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가을 연서(천왕봉편)
-일정: 2015. 09. 19 ~ 21
-청산의 바람흔적: 중봉과 천왕봉 주변
고도를 올리면서
화려한 빨 주 노 초 파랑에
발가벗은 나무들이 웅성거리는 가을 지리산,
붉은 잎마다 톡톡 흥겨움이 옹골차다
수 없이 반복되는 운해의 물결들
보여줄 듯 하다 끝내 감춰버린 속치마의 진실처럼
천왕봉 까마귀 주린 공복을 안고 소란스러운데
열린 단풍잎 마다 그리움과 기다림이 달려 있구나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풍경
가을은 이렇게 내게 다가오고 있는데
나 홀로 보기 아쉬워
천왕봉 가을 길목에서 사념의 끈을 달아
수취인 주소도 없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지리산 가을 연서를 띄운다
"청산의 바람흔적"은 지리산 천왕봉에서...
☆천왕봉 단상☆
고단함 몸 이끌고 졸린 눈 비벼가며
때로는 무게의 압박에 벗어나 해방감으로 편하게 살고 싶지만
그대를 향한 열정과 그리움 때문에
오늘도 고생 보따리 들쳐 메고 천왕에서 긴 기다림에 하루를 보냅니다.
아직 만산홍엽의 단풍은 아니지만 산정은 짙게 채색되어 있고
고도를 낮춘 아래 세상은 아직도 푸른 청춘이어라
게으른 한 송이 쑥부쟁이가 단풍잎 그들 속에 가을을 노래 합니다
때로는 기다림에 지쳐 사색에 빠져도 보지만
눈에 보이는 풍광 앞에서 또 다시 셧터짓 놀음입니다
늘 이곳 천왕에 서면 사색의 화두로 상념의 중심이 된 내 마음을 봅니다
삶!
허망한 가식 속에 피 끊는 애 뜻함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무엇으로 이 지독한 세상을 살아가겠는가
희미한 능선 건너 반야 뒤 석양이 걸려 있네요
굽어진 산파가 너울대며 끝없이 흘러만 갑니다.
조금 전까지 이곳을 차지 하기 위해 아귀다툼까지 벌어진 상석이건만
시간 앞에 홀로 덩그러니 외롭게 산정을 지키고 있네요
능선의 운무는 춤을 추고 어디론가 흘러만 가고
내 가슴에 쌓인 회한도 하염없이 흘러만 갑니다
아직도 운무의 요동은 여지없이 내 애간장을 녹입니다
남쪽에서 생성된 수 많은 운무들의 행진은 길게 이어지더니
기어이 오늘 하루도 아무 보람없이 허무한 하루를 보냈나 싶습니다.
불지핀 내 뜨거운 가슴처럼
천왕봉은 가을로 물들어 가고 있건만
가을 따라 이곳 천왕봉에 홀로 서서 긴 모가지 내밀고 저무는 하루를 마감 합니다.
덕분에 마빡에 불 달고 10시 다 되어 중산리로 내려 왔습니다
2015. 09. 21
글 사진/ 청산 전 치 옥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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