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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남도여행 이야기

by 청산전치옥 2006. 5. 14.

남도여행 이야기.

비오는 아침거리를 나섭니다.

마음은 사춘기 마냥 어디로 떠나고 싶은 마음을 억제 할 수 없습니다.

마침,아내가 집을 비우는 사이

배낭 하나 달랑 메고 남도행 완행열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결혼 전 나 홀로 자주 이용하던 비둘기호

목포까지 여행 하면서 역이란 역은 다 걸치고

오는 기차 기다리고 가는 기차 보내는 비둘기의 여유로움이

마냥 좋았던 그런 추억을 더듬고 싶습니다.

 

덜컹 거리면서 달리는 오늘의 열차는 그 전의 생각 보다는

깨끗하게 단장된 모습과 시설물들이 그 추억을 찾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역 마다 쉬면서 쉬엄 쉬엄 달리는 모습이 여유롭습니다.

순천역을 벗어나고 벌교를 가까이 와서는

갑자기 붐비기 시작 합니다.

 

갓 잡아 올린 낚지와 쭈꾸미 도다리의 수산물들이

나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코를 자극 시킵니다.

열차 안에서 거래되는 수산물들을 바라보며

그 옛날 향수를 느낍니다.

 

그곳에서 장터가 이뤄지고 마을사람들의 소식이 오고가면서
할머니 할아버지의 숨소리를 듣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적당한곳에서 내려 그곳의 장날 풍습과 인심을 찾아 나섭니다.

오늘은 보성 장날이라 하여 그곳에 내려섰습니다.
그리고 보성의 이곳 저곳을 기울이다가 잠시 한눈 팔기도 하며
해질녁에 보성 차밭에 들러 차향이 그윽한 찻집에서
그곳의 인심을 훔쳐보는것도 별미입니다.

그리고 해지는 저녁에 적당한 여인숙을 들러
나 혼자만의 쉼터를 찾습니다.
희미한 형광등 불빛 아래 낡아빠진 텔레비젼을 붙들고 잠시 시름하다가
수 많은 생각과 잡념을 뒤로 하고 조용히 스스로 잠에 빠져
아름다운 이국의 정취를 맛보는 사이에 벌써 날은 밝았습니다.

이제 산행을 해야 할것 같습니다.
호남정맥의 무등산을 타고 내려 와 앉은 제암산을 시작으로
마지막 한치재에서 산행을 마치고 이제 막 돌아 왔습니다.

 

2006.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