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강, 그리고 왕시루봉 사람들
-일시: 2013. 02. 02~03
-어디를: 왕시루봉
-함께한 사람: 산구화. 작은뜰. 백호. 챨스
지리산을 찾을 때마다
그곳을 스칠 때마다
언제 한번 찾을 수 있을까?
정녕,
그곳은 갈수 없는 또 하나의 지리산으로 남겨둬야 할까?
왕시루봉!
항상 나에게 흠모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그것은 아마 침범하지 못할 이국의 땅이 되어버렸듯이
지정과 비지정의 이분법적인 잣대를 드리운 채
왕시루봉은 그렇게 멀어져만 갔었다.
2005. 1. 15 지난 왕시루봉 산행기 중에서...
“청산님, 이곳 장터목에 영상 2도에 겨울비가 옵니다”
이곳에 비가 내리니 지리산에 눈이 올 거라는 예상으로 미리 올라간 산악사진가들
그렇게 봄을 재촉하는 겨울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대지를 촉촉히 적신다.
올 겨울 유난히도 많은 눈을 내렸던 지리산에도 때 아닌 호우주의보로 통제라
“형님, 산행 취소 해 불라요”
모두에게 전화 해 보고 취소 하겠다면 다수의 여론에 따르겠다는 답변을 주었다.
그러면서 난 ‘이까짓 거 비 때문에…… 어디를 가기는 가야 하는데……’
어디를 갈까 마음으로 그려놓은 지리산 곳곳을 생각 해 본다.
노고단. 반야봉. 서북능선. 바래봉……. 그래 왕시루봉이다.
산구화 모처럼 박산행을 계획했는데 취소라면서 불만이고
난 나대로 라면 2개 넣고 어디를 갈 거라고 운을 떼고 그런데 갑자기 마음이 통했을까
“형님, 왕시루봉으로 갑시다”
다시 헤어졌던 사람들 모았다는 백호의 전화 벨 소리 반가웠다.
서해안 격포 쪽으로 놀러 가자는 백호가 어떻게 마음을 바꿨을까 싶기도 하고
웬만하면 늦지 않은 산구화인데 약속장소에 없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산행팀 산유화와 소원님 직전마을까지 바래다 주고 왔다는
"그럼, 그 팀들과 같이 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이구동성이다.
이번 산행은 구만리가 아닌 파도리를 선택하기로 하면서 그렇게 산행은 시작된다.
요즘 들어 동부팀도 박 산행은 최대한 편리성을 따지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구나
2~3번의 쉼이 이어지더니 이내 삼거리를 지나 잣나무 밭이다.
가짜 왕시루봉에서 사진 몇 판 박고 최고의 비박지가 있다면 구화님이 길을 앞선다.
조성된 숲이 지난해 태풍으로 오합지졸처럼 변해버린 주변 들 머리 때문에 약간 알바 후...
정말 최고의 박지다.
이런 조망 터가 어찌 이런 곳에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왕의 강이 왕시루봉 아래의 국민포인트 보다 중부 이남지역이 약간 잘린 모습이지만......
늦은 점심은 삼겹살과 작은뜰님표 장어구이다.
마실 가기 위해 우리 집(?)을 나선다 외국인별장="한국 주재 선교사 수양관 촌"으로...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외국인 별장에 대해 일장 연설을 늘어 놓는다.
내일 아침에 와야 할 국민포인트도 확인도 할 겸해서
주변 곳곳을 들르고 난 후 모두를 집으로 보낸 후 나 홀로 가짜 왕시루봉에 섰다.
잠시 해넘이를 즐긴 후 집으로 돌아와
코아님이 특별히 준비해 준 전복과 새조개로 만찬을 즐긴다. 코아님 정말 잘 먹었습니다
비록 마시지 못하는 술 한잔을 놓고 이내 시름을 하더니
돌아가는 세상이야기와 자식이야기 그리고 먼 미래의 우리들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술잔도 돌고 흐르는 시간도 돌고 나도 덩달아 돌더니 이내 잠자리로 기어들어 갑니다.
비록 우리 가진 것이
빈손 밖에 없다 할지라도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동안은
무엇 하나 부러운 것이 없다고 그렇게들 말 합니다.
이어 밤 사이 백호님의 멜로디를 자장가 삼아 언제 잠이 들었나 싶네요.
아침의 여명은 숨이 막힐 정도의 여명이 터 오르고 있었다.
그러던 여명이 갑자기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구름 속으로 스며들었다.
동부팀 산행 때마다 그렇듯이 이번에는 산구화님 시아주버님이 돌아 가셨다는 속보다.
"어~이~ 빨리 텐트 걷어라"
2013. 02.03
"청산의 바람흔적"은 왕시루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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