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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족 이야기

사랑하는 아들이 입대하던 날.

by 청산전치옥 2009. 9. 2.

사랑하는 아들이 입대하던 날.

 

 

 

 

 

다녀올게요.

제 딴에는 제법 용기를 내어 말하는 것 같지만

짙은 여운이 있다는 것을 아빠가 왜 모르겠는가?

먼저 나와 눈을 맞추고 인사를 하더니, 엄마를 보면서는 눈길을 스치듯 지나쳐 버린다.

나 역시 말문을 열면 울컥 할 것 같아서 고개만 끄덕이고 진한 포옹으로 대신한다.

마중 나온 수 많은 사람들과 진한 포옹으로 사랑을 표하며 떠나 보내는 아쉬움……

저 쪽 한 켠에서 동생을 보내는 아쉬움이 크던지 큰애가 진한 눈시울을 적시 운다.

엄마 보다 더 아쉬운 모양이다.

강당으로 향하는 뒤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 봤지만……

 

 

체중 4.1Kg로 세상에 첫 선을 보이던 날,

넌 우리에게 벅찬 기쁨을 안겨줬지.

체중의 무게만큼이나 엄마 배속에서 진통은 그 만큼 압박을 가해 왔었지.

그런 성장과정에서 벌써 대한의 남아로 국가의 부름을 받고 떠나는 날

어찌 너와 함께 할 수 없겠느냐?

한사코 오지 말라는 너의 말에 동의 할 수 없는 것은 우리가족의 사랑이 언제나

네 곁에서 함께 한다는 그 증거라 해도 과언이 아니로다.

 

 

사랑하는 아들아!

대한의 남아로 한번쯤 겪어야 할 진통을 자랑스럽게 여겨라.

아빠 역시도 그 힘든 해병대의 훈련과 군생활을 무사히 마쳤잖니.

앞으로 시작하는 군 생활이 네가 살아가는데 초석이 되고 기반이 되기를 바란다.

아들아,

여름은 당연히 더워야 여름이고 겨울은 당연히 추워야 겨울이지

덥다고 한여름을 피해서 입대를 했는데 오늘도 역시 날씨는 덥구나

우리 인생은 험한 산길일 때도 있지만 언젠가 꽃이 피고 푸른 초원일 때도 있지

그러한 것들이 여러 번 반복되는 것이 세상의 이치고 인생의 이치다.

험해도 낙망하지 말고, 좋아졌다고 나태하지 말렴.

네가 세상을 다할 무렵 되돌아 본 네 삶이 후회 없었노라고,

자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 주기 바란다. 나 또한 그렇게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자기의 본분에 충실한 사람이 되자.

아빠는 아빠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누나는 누나대로 너는 너대로 말이야

그리고 우리끼리도 사랑하고 이웃도 사랑하자.

그럼, 네가 5주차 훈련을 마치고 수료하는 날을 기다리겠다.

사랑한다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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