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의 봄
-일시: 2022. 4. 24[03:00~11:20]
-산행구간: 너와 나 목장~장불재~누애봉~군부대헬기장~서석대~너와 나 목장
-나홀로
【그리움】
그립다
일주일 내내 그리움의 대상이 있다는 것
“산”에 대한 그리움, 산에 있어도 고픔의 현실
그래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두려움】
토요일 저녁 모임으로 늦게 돌아와 새벽 산행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2시 셋팅 이전에 일어나 배낭을 챙긴다
새벽 3시
새벽 안개비가 내린다
이따금씩 들려오는 두견새의 지저귐과 고요의 정적속에 두려움이 앞선다
둔탁한 스틱 소리로 자신을 알리고 그 두려움도 열정 앞에 무릎을 꿇는다
【희망】
너무 일찍 올라와 버렸다
규봉암 광석대는 아침 빛이 없을 것 같아 실록을 포기하고 진로를 변경한다
안개 자욱한 장불재 벤치에 앉아 두 눈을 감았다
새벽 공가가 차갑다
이윽고 걸음을 재촉하여 누애봉에 오른다
안개 걷히고 순간의 여명이라도 볼 수 있다는 희망을 걸고 5시쯤에 누애봉에 앉았다
이따금씩 걷어 올리는 운무 아닌 안개가 무등 정상을 휘감고
언제 걷힐 줄 모르는 안개비는 내 몸을 적시고 있었다
기온이 떨어져 겨울 장비로 재 무장을 한다
【기다림】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다 고도를 더 올리기 위해 군 부대 아래 암봉으로 오른다
어둠과 안개비 사이로 붉은 진달래가 나를 반긴다
이제 어떻게 할 방법도 없다
기다림의 연속이다
사진을 하면서 기다림의 미학을 이미 습득하였기에~~
【아쉬움】
일출 시간이 훨씬 벗어난 7시에 주변이 밝아 지기 시작한다
늦은 여명이지만 그제서야 셧터 놀음이 시작된다
또 다시 다음날을 기다려 한다는 아쉬운 미련을 남기고 발걸음을 내려 놓는다
【타이밍】
이제 8시 30분 서석대 진달래 촬영 시간이다
주말에 맞춰 꽃을 피울 수 없듯이 예년 시기에 맞춰도 타이밍이 어렵다
해 년마다 이상기온으로 앞다퉈 꽃들이 피기 시작한다
언젠가 꿈꿨던 서석대의 진달래가 내 눈앞에 펼쳐져 있다
4일전이었다면 최고가 아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좋다
나는 역시 행복한 놈이다
【약속】
서석대와 다시 약속을 한다
체력이 받쳐주는 날까지 내가 좋아하는 산을 찾겠다는 약속
자연은 세월과의 약속이듯
너와 나
계절의 옷을 갈아입는 서석대를 또한 찾아오리라
“청산의 바람흔적”은 무등산에서
2022년 4월 24일
청산: 전 치 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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