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함께하는 월출산
-일시: 2014. 9. 21
-흔적: 경포대주차장~경포대삼거리~샘터~천황봉~바람재~경포주차장
오늘도 예외 없이 마빡에 불 밝히며 어둠을 가른다.
경포대 삼거리까지는 완만한 경사를 이루더니
샘터를 지나면서 급경사의 된비알이라
자세를 낮추면 낮출수록 허리는 휘 청이고 이마의 땀방울은 하늘을 솟는다
그렇게 1시산 20분의 숨가쁜 가슴으로 통천문을 거쳐 천황봉(天皇菶)에 얼굴을 내민다.
일출과 월출이 반복되는 자연의 순환 속에
세상을 원래의 모습으로 뒤 바꿔놓은 듯
차분하게 가라 않은 어둠의 정적들이 펼쳐져 있다.
무엇이 나무이고 무엇이 숲인지를
암봉과 능선의 희미함을 알리는 천황봉 정상에 바람만이 울어댄다
새벽 4시 20분
너무도 일찍 올라와 할 것이 없는 나는 주위를 방황하는 시간으로 여명을 기다린다.
월출에 둥근 달은 아니지만
별들의 사열을 받으며 일그러진 그믐달이 동쪽하늘에 걸쳤다.
검정 융단으로 펼쳐진 영암벌판에 사람 사는 모습들의 불빛이 그리운 게다.
자신의 몸을 덜며 비워가는 저 그믐달이 지면 분명 새벽은 깨어난다.
여명
세상 처음
고고한 웃음처럼 소리 내며 첫 문 열고 나온다
여명은 기어가고 어둠을 갉아 먹으며 신 새벽을 맞는다
며칠을 굶은 생에게 뜨거운 국밥 한 그릇 건네는 것처럼...
결국
오늘 시작을 알리는 뜨거운 태양이 솟아 오른다.
2014. 9. 21
글. 사진 청산- 전 치 옥/월출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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