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라! 우중산행을……(진도사골)
-일시: -어디를: 신율마을-작은진도사골-문수대-질매재-신율 -누구와: 동부 팀 5명
손각대로 장노출를 하다보니 폭포사진 절반 밖에 건지지 못했습니다
“문수골만 들어오면 이상하네” ‘비를 몰고 다니는 사나이네’ 문수대를 찍고 나서 쏟아지는 폭우와 번개 그리고 우박까지 맞으면서 하는 토목의 말이다. 나 역시 엊그제 뱀사골 산행에서 하루 종일 비를 맞고 산행을 했는데 이번에 또~ 그러나 어떠랴 어떻게 우리가 지리산 날씨를 알겠는가? 지리산 지 맘인 것을……
문수대에서: 함께한 사람들.
최근에 홀로 산행하는 자신이 안타까웠는지 토목이 시간을 내 준다. 5월5일 대성골 산행 후 오늘 함께했으니 벌써 2개월이 됐다. 덕분에 언제나 함께했던 같은 지인들과도 동참을 한다. 그들과 산행에서는 언제나 그랬듯이 산행코스 선택은 그들의 몫이었다. ‘간단히 할 수 있는 짧은 코스를 해 보자’ 는 제의에 진도사골을 내 놓는다
평소 이 시간이면 산행을 해야 할 시간 혹시 내려올 때 시간 따라 문바우등과 복호등 산행을 위해 문수사 방향에 차 한대를 댄다. 3년 전 이 맘 때 토목과 문수골 산행 후 2번째이다. 그때의 신율마을과 현재의 모습을 보니 참 벌써 많이도 변했다. 길가의 아담한 별장들이며 좁은 小路(소로)를 확장해 놓은 모습들이며 마을 곳곳에 잘 다듬어진 정원수들이 하늘을 찌르는 것 같았다.
감나무골을 지나고 우량관측소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최근에 자주 내렸던 비 때문인지 수량이 풍부해서 좋다. 이윽고 오른쪽으로 계곡을 건너고 오름 짓을 하면서 왼쪽으로 또 한번의 계곡을 건넌다. 잠시 후 고도 680m의 질매재 삼거리(좌: 진도사골/우: 질매재)에 닿는다. 지형도상의 문수리다. 주변에 그 옛날 살았던 흔적들이 역력하다. 잠시 이곳 계곡 옆에서 쉬기로 한다.
진도사 바위에서: 진도사 전설이 묻어있는 구멍뚫린 바위 보이지요.
계곡 옆 희미한 사면 길을 따라 오른다. 그러더니 이내 계곡 속으로 우리들 몸을 숨기면서 본격적인 계곡산행이 시작 된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계곡의 아기자기 한 맛은 있어 보였다. 얼마의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삼각대 없이 카메라 앵글을 갖다 댔다. 그러면서 잠시 진도사 바위에서 우리의 발걸음은 멈춰 섰다. 지다람의 해박한 진도사 바위의 유래와 문수골의 역사를 이야기 하면서 산행은 이어진다. 산행 후에 안일이지만 최근에 다녀간 다우님의 문수골 산행기에 자세한 내용들이 언급되어 있어 더 이상……
문제의 버섯: 먹을 수 있는지 아직 소식이 없네요.
잠시 후 고도 780의 합수점에 닿는다. 우측이 문수대 앞으로 향하는 큰진도사골이고 왼쪽이 노고단 송신탑 아래로 떨어지는 작은 진도사골이다. 우리가 오르는 작은 진도사골은 말이 작은 골이지만 지리산 어느 골 못지 않았다. 그래도 사람의 흔적이 덜 탄듯한 돌팍의 이끼들과 이름 모를 버섯들이 널려있다. 행여 먹을 수 있는 버섯인가 몰라 토목님이 배낭에 꾸려 넣고 먹을 수 있으며 연락을 해 준다는데 아직도 소식은 없다.
점심상에 나온 이 소주가 전부 ㅋㅋ
물줄기가 끝나는 시점인 고도 1200여 미터에서 점심상을 차렸다. 오늘 산행은 이슬을 준비하지 못해 조그맣고 귀여운 이슬을 내가 준비했다. 1시간의 점심을 마치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빗줄기가 내리치기 시작한다. 이윽고 고도를 올리면서 계곡을 버리고 우측 문수대 방향으로 방향을 돌린다. 몇 번의 잡목과 산죽 길을 헤치는 사이 천둥소리와 번개 그리고 폭우가 스쳐 지나 가더니 14시40분에 고도 1390 송신탑 아래 문수대 향하는 사면 길에 닿는다.
2006년 문수대와 현재의 모습입니다.
잠시 후 고도를 낮추니 이내 문수암(1280m)에 닿는다. 무너진 암자는 고즈넉하게 버텨 서있는 모습이 오늘따라 외로워 보였고 佛寺(불사)에 다가서는 우리들의 마음이 무겁게 느껴지기라도 하듯 잠시 머뭇거린다. 정녕 두려움이라도 느껴지는 것은 나 혼자만의 느낌일까? 속세에 얼마나 많은 죄를 지었기에…… 행여 스님께서 계실까 조심스럽게 수행 문을 열어 젖힌다. 주변 적막감이 스치더니 이내 인기척이 없다.
스님이 즐겨 사용하신 우산 대용품과 함께한 산 친구들
짙게 깔린 비구름에 주변풍광을 즐기지 못하지만 문수대의 주변을 거닐어 본다. 마당에 오랜 세월과 함께했을 구상나무 그늘아래 자연석 간이의자와 마당 한 켠에는 비 오는 날 스님이 이용했다는 우산 대용품이 스님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자연석 의자에 차 한잔의 여유를 가졌으며 하는 산구화님의 소원이 이뤄질지는 모르겠고 다시 이곳을 찾으면 우산 하나 갖다 드린다는 부처님과도 약속을 하였으니 그 언약이 이곳 지리산이 알고 암자 뒤 부처바위가 알고 있을 터 우리도 지켜 볼 것이다. 잠시 후 내려와야 하는 아쉬움을 접고 그 자리를 내 주자 마자 천둥소리와 함께 굵은 빗줄기는 여지없이 우리들의 속살을 파고 든다
쏟아지는 폭우를 어찌하랴 여름이면 우중산행을 준비했다지만 그냥 우의는 거치지 않기로 하였다. 잠시 스쳐 지나가는 국지 성 소나기로 생각을 했을 뿐인데 좀처럼 비는 그치지 않는다. 우박까지 쏟아지는 날씨에 오히려 차가운 기운이 들었다. 부지런히 걸어 내려와도 좀처럼 질매재는 나오지 않는가 싶더니 잠시 질매재의 우측 비탈길을 내려서면서 미끄러움에 보기 좋게 몇 바퀴를 굴러 떨어졌다. 잠시 후 너덜길이 나오면서 사면을 따라 내려 설 즈음 질매재 사거리에 닿는다.
산행 흔적입니다.
계곡물을 벌써 흙탕물로 변해 있었다. 정말 순식간에 불어나는 문수골의 모습을 보고 임도를 따라 내려온다. 매막등 주변에는 아직도 흰구름과 검은 구름이 뒤 엉켜 너울거리고 있고 신율마을에 도착했는데도 소나기는 그칠 줄 모르고 한참을 쏟아 부었다. 구례 저 아래는 또 다른 세상을 보는 것 같았다. 언제 비가 내렸는가 싶을 정도로 오미리의 길바닥은 매 말라 있었다. 오늘 함께 해 주신 산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면서 산행기를 마칩니다. 수고 하셨네요.
청산 전 치 옥 씀.
문수골 지계곡 명칭들(다우님 제공) 감나무골: 진도사골: 진도사골은 큰진도사골과 작은 진도사골로 나뉜다. 진도사 바위와 관련된 전설에 의하여 불리어지고 있으며 현지에서 태어나 오랜 삶을 영위한 주민들간 복수 검증에서 일치한다. 큰 진도사골은 진도사골의 합수점에서 우측으로 난 계곡으로 문수대로 직등을 한다. 작은 진도사골은 합수점 좌측에서 노고단 송신탑 밑으로 직등을 한다.
진도사골 계곡 한가운데 둥그렇게 구멍 뚫린 바위가 있는데 옛날 진도사가 이 계곡에서 도를 열심히 닦는 도중 해가 지려하면 그 바위 구멍에 깎은 나무를 꽂아 해가 넘어가지 않게 매달아 놓고 도를 더 연마 한 후 그날 닦은 도가 충분하면 해를 풀어 줬다는 전설이다.
극락터골: 초입 고도 600m 지계곡으로 토지면 사무소를 통해 문수골에서 오래 살았다는 주민들간의 복수검증을 시도 해 봤지만 골 이름 아는 사람이 없고 조상이 임진왜란 당시 들어와 살았던 13대 살고 계시는 한 분만이 '극락터골" 이라 했다. 복호골: 신율마을 인근에 복호바위와 복호폭포가 있고 그 위에 복호등이 있다. 복호골 초입은 고도 520m 지계곡을 지칭하며 복구골은 잘못된 표기이다. 매막등: 1:25000 지형도상의 매막등이 형제봉. 월령봉능의 1202m 봉에 표기 돼 있어 이 능선으로 오인하였는데 현지 확인 결과 감나무골과 작은진도사골 사이의 능선을 말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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