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와: 토목님과 -어디를: 대륙폭포골과 국골 ![]() *비선담의 가을노래* 가을 노래 칠선 비선담에 앉아 여물어가는 가을을 노래한다. 가을빛 소슬찬 바람이부는 이 계절에 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흐르는 세월을 노래하며 아쉬워한다. 나의 삶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어도 나의 남은 미래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어도 고통만이 아닌 고귀한 존재로 세상을 살게 하여주오. 나의 삶이 단풍처럼 화려한 삶이 아닐지라도 흐르는 칠선의 폭포수처럼 유연한 삶이 되게 하여주오. 그리고 먼 훗날 뭇사람들이 나를 찾아 노래하는 칠선의 폭포처럼 영원히 잊지 말지어다. -이천육년 시월 이십일일 칠선의 비선담에서- ![]() ![]() *대륙폭포골에서* 오늘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구례터미널 앞 해장국집에서 아침을 해결한다. 평일인데도 몇몇 산객들의 옷차림에 시선이 머물고 우리가 나오는 시간에 우연찮게 어느 여성 산객과 마주치면서 토목이 하는 말 ‘이왕 성삼재 오름 길에 좋은 일이나 하고 말까’ ‘운전수 맘대로 알아서 하셈’ ‘혹시, 성삼재가는 버스 기다립니까’ 하고 물어 보는데 자꾸 본인들은 노고단가는 버스를 기다린단다. ‘혹시, 나쁜 사람들은 아니겠지요’ 하면서 우리 차에 동승하였다.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 받는데 그들은 모처럼 휴가를 내고 청주에서 2박3일로 지리산 종주를 하기로 한 초짜인 미혼 여성 산님들이다. ![]() ![]() *비선대의 가을* *적목현상으로 흑백처리* 캄캄한 성삼재에 도착한 우리들은 간단히 기념 사진을 찍고 서로의 갈 길을 찾아 나섰고 우리가 추성리에 도착한 시간이 6시 30분이다 오전 중에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는 보기 좋게 빗나가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날씨가 좋아지는 것으로 봐서 어쩌면 산행날짜를 이렇게 잘 잡았는지 모르겠다. 약간의 어둠 길을 따라 장군목이를 오르면서 두지터에 닿았을 때 허정가의 주변으로는 적막이 흐를 정도로 고요했다. 거친 숨을 몰아 쉬며 한 시간 만에 선녀탕에 닿는다. ![]() ![]() *선녀탕에서* 선녀탕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대륙포포를 향해 간다. 주변에 떨어진 나뭇잎은 단풍이 들기도 전에 말라버리고 만 상태를 보니 이제 그만 비가 좀 내렸으며 한다. 폭포수들도 전번에 올 때보다 더욱더 말라있는 폭포수를 바라보니 아련하기까지 한다. 그래도 잊지 못해 찾아온 비선담에서 고운 색깔의 단풍에 젖어 한 참을 바라보고 있을 때 벌써 저만치 가고 있는 토목을 불러 세운다. 잠시, 칠선에 내려가 쉬어볼까도 했지만 사진만 몇 컷을 남기고 그냥 지나친다. ![]() ![]() *대륙폭포에서* 언제나 이곳을 지날 때면 저 폭포 위가 궁금했었다. 어떤 세계로 또 나에게 다가올지…… 오늘 드디어 폭포 상단에 서 있다. 이곳이 폭포 끝인 줄 알았는데 또 다른 신천지가 우리에게 펼쳐지고 있었다. 드디어 하늘이 열리더니 곱게 물든 계곡 옆의 단풍잎은 가을가뭄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고 발 아래로 흐르는 폭포수 물결은 마치 가야금 5선 줄이 튕겨져 나가는 그런 볼륨의 여음을 풍기고 있었다. ![]() ![]() ![]() *대륙폭포골의 단풍* 고도 1035에서 조그마한 좌골이 형성돼있었다. 아마 초암능의 촛대봉으로 연결되는 들머리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계곡 주변으로 쓰러진 고목은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듯 어지럽게 널려진 상태에서도 이제 제법 자연의 순응에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았다. 고도 1080부터는 널따란 운동장처럼 유순한 계곡이 이어지다가도 어느 위치에서는 장쾌한 계곡과 협곡을 이루며 이어진 계곡 미는 또 다른 지리산이 아니고서는 볼 수 없는 비경을 본 것 같았다. 왜 진즉 이곳을 찾지 못했을까 하면서도 지금 우리가 이곳에 있는 자신들이 오히려 자랑스럽기도 하다. ![]() ![]() ![]() *고독한 산행과 대륙폭포골의 가을*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고도를 올리니 연이어 나타나는 폭포들의 향연에 나 귀 멀고 눈멀어 더디어진 발 길을 조심스럽게 올려 본다. 수 많은 작은 소폭과 직폭을 또는 와폭을 거쳐 고도 1345에서 앞이 확 뜨인 좌측의 초암능과 우측의 중봉을 버리고 가운데 길을 선택 해 나갈 때 또 다른 좌골과 우골의 갈림길에 선다. ![]() ![]() ![]() *연이어 나타나는 폭포들* 좌골을 선택한 우리들은 또 다른 위험한 선택이 기다리고 있었다. 위를 쳐다보니 금방이라도 거대한 암석이 우리를 덮칠 것 같은 기세다. 넓은 너덜지대와 산사태 지역을 때로는 우회하고 때로는 잔뿌리를 부여 잡으며 더딘 산행을 한다. 이따금씩 먼저간 토목님 발에 밟힌 잔돌과 흙들이 쏟아져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어렵게 하봉헬기장과 중봉 사이로 닿는다. ![]() ![]() ![]() 산행 후 5시간 조금 넘게 주능선에 닿은 우리는 하봉 못 미쳐 영랑대로 추정되는 곳에서 우리가 올라 온 계곡의 너덜지대를 바라보니 새삼스럽게도 대견스럽기도 한다. 끝없이 펼쳐진 지리의 주능선을 따라 한없이 걷고 싶기도 하다가 갑자기 배가 고파온다. 어디 적당한 곳에서 밥상을 차려야겠다고 하는 사이 벌써 초암능으로 들어서고 말았다. 고도 1545 초암능과 국골 갈림길에서 점심상을 차렸다. 토목이 준비한 상추쌈으로 시장기를 달랬지만 갑자기 寒氣(한기)가 몰아온다. ![]() ![]() ![]() 우리의 원래 코스는 국골 우골 산행이었는데 갑자기 선명하게 나타난 또 하나의 미지의 산길을 보고서 둘은 쉽게 그 길을 결정하고 말았다. 이곳에 오면서 최근에 다녀간 초지 산행기를 읽고 왜 그가 이곳에서 국골 좌골로 들었는가 하는 의문의 숙제는 이곳을 내려오면서 자연히 풀리고 말았다. 고도는 갑자기 낮아지기 시작하면서 등로는 아주 양호한 편이다. 순간 고도 1300까지 낮추면서 국골 좌골의 마지막 폭포인 골과 합수 된다. ![]() ![]() *국골의 합수점인 좌골에서* 올 여름 다녀간 모습의 폭포와는 너무도 상이했다. 비쩍 마른 계곡이며 말라 비틀어진 주변의 단풍은 수줍은 더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앙상한 가지 위에 붙어있는 마지막 단풍이 서럽게도 계곡을 지키고 있었다. 그래도 못내 아쉬워할까 봐 거친 숨을 몰아 쉬며 때로는 지형지물에 카메라를 의지 해 가면서 몇 컷을 하였지만 장노출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거의 다 날려 버렸다. 계곡물이 많지 않아서인지 하산 길은 의외로 수월했다. ![]() ![]() 거의 산행이 끝날 무렵이면 항상 느끼는 게 있다. 이제 20~30분이면 산행이 끝나겠지 하면서도 고도를 낮추는 과정이 오히려 더욱더 힘든 산행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느낌의 차이겠지만 안이한 생각과 느긋함이 가져다 준 산행이 아닌가 생각되므로 이때 또한,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 본다. 이윽고 국골 사거리에서 내려오는 코스와 합류되면서 순탄한 산길을 맞이 하면서 오늘의 10시간의 산행을 마친다. 2006.10.25 청 산 전 치 옥 씀 ![]() <구간별 시간정리> 06:55 산행시작(추성리 주차장) 07:55~08:05 선녀탕(610) 08:55~09:15 대륙폭포 상단에서(905) 09:45 계곡 합수부(1035) 10:45~10:55 고도 1175에서 휴식 11:10 계곡 합수부(1345) 좌: 초암능/우: 중봉 11:40 고도 1480 좌/우골 갈림길 12:15~12:30 중봉과 하봉 헬기장 사이 안부 12:55 초암능 두류능선 갈림길 13:15~13:50 고도 1545 초암능 국골 갈림길에서 점심 14:15 국골 좌골 합수부(1300) 15:00 고도1030 계곡 합수점. 15:30 국골 사거리 합수부(870) 17:00 산행종료(추성리 주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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