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서(殘暑)가 남아있는 어느 초가을 저녁 태풍 ‘나리’와 함께 인사동 거리를 다녀왔습니다. 여러분들도 아마 그 옛날 이런 낭만을 즐기며 밤을 세웠으리라 생각 됩니다. 무심하게 흐른 지난 세월이 아쉬웠고 과연 나에게도 저런 낭만이 있었는가 싶어 괜스레 허전함에 두 어깨가 들썩입니다. 지나온 시간들을 저울질하며 내가 그런 낭만의 세계를 즐기는 것 같은 기분으로
창 너머 시원스럽게 쏟아내는 빗줄기 내 마음 알기나 하듯 나뭇잎에 토닥거리는 빗방울 소리는 어떤 그리움과 기다림이란 단어를 토해내고 맙니다. 이러한 상념의 시간들이 거꾸로 가는 인생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썼다 지우고 다시 쓰는 이름이여 까~만 낙서 장에는 어느덧 커피 향으로 적셔오며 창밖에 여전히 들려오는 요란한 낙수물 소리에 갈증만 타오르는 인사동 거리에도 언제가 저들도 연습해야 할 이별이 진한 그리움으로 다가 오겠지요.
눈물 젖은 이 자리에는 어느 님 앉아 있었을까 한 켠에 묻어있는 수 많은 사연들은 그리움으로 범벅 되어 시간을 저울질하고 미련을 태우 간 담배 연기 따라 기다림의 자존심을 허공에 묻습니다. 그 누구도 갚아줄 수 없는 내 청춘의 한 귀퉁이를 돌려달라고.....
비오는 인사동 거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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