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륜산 가을산행
-일시: 2012. 11. 10
-산행코스: 매표소~대흥사~북미륵암~두륜봉~상원암~표충사~대흥사
요즘 엑스포 덕분에 여순간도 그렇고 목포간 고속도로도 잘 뚫려 금방 해남에 도착한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무슨 일이 일어나곤 했는데
오늘은 모처럼 여유가 있기는 하는데 날씨가 좋지 않네요 ㅎㅎ
해남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떨어지고 산행 시작하려니 굵게 내린다.
처마 밑 가장자리에 비를 피하기를 잠시 아니나 다를까 가을비는 기을비다.
금방 그쳐버리고 산행 시작이다.
대흥사를 향하는 10리 길은 주변으로 곱게 물든 단풍이 도열하며 나를 반긴다.
이따금씩 계곡으로 밀려드는 곱게 물든 단풍잎 사이로 가을 먹새가 말다툼을 이어간다
산행채비도 아니면서 무슨 말이 그렇게 필요한지
아침부터 조잘대는 행락객에서 고요한 숲 길은 이제 서서히 고성으로 오염되어 간다
아직도 이곳은 가을이 머물러 있는 곳이다.
9월말 설악과 지리산에서 시작한 단풍이 대둔산과 내장산을 거쳐 남도 끝자락
두륜산에 이제야 머물러 곱게 물들었구나.
걸음걸이가 갑자기 느려지기 시작한다.
비록 아침 빛은 없지만 몇 번의 계곡을 넘나들더니 이내 대흥사 경내에 닿는다.
대웅전은 산행 후 둘러보기로 하고 북미륵암 코스를 택해 오름 짓을 하다.
호젓한 오솔길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아직도 여물어가는 가을 단풍잎이 곱게 물들어 있고 반갑게 맞이해주는 이름 모른
새들과 이야기를 하는 사이 벌써 북미륵암에 도착하고 만다.
이제야 겨우 대흥사 경내를 볼 수 있는 조망의 여유가 생겼다.
이윽고 잠시 후 만일재에 도착하니 웬 바람이
한 순간도 지체할 수 없어 그 자리를 피해 곧바로 두륜봉으로 패쓰 한다.
두륜봉에서도 많은 인파와 바람으로 인하여 어찌할 수 없고
이내 적당한 안부에 도착하여 점심으로 준비한 김밥을 아작내다 ㅎㅎㅎ
정신 없이 내려와 보니 어느새 표충사라
산행 겨우 3시간한 산행기는 처음 써 본다 ㅋㅋㅋ
그렇게 요란스럽던 정상에서 벗어나 이윽고 고요한 산사의 가을풍경과 함께
들려오는 목탁소리에 불자는 아니지만 부처의 마음으로 돌아가 숙연해진다.
이내 마음의 평온을 느껴본다.
부처 앞에 혼신을 다해 두 손을 모으는 사람들을 말없이 바라본다.
종교는 누구에게나 신성하고 믿는 마음은 아름다운 법이다.
아직까지 늦가을 풍경을 내어주는 자연 앞에서 자신을 낮추는 법을 배운다.
항상 고마움을 모르고 살고 있는 나에게도 뭔가를 느낄 수 있었던 산행이었다.
2012. 11. 10
“청산의 바람흔적”은 대흥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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