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론계곡과 세양골좌골 산행
-일시: 2010. 10. 4
-어딜: 큰새개골~큰새개우골(일명나바론계곡)~자살바위~세양골좌골~의신
-누구: 배재길. 입선. 슈퍼우먼. 쑥부쟁이와 지인. 청산
3박 4일의 중국황산여행 중에 몸살로 앓다가 아직도 배탈이 나서 산행 하기가 버거움.
3일 새벽 2시에 도착한 나는 아침근무를 하면서 생각하기로 함
몸 상태는 여전히 좋지 않았으나 휴일 날 병원이 쉬는 관계로 그냥 참기로 함
오후 들어 어느 정도 안정이 된듯하여 배낭을 꾸리면서 입선님께 산행제의를 함.
한마디로 지리산이 그리웠던 것이다.
황산풍경구의 “비취계곡” 이라는 곳을 찾았을 때 대 실망을 했다.
솔직히 지리산 어느 계곡 보다 못한 계곡인데도 마침 중국영화 “왕호장룡”에서 주윤발이
출현했던 곳으로 유명해졌지요. 왜 대나무 밭 위로 날고 달리면서 하는 내용……
물이 맑았다는 이유라면 뱀사골도 좋고 대성골도 칠선계곡은 더 좋은 비취계곡이 될 텐데
그래서 몸은 좋지 않지만 그 동안 지리가 그리웠던 게 사실이지요
선유동계곡을 간단다.
요즘 가을걷이를 한다는 입선아우의 제의가 그럴듯했다.
하기야 요즘 산행 했다 하면 노루궁뎅이는 물론이거니와 상황과 표고등등
오늘은 다른 목적이 있다는 입선아우의 말에 따라 인터넷 검색 창을 두드렸다.
***이 폐질환에 아주 좋단다 ㅋㅋ
엊그제 든든한 보험 황산보험 탓인지 아내에게 쉽게 산행 허락 받는다.
새벽에 재길 아우의 동참으로 산행코스는 변경된다.
이제 확실한 믿음 꾼이 동참을 했으니 산행코스는 물론이고 수확 물(?) 또한 믿음이었다.
좋다던 일기예보는 아침부터 빗나가기 시작하다.
대성마을을 향하는 우리의 발길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다.
부지런히 발 길을 재촉하여 대성마을 조금 못미쳐 원통암 암자에서 아침상을 편다.
혹 계실까 아무리 불러도 전혀 가담치 않으시니 우리끼리 만두라면으로 간단히
입선아우 앞으로 산행 때 아침과 점심 관계 확실히 해 주삼.
큰새개골 입구에서 잠시 쉼을 갖는다.
주변 몇 그루의 단풍이 가을을 비켜 설 수 없는지 색이 바래지고 있었다.
재길 아우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더니 스틱으로 뭐라고 글씨를 새긴다.
무슨 내용인지 몰라 다시 되 묻는다.
“오늘 수확 물은 모두 1/n 이란다” ㅎㅎ 듣던 중 얼마나 반가운 소리인지
사실 지금까지 산행 중에 그런 류 등은 나에게 관심 밖의 일이었으니
고도 1100을 지나면서 엊그제 다녀온 기억이 새롭다.
표고가 혹 있을지도 모를까 폭포 아래까지 가 보았지만 보이지 않는다.
가랑비까지 내리면서 이내 조심스럽게 계곡을 치고 오르니 답지샘 밧줄이 우리를 기다린다.
대성폭포에서 한동안 주변 풍광을 즐길뻔한 데 어디 몸을 숨길만한 곳이 없구나.
이왕 비를 맞으면서 하는 산행 계속 고도를 높이면서 고도 1400 다가와 우골로 스며든다.
일명 나바론 계곡이라고도 한다는 이 계곡 역시 범상치 않구나.
고도를 올릴수록 비바람이 거세어 진다.
손이 시리고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시계가 불량하다.
배도 고프고 어디 적당한 곳에서 점심상을 펴야 할 것 같아 적당한 곳에서 자리를 편다.
우선 옷부터 갈아 입고 타프를 치고 바람과 비를 막고 점심밥을 짓는다.
압력 밥 솥에서 지어진 밥 맛은 정말 꿀 맛이로다.
만찬에 누룽지로 끝을 맺으니 이제 추위가 가신 것 같다.
앞으로 산행 때 동계용 자켓을 준비를 해야 할 듯
2시 조금 못되어 남부능선 능선상에 있는 전망대 일명 “자살바위” 옆으로 비켜서다.
시계(視界)를 예측할 수 없어 잠시 쉼을 가지면서 조망을 즐기지만 오히려 추울 뿐이다.
벌써 가을은 고도 1600까지 물들고 있었다는 사실.
뭐가 그리 바쁜지 저들은 벌써 저만치 가고 없었다.
홀로 익어가는 이 가을을 만끽하고 싶을 뿐이다.
우리 모두의 가슴에 물드는 그 깊은 가을 날의 꿈을 꾸며 이곳에 있고 싶구나.
행여 놓칠세라 능선을 따라 내려서면서 전망바위 모두를 다 들렸다.
허나 아쉬움과 그리움이 범벅 되면서 또 내일을 찾을 수밖에……
대성골로 내려서자 마자 좌측으로 살며시 열린 잡목 숲을 헤치고 세양골 좌골로 들어선다
언제 우리가 길을 따라 갔는가? 오늘도 역시 알바는 연속으로 계속 된다.
2~3군데 피할 수 없는 암벽이 가로막고 서 있었지만 용케도 산죽밭으로 잘 빠져 나왔다.
고도 1210에서 재길아우가 발견한 뽕나무 상황이 오늘 수확물 전부였다.
“나, 그렇게 많은 산행을 했지만 오늘 같은 날은 처음이다” 라는 멘트에
“어쩐지 오늘 1/n을 하자더라” ㅎㅎ
산행시작 전 5시간만 산행하자던 산행은 오늘도 11시간 산행으로 하루를 마쳤다.
오랜만에 지리산을 멀리하고 중국황산을 가서 그런지 상당한 후유증을 안고 왔었는데
그렇게 배앓이를 하던 자신도 지리산에서만큼은 언제 그랬냐는 등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
아마 앞으로도 지리산을 멀리 할 수 없는 상황은 계속 이어 질 것 같은 예감이다.
역시 산은 지리산이다.
2010. 10. 4
"청산의 바람흔적"은 지리산 남부능선에서~~
청산 전 치 옥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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