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힘을 주는 지리산
-일시: 2008.4.19 -누구와: 사랑하는 산친구들과 -어디를: 무명골과 곡점능선
힘들고 바쁜 생활 중에서도 여유 없는 마음에 잊고 사는 것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너만은 잊지 않고 있었다. 지리산을……
너를 찾으려 하면 마음 하나 먹기에 따라 간단한 일이건만 바쁘다는 이유 하나로 그렇게 실행하기가 그리 어려웠는지. 봄을 위해 추운 겨울을 견디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추우면 추운 대로 바쁘면 바쁜대로 작은 기쁨을 찾아내는 마음을 갖는다면 "매일 매일이 가슴 뛰는 삶이 되어 간다" 는 평범한 사실인것을......
지척에 두고도 가 보지 못한 지리산을 다녀왔습니다. 내 기억에 2월10일 반야봉 산행을 다녀왔으니 아마 이렇게 지리를 멀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것도 그렇게 바쁜 와중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산행을 하였으니 이보다 더 아름다운 산행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따스한 봄바람을 예상 했지만 내 기대는 무너지고 지구의 온난화의 영향으로 4월의 지리산은 초여름의 날씨였습니다. 그러나 모처럼 함께하는 산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산행의 지루함은 오간 데 없었으며 우리의 기분을 맞춰주는 청량한 폭포소리가 4월 지리산의 초 봄을 추월하고 있었습니다. 능선에 서면 이따금씩 불어주는 바람은 왜 이리 시원한지……
오늘 산행은 우리의 의지와는 달리 예상 밖의 코스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산행대장께 물어 보시고 중산리의 아침은 토요일의 분주함이라기 보다는 아직 여유는 있어 보였고 법천폭포의 우람한 폭포음은 우리의 심금을 울리고 있었습니다. 계곡 중간에 피어있는 수달래는 우리의 발길을 부여잡고 계곡 빛에 반영된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봐 달라고 애원합니다.
고도 1100이하는 푸르름이 멈춰선 것 같습니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벌거벗어 속살까지 훤히 들여다보이던 산자락이 엷은 파스텔 톤의 망사 옷을 입은 것 같았습니다. 마치 연녹색 잎으로 부활하는 푸르름이 시작되는 향연에 초대받은 우리들입니다. 누가 4월을 잔인한 계절이라 하였던가? 그 연한 빛깔로 막 피어나는 이파리들 속에 붉은 피를 토해내는 듯한 진달래야말로 4월의 계절을 대표하는 꽃이 아니겠습니까?
힘든 시기에 저마다 고민거리가 한두 개는 있을 텐데 모두들 표정은 밝아 보여 좋은 하루였습니다. 역시 산꾼은 산에서의 만남이 최고가 아닌가요 오랜만에 지리산 바람을 쐬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웠습니다. 가끔 삶이 고단하다고 느낄 때 오늘의 산행을 되새김 하겠습니다.
매일매일 비슷한 일상이지만 모처럼 사랑하는 산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 지리산과 함께 만든 추억이 나의 삶에 활력을 불어 넣었습니다. 우리의 웃음이, 따뜻한 말 한 마디가 힘이고 위안입니다. 함께하는 산 친구 여러분 수고 하셨습니다.
청산 전 치 옥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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