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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산] 전 치 옥 / 산에서 배우는 삶
일반산행기

철지난 영취산의 흔적

by 청산전치옥 2010. 4. 19.

 

철 지난 영취산의 흔적

 

 

-언제: 2010. 4. 16

-어디를: 영취산 축제장-골명재-진례산-봉우재-시루봉-임도-축제장

-누구와: 홀로

 

 

 

 

엊그제 주작산의 진달래를 보겠다고 나섰는데 왠 날씨가 그렇게 받쳐주지 않은지

그렇게 날씨가 좋다가도 내가 산행만 하면 이상하게 굿은 날을 몰고 다니는 것 같다.

참 그날은 봄날이 아니라 배고프고 눈까지 내리는 추운 산행을 했던 기억

올해도 진달래 꽃을 보지 못할까 하고 늦으나마 기대는 하지 않고 이웃 영취산으로 발길을 돌렸다.

 

 

 고개숙인 여인은......

 

 국가산업단지인 GS 칼텍스와 진달래

 

 

어제 혹시나 하고 회사 가는 길에 일부러 그쪽을 유심히 봐 왔던 터라

그렇게 실망은 하지 않으리라는 기대 반과 우려 반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일찍 일어나 재촉한다는 게 그만 6 넘어 버렸다.

요즘 해가 몇 시에 뜨는지도 알지 못하고 주위 여명은 벌써 맑아 오기 시작한다.

6부턴 산행을 시작한 나는 20여분 오름 짓에도 숨이 헐떡거리는 모습에 예전은 아닌가

진달래 군락지 들어서기 전에 남해 망운산 저 편에서 해가 솟는다.

 

 

 

 

 

갑자기 부지런을 떤다.

가쁜 숨을 몰아 쉬며 100m 달리기 15초 이내로 주파하고 낮은 포복 자세로 발사

잠시 후 삼각대 장착 후 완전 전멸 모드로 돌입하여 76미리 연사로 날린다 ㅋㅋ

분명 새 떼는 아니다.

정신 없이 한참을 날리다 보니 왠걸 주변에 진달래꽃이 없네 ㅎㅎ

군데 군데 억지로 늦게나마 피어있는 늦둥이를 배경으로 앵글을 갖다 대다가 그만 넘어지는 불상사.

저 위에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한참을 감상하고 저 처자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휴 쪽 팔려 ㅋㅋ

 

 

 

 유명한 S 라인을 그냥 놓칠 수 없어서

 

 

정신을 가다듬고 주변 조망에 몰입한다.

그리고 쉬엄 쉬엄 모드로 나간다.

여천산업단지와 묘도 그리고 광양만과 광양제철의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머지않아 이순신대교가 열리는 날이면 광양과의 거리는 물론 경남과의 거리도 상당히 단축 시킬 수 있다.

이제 발길을 진례산 정상으로 향해 옮긴다.

최소한 4~5일전에만 다녀 갔어도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어찌하랴……

 

 

 지나온 길을 뒤 돌아보며

 

 

.

30여분을 소비하여 다시 봉우재에 닿는다

주변에 사람 한 사람도 없는 모습에서 을씨년스럽기까지 한다.

하기야 누가 이른 새벽에 그곳도 철 지난 영취산을 찾는단 말인가

잠시 시루봉 정상에 앉아 84년 입사부터 지금까지 놉을 먹고 있는 울 회사를 바라본다.

지금까지 아무 탈없이 우리가족을 지킬 수 있는 저곳에 몸 담고 있는 현실에

내가 자랑스럽게 느껴지며 새롭운 감회가 밀려온다.

한편으로 내가 국가발전의 기둥의 모태가 된다는 사실에 자부심도 가져본다.

 

 

 제가 입에 풀칠을 하고 있는곳을 망원으로 땡겼습니다.

 

 

준비한 바나나 2개와 우유 하나로 시장기를 대신한다.

맘 같아서는 저 능선을 넘어 그냥 호랑산건너 집까지 걸어가 보고 싶기도 하다.

지난날 한창일 때 그렇게 산행을 밥 먹듯 하였는데……

이번에는 임 도를 따라 발 길을 돌려 왔던 길을 다시 나선다.

미쳐보지 못한 주변의 벚꽃이 이제야 만발했다는 사실에 탄복을 외쳐본다.

 

 

 

길다랗고 지루한 임도를 지나면서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을 되 짚어 보며 산행을 마감한다.

 

2010.4.16. 전 치옥 씀

-청산의 바람흔적은 영취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