智異山 戀歌

빡센 산행에 녹아난 토끼봉

청산전치옥 2013. 5. 28. 23:31

빡센 산행에 녹아난 토끼봉

 

 

-일시: 2013. 05. 25

-산행코스: 와운교~ 뱀사골옛길~ 토끼봉북능~ 토끼봉~화개재~ 와운교

-함께한 사람: 배재길. 고니

 

 

오늘은 지리99"산정무한" 10주년 기념일이다.

알람 셋팅 2시에 맞춰 잠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만복대 일출을 보고 산행 하겠다는 일석이조의 효과 내지는 일거양득이라

거미줄 걷어차며 어둠의 길 희망의 길 만복대를 향한다.

 

 

 

만복을 누릴 기회를 달라고 하였건만

신령님께 부족한 기도 탓일까.

날씨와 만복대와는 아직도 요원한 관계일 뿐......

아쉬움 접고 부랴부랴 만복대를 내려오면서 재길 아우에게 문자를 보낸다.

8시쯤 반선에 도착한다는 내용이고 보면 서둘러 차를 반선으로 내 몬다

 

 

재길 아우와 산행이라 각오된 상태지만 그래도 아침은 먹어야 하는 게 아닌가

혹 아침 먹을 시간을 줄줄 알았는데 기어코 산행은 시작된다.

"형님, 뱀사골 옛길 걸어보셨어요"

듣던 중 반가운 소리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인데...

'그래, 좋지'

뱀사골 옛길과 토끼봉 북릉 설렌 마음으로 산행은 시작된다.

 

 

함께한 재길 아우와 고니 덕분에 점심과 먹거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고

지금까지 산행 중에 이렇게 가벼운 산행 차림은 오늘 이전은 없었다

처음 들 머리 찾기 어렵지 조금만 오르니 이내 고운 길이 나타난다.

그 언젠가 다우님 산행기에서 잠시 봐 왔던 그곳 마을 흔적과 함께

최근에 광케이블 연결작업으로 길은 선명하게 나타나면서 잠시 쉼을 갖는다.

 

 

 

작은도장골

폭포수 쏟아 내리는 작은 도장골에 아침 겸 간식으로 준비한 고구마를 먹는다.

이것이 내가 준비한 먹거리 모든 것이다.

풍경다운 풍경이 없어 카메라 놔두고 산행하겠다 데 카메라는 분신이니 챙기라는

재길 아우의 청에 따라 갖고 온 이유로 이곳에서 한번 딱 써 먹는다 ㅋㅋ

그런데 이 폭포 이름은 있는지?

 

 

잠시 고도를 낮추면서 병풍소 못 미쳐 현재의 길과 합류되고 몇 개의 다리를 건너더니

무지개다리와 그 다음 무명교 다리를 건넌 후 계곡을 건너면서 고행은 시작된다.

토끼봉 북릉

이곳에서 고도 500을 올려야 한단다

재길 아우는 몇 미터 능선을 앞서 가고 다음에 내가 따라 붙고 고니가 후미를 맡는다.

간간히 이어졌다 사라지는 능선의 길을 따라 때로는 우회를 하며

때로는 빨치산행으로 이어 가면서 2~3번의 쉼을 갖더니 30여분의 오차로 고지에 안착했다.

 

 

 

먼저 도착한 재길 아우가 맛있게 만찬을 준비해 놓고 기다린다.

그저 숟가락만 갖다 대니 미안하기도 하고, 목말라 물은 다 소비해 버렸고...

밥을 먹고 나니 졸리기도 하고

그래도 서둘렀다

오늘 "산정무한" 10주년 기념일에 늦지 않게 하기 위함을 위해...

 

 

 

재길 아우는 삼차골로 가기 위해 먼저 자리를 떠나고

고니와 나는 주변 정리를 깨끗이 하고 30분 늦은 2시에 토끼봉을 오른다.

빡센 산길에서 벗어나 대로를 걸으니 이렇게 편할 수가

1시간 30분을 걸어 내려왔을까.

앞으로 재길이 오려면 시간 여유가 있으니 잠시 계곡에 발을 담그자며

아침에 올랐던 무명교 아래에서 쉼을 갖는데...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삼차골 날머리에서 불쑥 나타난 인간......

"~ 귀신이다 귀신..."

 

 

2013. 05. 25

청산 전 치 옥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