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청산의바람흔적
  • [청산의바람흔적] 산에서 길을 묻다
  • [청산] 전 치 옥 / 산에서 배우는 삶
智異山 戀歌

볼 것 없는 도장골 산행에서……

by 청산전치옥 2010. 6. 27.

 

볼 것 없는 도장골 산행에서……

 

 

-일시: 2010. 6.25

-어디: 거림~도장골~일출봉~연하선경~촛대봉~청학연못~무명교~거림

-함께한 이: 두발로. 들국화. 입선. 청산

 

 

 

 

장성한 아이들이 모여드니 갑자기 집안이 좁아진 느낌이다.

큰아이는 방학이라 잠시 머물고 작은애는 군 휴가를 나와서 함께하다.

설마 애들이 산에 갈 일은 없을 테니 물어 보지도 않고

2~3일은 그런대로 외갓집이다. 할머니 집이다 해서 정신 없이 돌다가

이제 은근히 산 생각이 나누나.

어디 적당한 곳으로 한바리를 해 볼까 하다가 입선과 지리산 산동무가 된다.

더군다나 평일 날 오랜만에 진주의 갑장(甲長)과 들국화님까지 함께 한다니……

 

 

 

거림에서 그들과 함께 만나 아침 6 50 산행은 시작된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예감이지만 그래도 일기예보를 믿어 보기로 한다.

계곡 사면을 따라 한참을 오르다가 이윽고 계곡을 건너기 직전 잠시 휴식을 갖는다.

잠시 머문 사이 어디에서 나타나는 두 산 꾼

평일 날 그것도 이 도장골에서 만난 사람이 나를 알아 본다.

함께한 산행은 없었지만 산행기로 나를 알고 있다니 반갑기도 하다만……

통성명을 하면서 세상사는 것이 좋은지, 산이 좋은지, 얼마나 좋은지 그 분은 좋아좋아

 

 

 

  

 그 일행은 계곡을 치고 오르고 우리는 길 좋은 사면 길을 향해 오르기로 한다.

6년 전 도장골 처음 산행할 때

정확한 이 길을 놔두고 처음부터 끝까지 계곡만 고집하여 올랐던 기억이 새롭다.

그 때도 그랬지 한참을 오르다가 계곡과 점점 더 멀어져 다른 길을 가는 것 같아

백하여 뒤 돌아 왔던 기억이 오늘도 가면서 설마 다른 길은 아닐까 생각 해 본다.

잠시 오른 가 했는데 이윽고 두 갈래 길이 나타난다.

우측 길을 선택해 가야 하는데 좌측을 선택하는 바람에 잠시 왔던 길 다시 백~~

사면을 치면 또 다시 고도를 상당히 한참을 높이니 이내 묘지가 나타난다.

맞아, 그래 이 길이야 라고 입선이 외친다 ㅋㅋ

 

 

 

 

잠시 약간의 고도를 낮추면서 산행 시작 1시간 40분 거쳐 와룡폭포에 닿는다.

도장골에서 딱 한가지 볼 수 있는 비경이 와룡폭포다.

삐쩍 여윈 와룡폭포는 수명을 다하는 듯 끊어질 듯 하면서도 이어지는 가냘픈 물줄기로 명맥을 이어 간다.

잠시 우리가 알바를 하는 사이에 계곡으로 오르는 그들과 잠시 또 다시 조우를 한다.

잠시 먹거리로 충전을 하고 이제는 만나는 일이 없을 겁니다 라고 헤어진다.

하기야 저들은 촛대봉으로 가고 우리는 일출봉으로 가는데 어찌 만나리오

 

 

 

 

우측 계곡을 선택해 앞으로 전진~~ 고 고~~

이곳까지 내려올 때 2번의 기억이 있었지만 올랐던 기억은 6년 전 그 후 오늘이 처음이다

그 때 고도를 높이면서 수 많은 잡목들과 싸움에 절대 이 코스는 오지 않겠다고 한 후...

오늘도 역시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계곡이라 해도 어느 정도 물줄기라도 보여주면서 멋진 와 폭과 소도 보여주는 그런 모습을

상상했다가는 큰 잘못된 생각이려니 ~~.

애초에 이런 계곡이라 생각하고 오늘도 이 길을 선택했다.

다만, 6년 전 지리산을 잘 알지 못하고 덤벼들었던 그 추억을 새기면서……

 

 

 

 

고도를 올리면 올릴수록 이따금씩 하늘금은 보인다.

허지만 잿빛 하늘과 짙게 깔린 운무로 시야에 보이는 것은 없고 눈 앞에 다가서는 곰취~

열심히 뜯다가도 시야가 확보되면 얼른 카메라 앵글을 갖다 대고

그러기를 몇 번 하는 사이 벌써 일출봉의 그림자가 우리의 눈 앞에 나타난다 ㅋㅋ

어느 적당한 곳에서 점심상을 차릴까 하였으나 어찌나 바람이 불기에 더더욱 한기까지 느껴 온다.

 

 

 

 

일순간에 연하선경의 아름다운 모습이 짙은 운무와 바람에 바라 볼 여유를 주지 않는다.

연하봉 북쪽 사면 적당한 곳에서 점심상을 폈다.

배도 고프고 춥기도 한지 울 갑장은 오돌오돌 떨고 있네 여~~ㅋㅋ

뜯어온 곰취에 삼겹살을 싸 먹는 이 맛 키~. 감탄사 연발입니다.

마냥 좋답니다. 추워도 좋고 주변 풍광이 보이지 않으면 어떠냐고 그냥 좋답니다.

 

 

 

 

아름다운 연하선경의 길을 따라 가면서 마음 속으로 풍광을 바라 봅니다.

반야봉도 보이고 천왕봉도 보이고 세석도 보이고 내 마음 속 여유로움도 보입니다.

언제나 올 때마다 아름다움을 볼 수는 없지요.

그렇게 꽉 찬 아름다움 보다는 약간 부족함에서 오는 여유로움이 좋지요

아마 나를 위로하기 위한 내면적인 가식이라는 것도 알지요

하지만 이제 우리의 나이가 약간 헐렁함과 부족함에서 오는 여유도 즐길 줄 알아야 한다고

그래서 스스로 자신의 작은 진실 하나라도 찾고자 함이 내 진실입니다.

 

 

 

 

촛대봉 못 미쳐 청학으로 가는 지름길이 있다 하니 입선이 대번에 그 쪽으로 가잖다 ㅎㅎ

조망이야 볼 수도 없고 하여 우리의 산행 코스가 변경이 되었다.

다행이 하산 길에 들어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청학굴을 보여 달라고 하는 바람에 청학굴을 찾아 나선다.

이윽고 청학연못을 따라 내려선다.

그런데 앞으로 만날 일 없을 거라는 좋아 님 일행을 청학연못 못 미쳐서 또 만난다.

지금 이 시기에 청학연못을 볼 것은 없지만 그래도 잠시 쉼터로 정하면서……

 

 

 

우두둑 떨어지는 빗소리를 멀리 하면서 내림 길을 재촉 합니다.

미끄럽기도 하고 땀과 비가 범벅이 되어 기분이 좀 찝찔하지만 그래도 어이 합니까?

내가 좋아하는 산행이고 내가 좋아하는 지리산인데

잠시 무명교를 지나고 이제 거림을 향한 널러한 고속도로에 진입을 했네요.

때로는 한마디 말도 없이 때로는 수다를 떨면서 하는 사이 6 못 미쳐 거림에 닿는다.

하산 주로 먹지 못한 맥주잔을 부딪치면서 최근에 유행한 구호를 외칩니다.

우리 모두 ~ 족같이 ……

함께 해주신 산친구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2010. 6. 25. "청산의 바람흔적" 은 도장골에서...

 

청산 전 치 옥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