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다시 가본 주작산
-산행 일시: -어디를: 주작산 -누구와: 마눌과 둘이서.
그러니까 주작을 다시 오기까지는 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5년 전 우연한 기회에 주작을 알고 난 뒤 해마다 이때면 내 가슴에 덕룡주작을 노래하곤 했었지. 그 때 그 기분의 감정을 되 살릴 수 없겠지만 아직도 그 속에서 느꼈던 감정을 그대로 내 가슴으로 전이 시킬 수는 있을 것 같았다.
대자연과 말없는 대화를 통하여 생명의 신비로움에 탄복했던 나. 그 속에서 시각예술의 극치를 맛보았으며, 진달래 꽃과 아름다움 이란 주제로 내 마음을 터 놓고 이야기 했던 나. 산새들과의 아름다운 노래로 청각예술을 맛 볼 수 있었던 나.
이틀 전부터 누구와 산행을 할까 고민을 해 본다. 그러다가 나 홀로 그 오묘한 암 능을 다시 타보기로 하다가 산행 하기 바로 전 아내와 함께 산행을 하기로 한다. 워낙 산행에 자신이 없어라 하는 모습에서 나 혼자 할까 하고 생각을 해 봤지만 그래도 사진을 찍으면서 여유 있게 할 수 있는 산행이 아내와의 산행이다 싶었다.
'새벽에 가자' 해 놓고 출발한 시간이 벌써 승용차를 몰고 가면서 ‘어차피 아내와 함께 할 산행이라면 덕룡을 포기 해야 한다’ 는 생각에 주작으로 턴 하여 양난 재배지 까지 차를 내 몰고 오르기로 한다. 벌써 4월의 날씨치고는 무덥기 까지 한다. 희뿌연 진한 개스가 말해주듯이 사진 찍기에는 날씨가 허락하지 않는다. 자연휴양림 주변에 화사한 벚꽃이 봄 마중을 나와 주었고, 주작산 암능의 선홍색이 마침 피 빛으로 우리를 맞는다.
"세상에 이런곳도 있었네" 하면서 아내가 좋아라 합니다. 아내와 함께 오기를 얼마나 잘했는가 싶기도 했다. 사실, 산행을 하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가장 먼저 아내에게 보여주고 싶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오늘은 그 때의 모습이 그대로 살아있는 것 같아 더욱더 좋았다. 진달래 색감도 그렇고 완전히 만개한 선홍빛과 암능의 어우러짐이…… 암릉에 올라서 보면 다도해가 바라다 보이는 풍경은 이곳 아니고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보너스의 풍경이다.
열심히 사진을 찍고 또 찍다가 줌 렌즈의 아쉬움에 광각을 드리우면 또 다시 줌이 아쉽고. 그러는 사이에 암능 중간 위치에 와 버렸다. 끝까지 산행 하면서 차를 회수 하기도 문제고 시간상 아내가 버텨 줄지도 문제였다. 다시 아내를 되 돌려 보내고 나 혼자 암능을 다 타고 다시 돌아 온다는 조건으로…… 잠시 후 나 홀로 왕복산행에 들어선다. 홀로 여유를 부려보고 혹 마눌이 잘 가고 있는가 이따금씩 확인 전화를 해 본다.
'이럴게 아니지' 렌즈 마운트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기로 한다. 갈 때는 줌렌즈를 올 때는 광각을 쓰기로 한다. 바위를 넘고 또 넘으려니 은근히 화가 나기도 하지만 또 다시 선홍빛으로 맞아주는 진달래 그 속에 묻혀 지내는 빠~알간 동백이 어서 오라 손짓을 하고 있다. 그러다가 지루할 즈음에 가까운 쪽빛 바다를 쳐다보면 가슴이 확 트이고 산 밑 바로 아래 푸릇한 보리내음이 물씬 풍겨 온다.
정신 없이 돌고 돌아 왔는지 암능구간의 마지막이다. 이제 다시 되돌아 간다. 왔던 길 다시 가지만 그래도 지루함은 없다. 마냥 이 혼란스런 풍경의 어지러움을 내 앵글에 담기에 바쁘고 내 가슴에 담기에 바빴다. 그러다가 원위치 산행을 마치고 나니 벌써 그때서야 배고픔을 느낀다. 준비한 점심을 주작산 팔각정에 펼치고 저 머리 쪽빛 바다를 응시하며 점심을 하면서 오늘 산행을 마친다. 청산의 바람흔적은 주작에서
전 치 옥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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