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
-산행 한날: 2008.12.27~28 -흔적들: 당동마을-고리봉-묘봉암터(야영)-만복대-묘봉헬기장-상위마을 -누구와: 지리산 산 친구들
‘내가 왜 진즉 산을 알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좀 더 일찍 알았다며 하는 후회 아닌 후회를 지금에 와서 가끔 이런 후회를 해 본다는 게 얼마나 바보스런 질문일까요? 오늘도 내일이면 그 때가 되고 지금 이 시간도 지나면 그 때가 되는 것인데 내일 후회 없는 그 때는 지금 이 시간이지요.
언제부터 당신들은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 소중함은 나 개인이 아니고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순간이 오늘인 것처럼 오늘을 함께하는 사람들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소중한 당신들입니다. '나' 자신이 중요한 소중한 사람인 것처럼 '우리' 모두가 서로를 위해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먼 훗날 길지도 짧지도 않은 내 인생의 걸어온 길에 당신들과 함께 찍혀진 지리산 발자국을 바라보며 소중하고 아름다운 영원의 느낌표가 되어주신 여러분을 기억하겠노라고......
청산의 바람흔적을 따라서 지리산 묘봉암 터에서.......
하봉으로 갈까 반야봉으로 갈까 묘봉암터로 갈까 우여곡절 끝에 이 많은 인원을 수용할 만한 곳은 묘봉암터가 가장 적격이었다. 날씨가 너무 좋아도 문제인 것 같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지리의 주능선을 보니 갑자기 움푹 들어가있는 그곳이 싫었던 모양입니다. 당동마을에 파킹을 하고 일찍 야영지로 향했지요.
반야의 뒤 꼭지가 내려다 보이는 헬기장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진주에서 특별한 손님이 와 줘서 더욱 빛났지요. 사랑하는 두발로님과 들국화 그리고 초롱이님 반가웠습니다. 삼겹살과 오리구이와 떡라면으로 점심을 나눴지만 그래도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여린 향이 코를 자극하는 부드럽고 달짝지근한 복분자는 그만인 것 같았습니다.
밤 하늘에 수 많은 별들이 빛나는 만복대 그늘아래 섰습니다. 달님도 숨죽여 있는 고요한 밤하늘에 “모든 불을 꺼 주세요” 어느 산 친구의 선창에 따라 검푸른 하늘밑 산등성이만 까맣게 윤곽을 드러낸 하늘을 쳐다 본다. 다이아몬드 결정체들이 머리 위에서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 같았다. 오랜만에 잠겨보는 은하의 세계 하얀 너울이 춤추는 은하수 사이로 유독이 강한 광채를 내 뿜고 있는 별 빛을 따라 나섰다. 그 광채의 빛을 따서 사랑하는 여기 산 친구들에게 정기를 넣어주고 싶다. 별은 빛나고 산정은 깊어만 가는데……
어느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별빛에 물들은 밤같이 까만 눈동자,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아침이슬 내릴 때까지” 일심동체가 되어서 불렀다. 산이 좋아서 산길 따라 모이는 사람들 멍 하니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바라만 보아도 좋은 산 산이 좋고 그런 사람들이 좋아 이곳에 모였습니다.
그리고 빛나는 곳만이 환한 곳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우리가 익숙지 않은 어둠 속에서도 우리 모두 마음의 발전기를 돌리면 어둠의 등불을 켤 수 있다는 사실 그대가 있어 언제나 다시 일어서고 그대가 있어 힘든 오늘도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었듯이 빛은 그렇게 너와 나, 우리들 마음에 달려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무자년의 아쉬운 한 해도 해를 넘겼습니다. 참말로 다사다난했던 날들이었지요. 어렵게 만들어진 세계경제를 어떻게 극복 해 나가야 할지 모르겠으나 기축년 새해는 소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작은 소망과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끔 우리 경제가 좋아졌으며 합니다. 다행이 새해 아침부터 서설이 내려 모든 것이 잘 이뤄질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경제도 안정되고 우리 생활이 윤택해지도록 작은 희망을 가져 봅시다. 덕분에 2년에 거쳐 유행하는 몸살감기로 새해 첫날부터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올 한해 건강한 기축년이 됐으며 합니다.
청산 전치옥 씀.
|
'智異山 戀歌' 카테고리의 다른 글
未踏(미답)코스인 서북능선을 따라서 (0) | 2009.02.01 |
---|---|
자신을 낮추는 산행(서북능선 한 자락) (0) | 2009.01.26 |
산동장 가는길 (0) | 2008.12.22 |
산책하듯 다녀온 서북능선 (0) | 2008.12.12 |
천왕봉의 정통코스를 다녀오다. (0) | 2008.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