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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산] 전 치 옥 / 산에서 배우는 삶
智異山 戀歌

명선북능과 달궁의 밤

by 청산전치옥 2007. 9. 2.

명선북능과 달궁의 밤.

 

 

2007. 08.25. 

함께한 사람들: 전남 동부팀일원.

 

 

 아침부터 누구와 싸우셨나......(형님 알아보지 못해서 지송 합니다)

 

  

형님 25일 한바리 합시다

라고 산행 약속을 받아내려는 토목의 의지가 대단했다. 

그도 그럴 것이 25일 산행은 워낙 여의치 않아 망설이고 있었는 

어쩔 수 없이 쉽게 허락을 하고 만다.

오늘 스케줄을 생각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에라~ 나도 모르겠다

 

 

 

  

지리산 반선의 아침은 조용하다기 보다는 의외의 아침이었다. 

아직도 무더운 날씨의 여름 끝은 와운골의 계곡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으며 

계곡 흐름 속에 맞춰 불어대는 여름매미는 이제 한 시절을 보내는 것 같다. 

한 옥타브 내려 앉은 풀벌레 소리들이 이제 마지막 남은 여름을 붙잡아 보겠다는 

심성이고 보면 어쩔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을 거역하리오…… 

 

 

 

 

  

반선마을를 깃 점으로 한 바퀴 돌아오는 산행  

항상 이곳에 오면 내가 맨 처음 시작한 지리산 빨치산 산행이 생각난다. 

유독히도 이곳을 배경으로 하는 산행은 알바가 많았다. 

영원릉에서 천년송 능선에서 그리고 와운골에서 

그때 홀로 산행이 나에게는 많은 생각과 자신을 스스로 믿게 만드는 산행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나름대로 지리산을 알게 한 산행이었다. 

한때는 눈 내리는 영원릉에서 반야를 바라보며 마냥 즐거운 소년시절처럼 

시간을 보내다가 천년송으로 내려 오면서 오르 내림을 반복하는 사이 

~ 무슨 아름다운 소나무가…… 

스스로 길을 찾던 그 시절이 불과 3~4년 전이었던가. 

 

 

 

 

  

오늘 그 길을 간다. 

그때 보다 더 발달된 이곳의 산 길은 누가 만들었을까. 

항상 그 때도 그랬듯이 태초의 산 길을 누가 만들었지 하는 유치한 질문을 하였고 

그 질문 속에 내 스스로 그리고 우리가 길을 만든다. 

 

 

   

상당한 많은 인원이 활동하기가 거북스런 산행일까. 

반선마을 앞 길을 지나는데 유독이 짖어대는 개** 

오늘 산행 그만하고 이 계곡에서 그냥 보냅시다 하는 초지의 말 

아닌게아니라 그냥 계곡에서 보내고 싶은 마음이 충동질한다. 

그러나 어딜 그렇게 산행을 할 우리들 동부팀인가. 

배대장께서 고고를 외친다. 인정사정 볼 것 없이……

 

 

 

  

한참 와운골을 우측에 끼고 돌고 도는 사이 어느새 희미한 능선 길로 접어든다. 

조망이라고는 별 볼일이 없지만  

그래도 풍겨주는 땀냄새와 발에 밟히는 촉감이 마냥 신비스럽기만 하다. 

잠시 후 발견한 원숭이**버섯과 진하게 풍겨주는 **향이 코를 찌른다. 

한 입 받아먹고 나니 혀가 얼얼하다. 

그러나 입안 가득히 퍼져오는 진한 향은 오래도록 머물러 간다. 

 

 

  

잠시 후 영원릉에서 사방팔방으로 펼쳐져 있는 조망을 만끽한다. 

바람 한 점 없는 능선이지만 그래도 최고의 희열을 느껴서 좋다. 

능선을 따라 삼각점에 다 달았을 때부터 붐비는 산 객들을 볼 수 있었다. 

왜 이럴까? 하는 답은 연하천 산장에 와서 알 수 있었다. 

산장을 리모델링하는 관계로 사방 주변이 너무도 어지럽게 널려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짜증스럽게 하는데 과연 올바른 일들인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자 

 

 

 

  

근처 헬기장에 점심상을 차렸다. 

토목님께 내 점심까지 챙겨달라고 부탁을 하였지만 영~ 미안 하기도 하고 

다행이 육해공 망라한 음식물들이 차려지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더라. 

한바탕 먹거리의 잔치가 끝나고 와운북능을 향하여 발길을 돌린다. 

이제 내려가야 할 시간 

시원스런 조망은 이곳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래도 와운마을를 향하는 최단시간

코스이기도 하다. 딱 한곳의 조망바위에서 위안을 삼으며 한 컷씩……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이 급해진다. 

오늘 5부터 지리99 의 달궁의 밤 행사 시간이 다가 온 것이다. 

서둘러 내려오면서 와운골에서 시원한 계곡에 발을 담그며 오늘 산행을 정리한다. 

5 조금 못되어 달궁에 도착하니 몇몇 회원들은 벌써 사격장소를 염탐하고 있다. 

이곳 달궁은 9월을 바라본 날씨인데도 무척 후덥지근하기만 하고, 

이윽고 저녁이 되어 이곳 저곳에서 터지는 함성 

먹거리와 공포탄 그리고  

박격포와 따발총 소리에 숨 쉴 겨를이 없다. 행사는 서서히 진행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달궁의 밤은 깊어 가지만 정녕 마음이 바쁜 나는 무엇부터 해야 할까……

  

 

 

  

끝까지 함께하지 못하고 그 장소를 빠져 나와 죄송하기도 합니다. 

그나마 그때까지 함께하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에 말씀을 드리고 

광주 터미널까지 히치 해 주신 답지님과 경천님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올립니다. 

산행기 상을 받았으면, 즉 밥값을 해야 될 것 같아 늦게나마 산행기를 올립니다.

여러분 만나 뵙게 되어서 진심으로 반가웠습니다.

  

 

2007.09.02 

청 산 전 치 옥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