智異山 戀歌

다시 찾은 노고단에서

청산전치옥 2013. 3. 11. 22:14

다시 찾은 노고단에서

 

 

 

꽃샘 추위가 대지를 강타하는 춘삼월 삽겹살데이

지리산 노고에 올라

연속으로 셔터를 누르면서 고작 하는 말

"그토록 보고 싶었습니다"

 

 

 

 

-일시: 2013. 03.03~4

-어딜: 노고단

-누구랑: 산악사진작가 정재영님 외 6

 

 

 

 

3일 휴일이 이어지는 황금연휴에 섰다.

차마 사랑하는 가족을 멀리하고 기어이 산으로 갈 수 없어 하루 이틀 기회를 엿본다.

그 동안 인턴사원으로 생활을 하다가 오랜만에 함께한 큰 아이까지 있어서......

차일피일 미루다 2일 오후부터 각자의 생활이 시작된다.

드디어 박짐을 둘러메고 지리산 가까운 노고단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때마침 요산요수 회원들 번개 모임인 산악사진가님들과 함께하는 행운까지 얻었다.

늦게 도착한 회원 몇 명이 올 때까지 이어지는 산 이야기와 사진이야기......

드디어 쥔장님이 도착하시고 우리는 곧바로 팔도 음식잔치를 펼친다.

 

 

 

 

 

 

모두 배낭크기가 그렇게 만만찮은 데도 특이한 음식 한 두 가지가 꼬~옥 숨겨 있었다

홀로 산행에서 언제나 부실한 먹거리를 챙기는 자신도 모처럼 소갈비를 챙겼으니

모처럼 한몫을 한 것 같은데 술이 빠졌다는 이유가 이유였던 것이다 ㅋㅋ

저녁 내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9시를 넘기자 산장지기 나타나 소등을 해 버린다

황당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규정은 어디까지 지켜야 하기 때문......

 

 

 

 

 

말로만 듣던 노고단 호텔식 산장으로 올랐다.

~~~ 이렇게 예쁘게 잘 만들어 놨단 말인가.

중간 중간에 최신식으로 설치된 히터에서는 뜨거운 기운이 펄펄 흐르고

칸칸마다 1인씩 잘 다듬어 놓은 잠자리는 우리 집 보다 더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었는데

아쉬운 것은 여전히 끊이지 않은 비음의 콧소리와 이가는 소리......

그래도 무거운 짐을 지고 다닐 수 없는 사람들이 이용하기는 좋은 곳이기에

 

 

 

 

 

나는 2층 한 켠에 고개를 내밀면 종석대와 멀리 무등산이 보이는 창 아래 자리를 잡았다.

몇 번의 설친 잠에서 깨어날 때 기어이 고개를 들어 창 밖을 내다본다.

고요한 밤하늘에 펼쳐지는 운해의 물결 속에 무등이 아직도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그래, 이 정도만 되어다오'

5시 조금 지났을까 다시 잠을 잤는가 싶었는데 벌써 함께한 진사들은 짐을 챙긴다.

 

 

 

 

'이렇게 일찍 갈 필요는 없는데......' 그런 나였지만

간밤에 그렇게 조용하던 이곳 산장을 떠나 노고단 정상에 섰을 때 바람이 일기 시작한다.

혹독한 칼 바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대적할 수 없는 바람이었다.

오늘도 예외 없이 남으로 빼놓을 수 없는 광경이 노고단의 운해다.

운해 가득한 불무장등과 왕시루봉 능선 아래로 펼쳐지며 흐르는 섬진은 백운을 가르더니

이내 저 멀리 하동 망운산 언저리를 거쳐 굽이굽이 잘도 흐르기만 한다.

마치 한반도의 기상을 나르듯......

 

 

 

 

이내 낮은 장소로 자리를 옮겨 카메라 셋팅이 들어가고 일출을 기다린다.

이렇게 좋은 날씨는 극히 보기 드문 날씨라며 함께하는 진사님들 넘 좋아하신다.

운해에 내리 뻗치는 빛 내림까지 있어 금상첨화라면서 상고대까지 있었으며 하는 바램이

우리네 욕심은 그렇게 끝이 없다는 것일까......

시간은 그렇게 흘러 9시 가까이 다가 오고 있었으니 이곳에서만 3시간 이상을 버티고 있다니

아무튼 일행 모두 만족한 출사였던 것이다.

 

 

 

2013. 3. 3

청산의 바람흔적은 노고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