. 처음 대하는 초면의 등로를 따라 가는데 見物生心(견물생심)이라고 주변에 떨어진 알밤을 줍느라 정신 없었다. 몇 개의 알밤을 입에 물고 오르는 산길은 여유롭게 오르더니 좌측 계곡으로 민가가 보이는 곳으로부터 어떻게나 짖어대는 개소리에 잠시 쉬기로 하면서 흩어진 산길을 찾는다. 이윽고 계곡을 건너 다시 우측으로 붙으니 언제 누가 쌓아 올린 돌탑들이 눈에 들어 온다. 그러나 이내 산길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하는 수 없이 대성마을까지 계곡산행을 감행하기로 한다. ![]() ![]() ![]() <대성골 본류의 모습: 몇개의 폭포를 장노출로 찍었으나 손각대의 한계로> 계곡의 커다란 집 더미 같은 암봉들이 나 뒹구는 대성골 본류의 위압에 억눌려 때로는 가다가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몇 컷을 하였는데 손각대의 부실로 인하여 모두 날려보냈다. 계곡을 타는 솔솔 한 재미가 있지만은 아침부터 힘을 빼고 나니 정작 대성마을에 와서는 맥이 빠져버렸다. 이곳 주변에도 알밤은 지천에 널려있어 몇 개를 주워 먹으면서 이곳은 임자 있는 밤이니 그만 두기로 한다. ![]() ![]() ![]() <세양골 들머리의 단풍> 세양골의 들머리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엊그제 다녀 온 서북능선이 잘 인도 하리라. 대성동 민박집에서 우측 계곡을 넘어 20여 미터 오르니 커다란 단풍나무 사이로 길은 열려 있는데 계곡 들머리까지 아주 선명하게 잘 발달되어 있다. 계곡으로 들어서자 마자 이번에도 발 길에 채이는 게 알밤이로다. ‘어이, 오늘 산행을 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다음 사람들을 하면서 널려진 알밤들을 주워 담았다. ![]() ![]() <세양골 계곡에서> 세양골의 계곡은 생각보다 화려하지도 웅장하지도 않지만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관계로 메니아들이 찾는 곳이다. 계곡 주변으로 유독이 넝굴류의 식물이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 아마 얼음 다래 등 초가을에 가을걷이로 이곳을 찾는 것 같다. 고도 760 계곡 합수부에서 잠시 쉬기로 한다. 이곳까지가 서북능선이 다녀갔던 곳이다 그 이후로는 자기도 책임을 못진 단다. 좌골로 몇 개의 표식기가 널려있지만 우골로는 전혀 없었다. ![]() ![]() <고도 1150 청산바위에서> 이곳 세양골에 오기 전에 몇 편의 산행기를 읽었다. 작년인가 배** 님과 올해는 원**님이 두둑한 가을걷이를 하였던 곳이다. 그걸 염두 해 두고 아마 산행코스를 서북능선이 이곳으로 정하지 않았다 싶다. (고도의 계산된 머리로 그것도 우골을 선택한 이유가) 결과론이지만 님도 보고 뽕도 따겠다는 계산인데 여지없이 빗나가고 말았다. 늦어도 한참 늦어버렸다. 벌써 가을걷이는 끝나고 그 대신 알밤만 내 배낭에 주워담았으니 벌써부터 배낭무게만 더해진다. ![]() ![]() ![]() <능선에서 조우한 산**님 일행과 함께> 고도 945를 넘어서면서 계곡의 모습은 사라지고 너덜과 잡목으로 이뤄진 적당한 곳을 선택하여 오름 짓은 계속 이어진다. 이윽고 고도 1150 일명 청산 전망바위에서(호칭은 두 사람이 붙여준 이름) 우리가 올랐던 세양골과 수곡능선과 저 멀리 덕평는선 그리고 석문 주위의 암봉을 한참을 조망하며 망중한을 즐긴다. 잠시 후 키 작은 산죽 숲을 헤치고 닿는 곳이 석문에서 수곡샘 쪽 200여 미터 앞의 남부능선 길에 닿는다. 호젓한 능선길을 걸으면서 단천지능 들머리에서 우리 회원이신 산**님과의 일행을 반가운 조우로 잠시 이야기를 하면서 한 컷을 한다. ![]() <남부능선에서 바라 본 거림> ![]() <석문근처의 암봉군과 저 멀리 촛대봉을> ![]() <함께한 사람:토목님과 함께> 누구나 한번쯤 남부능선 산행을 하면서 저 암봉에 올라 보기를 원했을 것이다. 나 역시도 단천골 수곡골 산행을 하면서도 미완으로 남긴 이 코스를 결국 오늘 우리가 간다. 들머리는 수곡골 들머리와 같으며 3~4분 내려서면 우측 골을 따라 내려가면 수곡골이고 능선만 고집하면 단천지능이다. 처음부터 쉽사리 지능길을 열리지 않았다. 암봉 초입 희미한 길이지만 아래로 내려가 우회하는 길을 찾아 암봉에 올랐는데 주변으로 길은 묵혀있는 상태이며 잡목들이 버티고 있었다. ![]() ![]() <능선상의 내삼신봉과 쇠통바위능선> ![]() <단풍잎 사이로 우리가 가야 할 단천지능의 암봉을> 간간히 나타나는 바위 군들은 때로는 우회하고 날등을 타기도 하면서 내려서자 두 바위가 서로 키스하는 사이의 호젓한 공간이 비박하기에 딱 이다. 또 다시 몇 개의 암봉을 지나 이번에는 제단 같은 곳에 치성을 드렸던 흔적이 보인 것으로 봐서 누가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이곳까지 왔을까 하고 생각 하니 우리 고유의 토테미즘도 마음의 정성에서부터 시작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 ![]() <단천지능 암봉에서> 잠시 후 고도 985 헬기장에 도착하여 점심상을 차렸다. 서북능선의 스폐살만찬이 우리의 미각을 더 해주고 둘이서 주고 받는 송화주의 분위기에 벌써 상당한 시간을 보내고 말았다. 남편산행을 위해 도시락 신경을 써 주신 弟嫂님 들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 드립니다. ‘앞으로 저는 숟가락만 들고 다닐 랍니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 난 후 표식기가 많은 남쪽(단천마을로 향한 듯)으로 내려서다가 우측으로 지능이 보이는 것을 보고 다시 왔던 길 올라 헬기장 우측 지능으로 향한다. ![]() ![]() ![]() <고도 985 헬기장에서> 잠시 지능을 타고 내려서다가 이번에는 보기 좋게 알바를 한다. 주변으로 부채 살처럼 퍼져있는 수 많은 지능선이 있기에 정신 바싹 차리고 능선만 고집해야 한다. 어떨 결에 순간 내려섰는데 벌써 2개의 지능을 넘어버리고 말았다. 이윽고 고도 840인 페묘를 만나고 고도 620에서 첫 번째 사거리를 만난다(좌: 단천마을 어디로 향하는 것 같고 우측은 수곡골로 향할 듯) 또 다시 고도 575에서 내려섰던 길이 잘못 들었던 지능임을 알고 다시 올라와 우측 길로 들어선다. 잠시 내려서니 또 다시 사거리다. 무슨 사거리가 이렇게 많은지 몰라. 고도 475에서 철조망이 있는 사거리를 만난다. 우회 하려다가 철조망 그 길로 향하는데 송이 밭 출입금지인 것 같은 원두막이 보이면서 좌측의 대성교 야영장을 고집하면서 희미한 능선길을 내려서니 아침에 갔던 길과 만나면서 오늘 산행을 마친다. ![]() ![]() <수고 하셨습니다:서북능선님(좌)토목님> <산행을 마치면서>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지리산이다. 가면 갈수록 지리의 속내를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하건만 산행이 더해질수록 무지의 산길이 우둔한 자신을 나무라는 산행이었다. 언제 한꺼번에 날 잡아서 할 수도 없는 산행이고 보면, 언젠가는 지리의 모든 것을 알려고 하는 자신의 욕심이 문제가 아닌지 또 하루가 가고 세월이 흐르다 보면 변하는 게 우리네 강산인데 어찌 모든 것을 내 것으로 만들려는 과욕을 부리는지…… 그냥 그렇게 흘러가면서 내 자신도 자연과 함께 변하기를 바랄 뿐이로다. 함께 동참 해 주신 토목님과 서북능선님 수고 하셨습니다. 다음 코스를 기대 해 보면서…… ![]() <구간별 시간정리> 06:35 대성교(280) 07:50 대성마을 가는 길(465) 08:00 대성마을(500) 08:10 세양골 들머리(550) 08:50~09:05 좌골과 우골의 합수부(760): 우골선택 09:35 고도 945 계곡이 너덜지대로 10:10~10:25 청산 전망바위(1150) 10:45 남부능선 길(1270): 석문에서 한벗샘 200쯤에 11:40 단천지능 들머리 12:00~12:15 능선상 전망바위에서 휴식 12:55~13:40 고도 985헬기장에서 점심 14:06 폐묘(840): 알바(10여분) 14:30 고도620 사거리(좌:단천마을/우: 수곡골) 14:50~15:05 알바(사거리) 15:10 사거리(철조망: 송이버섯) 15:30 대성교(산행종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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