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주의보와 함께한 백운산 비박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눈도 없고 상고대 없다고 미룬 산행이 벌써 몇 번째
물론 최근 들어 개인 사로 인하여 바쁘게 생활도 했지만
출사에 목적을 두다 보니 그렇게 시간만 보내고 말았던 시간들...
수없이 기상청을 드나들면서 주변 산들을 탐색해 보지만 답답할 노릇이다.
춥기도 하지만 바람이 장난 아니다.
보통 초속 4~5미터를 넘으면 산정에서 삼각대 펼치지 못하는 수준인데...
하지만 생각해 둔 그곳이 있기에 늦은 오후에 집을 나선다.
고도를 올리며 산 중턱을 들어서면서 바람이 심상치 않구나
중간 적당한 곳 어디에 기거할 자리를 펴야 하는가 쉽기도 하지만
어느새 벌써 신선대를 지나고 있었다
이윽고 내가 생각해둔 그곳에 도착 하였건만
아뿔싸~~~
물이 고여 살얼음이 얼어있는 것 아닌가.
주변을 탐색하여 적당한 장소에 집을 짓는데 칼바람에 손도 시리고
애써 지어놓은 텐트가 무너져 내리면서 다시 되 돌아 갈까 생각도 해 봤지만
하기야 이 보다 더한 추위에서도 견뎠을 자신을 생각해 보면서
어찌 하여 집 짓기를 완성하고 커피 타임을 갖기 위해 버너에 불을 지피는데...
무슨 커피는 커피인고, 결국 찬밥으로 대충 때우고 침낭 속으로
백운산 산정의 허리를 휘돌며 수만 가지의 나무들을 악기 삼아 공포의 합주곡을 내는 것 같았다.
거대한 자연의 힘으로 내는 소리
내 마음의 고뇌를 알기라도 하듯이 산을 업고 울부짖는 것일까.
"우위잉~ 우위잉..."
그래 언젠가는 그치겠지
세상 살아 가면서 부대낌 없이 살아온 사람이 어디 있을까.
누군가 말했지
"하룻밤 울어 샌 경험이 없는 사람과는 아예 인생을 이야기 하지 마라.”고
왜 그리도 오줌은 자주 마려운지
칼바람은 전혀 멈출 기미가 없다.
산 아래 불빛 세상이 그립기만 하다.
들썩이는 텐트가 요란스럽게 칼바람이 윙윙 댄다.
그렇게 수 없이 반복되는 사이에 기어이 아침은 밝아 온다.
사진도 사진이지만 침낭에서 나가기 싫다.
자연의 이치란 묘한 것인가
칼바람을 뚫고 기어이 하루를 밝히는 해는 솟아 오르고 있다.
시계도 좋지 않을 뿐더러 도저히 손이 시려서 더 이상 접근할 수가 없었다.
에라~ 모르겠다 다시 침낭 속으로...
아~ 낭패다.
텐트 안에 넣어둔 아침 식사 대용인 고구마와 사과가 얼어버렸다.
날진병의 물도 그대로 얼어버리고
어떻게 텐트 정리를 해야 할까 난감하기만 하다.
하여튼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사이에 벌써 9시를 넘기고 있었다.
수십 번의 손을 불어 가면서 어떻게 대충 패킹이 끝났다.
그래도 뭔가 아쉬워 백운산 정상에 다시 서보기로 한다.
시원한 지리산 조망이 그리운 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칼바람을 이겨내지 못하고 기어이 등을 내 보이며 허탈한 산행을 마친다
2015. 3. 9~10
백운산정에서 청산 전 치 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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