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기

덕유산 여름 이야기

청산전치옥 2015. 8. 23. 12:20

 

덕유산 여름 이야기

 

 

 

-일시: 2015. 8. 13 ~ 8. 15 [23]

-어디를: 덕유산 일원

-나 홀로

 

 

 

 

겨울 덕유산은 많이 가 보았지만 여름 덕유산은 한번도 가 보지 않았습니다

최근에 덕유산에 핀 야생화 산오이풀이 어른거려 못 참겠습니다.

2 3일 여유를 갖고 멀고먼 덕유를 향해 달려갔지만

반겨주는 것은 아름다운 풍광이 아닌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안개비까지 내립니다.

 

 

 

 

적당한 장소에 자리를 잡고 있는데 어디서 많이 뵌 분 산악사진가 2분을 만납니다.

그러면 그렇지

취미생활이 같다는 이유로 곧바로 합석하여 내가 갖고 간 부식재료 모두를 소진해 버립니다.

먹을 것이야 뭐 대수롭겠습니까마는 그래도 믿는 구석이 있기에...

저녁 내내 우리네 살아가는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사진이야기는 끝이 없습니다

첫 날 노을은 이렇게 우리를 비켜갔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뒷자리 정리하고 곧바로 덕유산 중봉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중봉에는 벌써 많은 진사님들이 진을 치고 있네요

14일 오늘은 6월 메르스사태로 인하여 경제활성화 목적으로 국가에서 쉬게 하는 임시공휴일

15일 광복절 연휴와 이어지는 날이라 많은 사람들이 왕래를 하는 것 같다.

얼마의 효과가 있을는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고...

 

 

 

중봉 일출은 그다지 뚜렷한 내용도 없습니다.

일출도 그렇고 주변 운해도 그렇고(향적봉 보다는 그래도 중봉이 낫네요)

하지만 주변 덕유능선을 배경으로 하는 산오이풀 빛 잔치는 봐 줄만 하였습니다.

요리도 찍어보고 저리도 찍어보고 ...

촬영 후 남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지루함을 달랠 수 있는 일

그것이 문제로다.

 

 

 

 

적당히 먹을 것도 없고 회장님과 둘이서 라면으로 아침을 대신하며

오후에는 설천봉까지 왔다리 갔다리 운동 삼아 국밥으로 끼니를 채우고 시간의 무료함을 달래며

산오이와 꽃 벌들과 노닐면서 오수를 즐기기도 하고 자작시를 읊어 내 보기도 합니다.

 

 

 

향적봉 꽃 길

 

다 내게로 온다

수 많은 꽃 벌들이 다 내게로 온다

어느 高山 가리지 않고

이곳 향적봉에도 꽃을 찾아 내게로 온다

 

꽃 길 따라 그 끝자락 어디라도 좋다

산오이 만발한 향적봉에 꽃 벌들 세상이다

사랑 받고 싶은 꽃송이

사랑 주고 싶은 꽃송이에

 

너는 꽃으로 하여 살고

나는 너를 향해 희망을 찾고 싶구나.

함께 살다 함께 하는 우리는 共生이다.

 

2015 8 15

덕유산 향적봉 꽃 길에서

청산 전 치 옥 씀

 

 

 

 

오후 4시쯤이 되자 반가운 원군이 등장합니다.

전주에서 오신 교장선생님 일행이 우리가 먹을 부식을 챙겨 왔습니다.

과일과 쌀 그리고 반찬 등으로 저녁을 맛있게 먹을 기회를 주신 것입니다.

물론 부산에서 오신 정작가님의 만남도 반가웠고

한사코 소고기 한 점이라도 먹고 가라는 정을 뿌리치지 못하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인연은 예고 없이 소리 없이 온다는 듯

산사진으로 가끔씩 만나는 회장님과

또 다른 진사님들과의 조우가 이런 때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그 다음날 이른 새벽에 설천봉의 은하수 별을 담아 보기로 하고

3시에 일어나 잠시 별사진 팁을 설명 드리고 각자의 화각을 찾아 나섭니다 

 

 

 

 

수 많은 은하의 별들과 지상에 머문 운해의 조화

별똥별 하나 수평선 뚫고 은하의 별과 사랑을 속살일 때

그대와 나의 사랑은 큐피드 화살로 박히던 날이었는지 모릅니다

짧지만 긴 流星雨(유성우)가 남기고 간 흔적들...

"뭐 하십니까. 빨리 찍지 않고..."

모두들 처음 시도해 보지만 집에 와서 보니 그런대로 봐 줄만합니다

 

 

 

오늘은 향적봉 주변에서 아침을 맞기로 합니다

마지막 생을 다한 부부주목 앞에 벌써 삼각대 펼칠 공간이 없습니다

적당한 곳으로 양해를 구하며 비집고 들어간 적당한 화각으로 아침을 담습니다.

잠시 후 해가 떠오르자 썰물처럼 빠져간 공허만이 출렁입니다

 

 

 

백두대간으로 이어진 긴 남덕유능선을 바라 봅니다.

엊그제 다녀온 서봉은 왜 그리 멀게만 느껴지는지

능선을 타고 도는 산들바람은 풍광을 수 천 년 전의 인적까지 전해주고 있는 듯 합니다

수 많은 꽃 벌들이 향적봉을 맴돌고 있습니다.

"모든 것은 쉬지 않고 움직인다" 며 변화 무쌍한 뜬구름이 나에게 일러 받칩니다.

 

 

 

 

2015. 08. 15

"청산의 바람흔적"은 향적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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