臥龍山, 누워있는 용을 일으켜 세우지도 못하면서
![]() <민재봉에서 바라 본 새섬바위와 상사바위를>
-언제: -누구와: 산악회에서 나 홀로 -어디를: 와룡산. ![]() <망바위에서 바라 본 새섬바위>
와룡산(臥龍山·799m). 하늘에서 내 직접 와룡산을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하늘에서 보면 누워 있는 龍의 형상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용이 누워있다니 정말 평화스러운 모습이겠지. 와룡산은 용이 산이 되어 남해 바다를 내려다보며 누어있는 모습 이다니, 와룡산에 올라가면 삼천포항을 비롯, 남해 통영 거제도와 주변의 이름 모를 섬들로 이뤄진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빼어난 바다 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그 아름다운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기묘하고도 수려한 산세 때문인지 와룡산의 품 안에는 사찰들이 아주 많다. 구전에 따르면 와룡산에는 팔만구암자가 있었다고 전해온다. 지금은 알려진 사찰만해도 청룡사 덕룡사 백천사 백룡사 용주사 와룡사 갑룡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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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사바위를 오르면서>
지리산으로 갈까? 하다가 적당한 산행지를 물색 중에 5년 전에 아내와 함께했던 와룡산을 다시 가 보기로 한다. 마침 안내 산악회에서 산행하는 날짜와 겹치는 바람에 오히려 쉽게 이곳을 산행 하게 됐는지도 모른다. 다만 요즈음 날씨가 너무 따뜻해 주변 날씨가 개스 상태로 존재해 한려해상의 조망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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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재봉 오르면서 완만한 능선 길>
곧 바로 내리기가 무섭게 산악회 회원 모두는 곧 바로 도암재를 향하여 오르고 있었지만 자신은 산행코스가 짧은 그 길을 피해 상사바위를 향해 오르고 있었다. 들머리는 주차장 샘터에서 우측으로 난 길을 택해 오르면 된다. 잠시 오름 짓을 하고 있는데 우체부 아저씨께서 하시는 말씀 ‘네 사천에서 30년 동안 와룡산을 올랐지만 그곳으로 난 산 길은 없다’고 하시는 말씀에 잠시 머뭇거리지만 5년 전에 아내와 함께했던 자신이기 때문에 확신하고 오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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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스상태인 한려해상과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거북등 바위>
잠시 오르니 수 많은 표식기가 나를 반기고 촌로의 어르신께 물어 확실한 코스임을 재 확인하며 산행에 임한다.조금 전에 우체부 아저씨께서는 무엇 때문에 왜 이 길이 아니라고 우격다짐을 하셨을까 하는 생각으로…… 길은 아주 양호했으며 고도를 올리면 올릴수록 비지땀은 쏟아져 내리기 시작한다. 사방으로 펼쳐져야 할 남도의 섬들은 희미하게 채색되어 있으며 빨강과 흰색으로 색칠된 삼천포의 화력발전소 굴뚝만이 선명한 윤곽을 그리고 있다. 멀리 내가 잠시에 가야 할 저 멀리 새섬바위와 좌측으로 우뚝 솟은 북바위가 시야에 들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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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사바위에서>
<상사바위에서> 이렇게 한 시간 못 미쳐 고도 600인 상사바위에 닿는다 거대한 암벽을 이룬 바위 봉우리인 상사바위는 이루지 못한 사랑에 절망하여 자살하는 절벽이라는 사연을 품고 있지만 그 애절한 사연과는 달리 지금은 암벽등반 루트가 있어 경남 서부지역을 비롯한 클라이머들에게 유명한 암벽등반 명소가 되고 있다 한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이곳 정상에 서면 남해군 최고봉인 금오산뿐만 아니라 천왕봉에서 노고단으로 뻗은 지리산 등 줄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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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바위에서 내려서야 할 도암재를 바라보니 한심하기까지 하다. 고도를 상당히 내려치다가 또 다시 고도를 올려야 하는 한심한 생각 때문에 그러나 어찌하랴 수 많은 산행에서 이까짓 것 오르내림이란 아무것도 아니다. 10여분의 내리막을 내리치니 고도 435인 도암재에 닿는다. 도암재는 죽림동, 와룡골, 새섬바위, 상사바위, 수정굴 등 산길이 다섯 가닥으로 나뉘는 지점으로 널찍한 초원을 이루고 있는 안부로서 야영장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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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바위 오름 길에서>
숲 길을 따라 잠시 오르면 군데군데 쌓아 올린 돌탑을 볼 수 있다. 지난날 아내와 함께했던 그때는 보지 못한 돌탑들인데…… 잠시 망바위에 올라 조금 전에 있었던 상사바위를 바라다 본다. 그때 산행이 빠르지 못한 아내는 상사바위에서 잠시 쉬게 하고 나는 새섬바위로 올라 ‘야~~호’를 외치면서 산행했던 기억을 되 새긴다. 바위 사면을 타고 잠시 오르면 암릉의 마지막 봉우리인 새섬바위에 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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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섬바위를 오르면서>
<새섬바위에서> 새섬바위는 밋밋한 정상인 가파른 산비탈 위에 우뚝 솟아오른 모습이 옛날 천지개벽이 일어나 삼천포 일대가 물에 잠겼을 때 유독 새 한 마리가 앉아 있을 정도의 터만 남아 있었다 하는 전설이 결국 허황된 전설이 아님을 전해주는 것 같다. 그림 속에서 금방 튀어나온 듯한 새섬바위의 모습은 아름답고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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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섬바위에서>
새섬바위를 지나 아기자기한 산 길 한 모퉁이에서 일행 중 몇이서 식사를 하고 계신다. 잠시 그들 편에 끼어 점심상을 차린다. 이윽고 평범한 능선을 계속 가다 보면 와룡산 최고봉인 정상은 사방으로 확 트여 최고의 전망을 가져다 준다지만 오늘의 조망을 볼 수 없어 아쉬울 따름이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북쪽으로는 지리산 천왕봉에서 뻗어 나와 경상남도를 가로질러 가는 낙남정맥의 산줄기가 바라보인다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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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재봉에서: 잠시 만난 산악회원님>
<수정굴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 나는 산에 오면 될 수 있는 한 많을 것을 보려고 한다. 언제 다시 올 줄 모르는 산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왕 왔으면 볼 것을 다 보겠다는 심산인데, 이날도 수정굴을 갈까 말까 하다가 행여 그곳을 들리면 나 혼자 늦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해 접기로 한다. 민재봉에서 오른쪽 사면 길로 내려가면 수정굴을 볼 수 있는데…… 결과론이지만 산행 후 내려와서 보니 상당한 시간이 남아있어 16년 전에 수정을 캐 낸 그곳의 광경을 보지 못함이 지금도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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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왔던 길 뒤 돌아 보며>
<짧지만 아쉬운 산행을 접으며……> 민재봉에서 북측을 향해 20여분을 내려서니 백천재이다. 이 코스는 백천재를 거쳐 북릉을 타고 민재봉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이윽고 너덜지대를 지나 소나무 숲 길을 이어 내려오니 어느덧 오늘의 산행의 종착지인 백천계곡에 닿는다. 백천계곡은 와룡산에서 가장 아름답고 수량이 많은 골짜기지만 갈수기인 지금은 이곳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결국 누워있는 臥龍山 의 龍도 일으켜 세우지 못하고 너무나 허무하게 끝내버린 산행 아쉬운 산행이었다. 그러나 5월 철쭉이 필 무렵 상사바위와 새섬바위를 진하게 물들게 할 아름다움을 다시 보게 될 그날을 기다리며 오늘의 산행기 마감한다. ![]() <새섬바위에서 만난 보라매님과 바람2님>
청 산 전 치옥 씀.
<일정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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