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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산] 전 치 옥 / 산에서 배우는 삶
일반산행기

청산, 주작산을 다녀 오다

by 청산전치옥 2010. 4. 15.

 

자연과 인생(주작산에서)

 

 

-산행한 날: 2010.4.14

-어디를: 주작산에서

-누구와: 홀로

 

 

 

 

 

 

광주에는 4월에 때아닌 눈이 내린다.

올해는 이상저온으로 봄이 더디게 오고 있다.

영취산의 진달래도 그렇고 쌍계사의 벚꽃도 그렇고 진달래도 그렇다.

더군다나 장인어른 삼우제까지 모시고 나니 주변 꽃들은 끝물을 내밀더니

이내 영하의 기온 속에서 터뜨려진 꽃망울조차도 시름거린다.

 

 

 

 

기분전환과 마지막 남은 휴가를 보내기 위해 애마를 주작산으로 돌렸다.

집에서 출발 할 때 그렇게 맑은 하늘이었는데 정작 주작에 도착하니 이내 우울한 날씨로다.

기름값이 아까워서라도 산행을 포기 할 수는 없지요.

암봉능선에 올라서니 바람불고 추워서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다.

손이 시리고 배도 고파 양지의 암벽에 기댄 채 뻑뻑한 김밥을 밀어 넣는다.

 

 

 

 

 

그런 와중에 홀로 주작산의 맛 바람과 맞서면서 인생 이란 단어를 곱씹었네요.

들녘에는 여리게 나오는 새싹들이 따사로운 봄 볕을 받으며 원기를 찾고

머지않아 파란 새싹은 푸르름을 더하고 또 진한 색깔로 가을을 맞으면서

스스로 나목이 되어 겨울을 맞이 하지만 우리 인간은 반복된 삶을 살 수 없다는 아쉬움

 

 

 

 

 

나이 들어 자연과 인생은 마침 함께 어우러져 간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으며

나에게도 서른 즈음이라는 시절이 이었던가 하는 허망함과

분명 자신이 살아 오면서 후회된 삶은 살지 않았는데도

앞으로 온 날 보다 살아갈 날이 짧아졌다는 사실에 갑자기 서글퍼 집니다.

재물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만

나이는 많아질수록 싫어지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겠지요.

 

 

 

 

 

그러나 어찌하오리까.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 있는 장수가 없듯이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

인생을 연습으로 살 수는 없지요.

늘 공연중인 내 인생 한 순간도 허술히 살 수는 없지요.

여러분께서도 힘내세요. 그리고 화이팅 하세요~~~

 

 

  

 

 

산행을 마치는 시간에 광주 늘산님께서 문자가 날라옵니다.

광주에 눈 허벌나게 옵니다

 

 

 

  

 

 

2010. 4. 14. 전치옥 씀

 -청산의 바람흔적은 주작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