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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산] 전 치 옥 / 산에서 배우는 삶
智異山 戀歌

큰새개골 우골산행

by 청산전치옥 2010. 9. 9.

 큰새개골 우골산행

 

 

 

-일시: 2010. 9. 5.

-어딜: 의신~대성마을~큰새개골우골~남부능선 조망터~음양수샘터~ 대성골~ 의신

-누구랑: 원시인. 초지. 서북능선. 일락부부. 이중위. 돌팍. 침향.

 

 

 

 

 

 

 

이제 그만 비가 오려나 하면 또 내리는 비를 멀리할 수 없다.

더군다나 낼 모래면 태풍 하나 몰고 온다는데 어찌 산행을 아니할 수 있겠나

마침 일요일 산행 길 원시인님 일행과 동행하게 된다.

대성마을 향하는 언덕배기에서 진땀을 흘리며 이제, 오늘 죽었네 하고 복창을 한다.

앞선 머시마 셋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대성마을 주막집도 지나쳐 버린다.

, 죽이려고 작정을 했구나

한 시간 남짓 된 걸음을 재촉한 뒤 잠시 계곡에 머문다.

 

 

 

 

남부능선 조망터에서

 

대성계곡도 여름의 끝자락에 수척해질 뻔한데 도대체 언제까지 비를 내리려는지

아직도 성하의 계절 여름인양 콸콸거리는 소리에 옆 사람 하는 얘기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설마, 나를 두고 욕하는 것 아니겠지 ㅋㅋ

욕 얘기가 나왔으니 아마 우리 세대처럼 그렇게 욕을 많이 먹고 살아온 세대가 있을까 싶다

기본적으로 저런 오살 할놈, 호랭이 물어 갈놈 "병신 같은놈" 육시할놈" "찢어 죽일놈"

욕 먹을 짓을 해서가 아니라 지금 생각 하면 그 시절 짜증스런 삶을 표현한 거고

누구나 통상 언어가 욕으로 시작되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 시절의 욕은 으레 고달픈 생을 살아가면서 그래도 욕으로 라도 위안을 삼았던 민초들의 삶……

 

 

 큰새개골 들머리에서

 

아침부터 술 한배를 돌리고 이어진 산행 길에 어둠이 내린다.

갑자기 폭우가 쏟아질 것 같은 예감이다.

원대성마을을 지나고 작은새개골 다리를 건너면서도 카메라를 내 밀지 못했다.

평소 같으면 그렇게 멀리 느껴지지 않았을 큰새개골 들 머리가 왜 이렇게 지루하던지

다리 건너 커다란 나무가 밑 둥을 그대로 내 보이며 힘없이 자빠져 있다.

엊그제 대풍 곤파스에 한방을 먹은 듯 하다.

이제부터 사진을 찍어 보겠다고 카메라를 들이 내 민다.

 

 

 

 고도 1000근처 우측지계곡을 오른다.

 

잠시 후 우골인 음양수골을 지나고 산죽 숲을 지나면서 뒤쳐진 이중위를 바라 본다.

일그러진 이중위의 모습도 아랑곳 없이 모두 앞 다퉈 산길을 재촉한다.

핑계 삼아 쉬엄 쉬엄 가니 덕분에 내가 더 좋네

계곡 한 켠에서 목을 축이고 시원한 맥주 두서너 잔을 마시더니

웬걸~~ 발걸음은 더욱더 빨라져 버리네 참~ 기름이 부족한 모양이다.

 

 뭔가 열심히 작업을 합니다.

 

 

 

 

고도 1000정도 에서 갈려진 우측 지계곡을 붙들고 나선다.

들 머리인 초입부터 심상치 않은 계곡임을 직감케 한다.

쓰러진 고사목에는 몇 십 년의 세월이 흘렀을 푸른 이끼가 끼어 있고

그 사이로 솟아나 있는 표고버섯은 우리를 즐겁게 하기에 너무도 충분했었다.

평소 같으면 분명 건 계곡으로 있어야 할 곳이 이렇게 수량이 풍부하니

덕분에 산행길이 더뎌 좋고 계곡산행이라 시원해서 좋다.

 

 

 

 

지난번 산행 때 카메라를 말아먹은 일락님이 그 뒤 산행 때부터 똑딱이 찬양이로다.

“얼마나 좋습니까? 이래 찍고 저리 찍고……” 하면서

산행 시작부터 똑딱이 찬양을 하더니만 결국 오늘 한 건 또 하셨네요.

오늘은 큰 아이 똑딱이 들고 왔는데 무얼 찍으려고 하였는지 모르지만

그만 계곡에 퐁당 빠뜨리고 말았네요. 말은 거칠 것이 없어 편하다 라고 하지만

아마 산행 내내 뭔가 허전했을 겁니다. 이제 큰아이에게 한 소리 들을 일만 남았다는……

안되면 쩐으로 막아야 한다는 사실.

 

 

 

 

 운지버섯과 점심상

 

고도 1300을 올렸을까 하는 지점 적당한 곳에서 점심상을 펴기 위해 주변정리를 한다.

정말 내가 봐도 주변 돌팍으로 저렇게 간단하고 간결하게 예쁘게 쌓아버렸다.

~, 너무 이쁘게 쌓지마 4~5년 뒤 진주팀이나 지리99 팀이 집중탑구 들어가면 곤란혀

그래, 꼬막껍질 같은 음식물 찌꺼기는 철저히 없애고……’

, 주변에 기왓장 없지 ㅎㅎㅎ

아마 지난번 세앙골 산행 때 유키님이 지적했던 그 옛날의 흔적을 보고 하는 소릴께다

역시 먹는 시간은 즐거웠지요.

 

 초지님 상황 ㅋㅋ한건 했네요.

 

 

 

주변에 고로쇠 채취 흔적은 빼고는 이곳은 그 누가 다녀간 흔적은 없었다.

고도를 더욱더 높이니 상당한 수확물들이 건져진다.

그런데 원시인과 초지를 빼고는 우리 눈 모두는 장식품에 불과했다.

모르긴 몰라도 우리 모르게 몇 개를 더 수확물을 건졌는지 모른다 ㅋㅋㅋ

산행에는 정겨웠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ㅎㅎ

 

 

 

 

1 조금 지나 남부능선 조망대에 올라섰다.

바로 앞 창불대가 운해를 안고 돌고 있으며 지리 주능선이 운무에 가려 오락거리다.

서브기 하는 말 저쪽 계곡부터 차근차근 타 붑시다 라면 나바론 계곡을 쳐다 본다.

 

전망대에서 한참을 노닥거리다가 암벽에 피어 있는 산오이풀과 씨름을 해 본다.

별 볼품은 없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감지덕분이라 생각하고

음양수 샘 주변에 피어 있는 가을 야생화가 우리 일행을 반겨준다.

날씨도 그렇고 주변 풍경도 그렇지만 야생화에 목말라하는 우리 님들 열심히 담아 냅니다.

 

 

 

이제 내려서야 할 코스 대성계곡 조망대에서 마지막 쉼을 갖는다.

남부능선 따라 흐르는 저 아름다운 지능선 암봉에 걸려있는 운해에 눈을 맞춘다.

이 아름다운 지리산 풍경을 안보면 보고 싶고

날씨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보고 싶은 지리산 예찬이 나 혼자만이 아닐 지다.

 

 

 

돌팍님 사진 빌려옴(쑥부쟁이/산오이풀)

 

내 지친 몸 하나 기댈 수 있는 곳 지리산

그곳이 있기에 난 행복한 사람.

정녕 할 수 있다면

삶에 지친 우리 모두에게 당신의 품에 안게 해주오.

늘 함께 행복 할수록......

 

 

 

이제 내려서면서 사진 찍을 곳은 없다며 모두 카메라를 집어 넣는다.

이 길이 올라올 때 보다 더 지루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게다.

엊그제 비박때 포함 이 길을 선택했던 이중위님은 최근 보름 동안에 3번을 내려선다는.

한참을 내려선 뒤 아침에 쉬었던 그 자리에 쉼을 갖는데 이제 그만 나올 것만 같은데

배낭에서 계속 나오는 이슬의 정체를 도대체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잠시 후 코끝이 찡 하게 저려 옵니다.

그 지독한 홍어 냄새를 뒤로 하고 그 자리를 먼저 떠나면서 산행을 마무리 해 봅니다.

함께하신 산친구 님들 수고 하셨고 산행 내내 즐거웠습니다.

 

2010. 9. 5 지리산 어느 山頂에서

청산 전 치 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