智異山 戀歌

너에게 마음을 준다(반야봉에서...)

청산전치옥 2013. 6. 8. 06:20

◀너에게 마음을 준다▶

 

 

 

-언제: 2013. 6. 2

 

-지리산 반야봉

 

 

누군가 너에게 마음 준 봄날

 

3시간의 침묵과 새까만 터널을 지나 정신 없이 달렸다.

 

 

 

좀처럼 열리지 않을 것 같은 아침은

 

깊은 잠 섬진강을 일으켜 세우며 아침을 깬다.

 

 

 

천왕봉을 한참 비켜간 여명은

 

서서히 대지를 데우는가 싶더니

 

이내 능선에 너울대는 운해와 함께 춤을 춘다

 

 

 

반야의 구상나무는 미친년처럼 정신 없이 푸르고

 

아침 빛 받은 철쭉은 붉은 열병(閱兵)으로 나를 일으킨다.

 

 

 

산 새 기지게 피는 새소리 아랑곳 없고

 

붉은 태양빛 사이 눈 길 주는 것 있어

 

그대, 누군가를 저렇게 사랑해 본적이 있는가.

 

 

 

, 그대를 사랑하지 않을 소냐

 

너에게 또 다시 마음을 준다

 

6월 구상나무의 푸른 잎처럼 언제나 나에게 희망은 있었다

 

삶이 버거워도

 

청춘의 색이 누렇게 바래져 가고 있어도

 

마음의 색,

 

푸른 청춘은 변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움

 

그리움 역시 사무치는 가슴의 빛은 잃어가도

 

마음의 빛,

 

붉디 붉은 그리움의 빛을 마음에 안고 길을 나선다.

 

 

 

지난 시절 가슴과 마음으로 썼던

 

기다림과 그리움 아쉬움 속에

 

파문(波紋)의 글월들은 쓰러지고 없지만

 

네 이곳 지리산에서 그 글월들을 마음껏 토해 내리라.

 

 

새벽 3시 아내가 챙겨준 도시락을 임걸령 샘터에서 맛있게 먹는다

 

밤 하늘 수 많은 초록 별들이 내 눈망울에 쏟아져 내린다.

 

한 숟갈 뜨고 하늘 한번 쳐다보고

 

또 한 숟갈 뜨고 너 지리에게 묻는다.

 

'너와 나' 혼자 못사는 세상 더불어 살라는 뜻으로 받아드리리라.

 

 

 

반야 정상에 외로이 섰다.

 

침묵 속에 잠들어 버린 모든 식물들이

 

이글거리는 여명의 빛을 받아 생명의 소리가 창조(創造)되고 있다.

 

빛을 내주는 떠오르는 태양 앞에 하루의 희망을 걸어 본다.

 

일출처럼 분출하는 빛나는 삶

 

6월 구상나무처럼 푸른 청춘의 삶, 희망의 삶을 달라고......

 

 

 

2013. 6. 2

 

.사진/청산 전 치 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