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마음을 준다
누군가 너에게 마음 준 봄날
3시간의 침묵과 새까만 터널을 지나 정신 없이 달렸다.
좀처럼 열리지 않을 것 같은 아침은
깊은 잠 섬진강을 일으켜 세우며 아침을 깬다.
천왕봉을 한참 비켜간 여명은
서서히 대지를 데우는가 싶더니
이내 능선에 너울대는 운해와 함께 춤을 춘다
반야의 구상나무는 미친년처럼 정신 없이 푸르고
아침 빛 받은 철쭉은 붉은 열병(閱兵)으로 나를 일으킨다.
산 새 기지게 피는 새소리 아랑곳 없고
붉은 태양빛 사이 눈 길 주는 것 있어
그대, 누군가를 저렇게 사랑해 본적이 있는가.
나, 그대를 사랑하지 않을 소냐
2013. 6. 2
글.사진/청산 전치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