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새골 사람들.
-산행 한날: 2005. 6.
19.
-함께한 이: 지다람님. 산죽님.
블랙님. 들국화님. 소나무님.
작은사랑님. 운장님 그리고 나.
-산행코스: 백무동- 큰새골- 칠선봉- 연하봉- 연하북능- 백무동.
<산죽님
부부>
새벽 5시 지다람님과 약속이 있다.
물론 오늘 산행을 위하여 서울에서 내려와 구례에서 만나기로
하였으니 내가 생각해도 도대체 지리산이 무엇이길래 우리를
그곳으로 몰아 부치는지 모르겠다. 백무동에서 산죽님 부부와
동행하게 될 일행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새벽 3시 못되어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저녁에 싸준 도시락을 챙기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현관문을
나서는데 바깥 날씨는 안개가 자욱한 모습에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다행인 것은 구례를 향해 갈수록 새벽안개는 걷히고
있었으며 길거리에 헤드라이트 조명을 받은 날 파리의 인생이
무참히 차창에 부딪칠 때 그들의 불쌍함이 앞서 세차(洗車)
걱정부터 앞선다.
<시암재의 운해>
5시 조금 못되어 터미널에 도착한
나는 핸폰을 날려 다람님을 찾아
새로 깨끗하게 단장된 해장국
집에서 아침을 해결하는 사이 산죽님
일행의 상태를 확인한다. 그들도 휴게실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한단다.
5시30분에 출발하여 시암재에
오를 무렵 그들은 벌써 백무동에
도착하였다는 연락을
받았다. 생각보다 시간이 소비되는 이곳에서
그래도 행여 하는 마음으로
아침운해를 감상 하지만 운해의 장관은
오늘도 볼 수 없었다. 바쁘게 차를 몰아 이곳 백무동 주차장에
들어오는 시간이 6시40분이었다. 그들은 벌써 서서히 산행을
하고 있다는 메시지였다.
<큰새골의 산행은
시작되고>
-산행
시작.
우리를 기다리는 산죽님
일행 6명과 큰새골 들 머리에서 조우하는
시간이 7시 00분이었다. 서로가 각자의 간단한 소개로 자신을
알리면서 산으로 맺어진 인연 그것도 지리산의 매개체를 통해서
또 다른 만남이 이뤄지고 있었다.
넷상에서 주고 받은 야생화의 정보를 제공 해 주시는
들국화님이 우선 편안한 인상이 가슴에 와 닿는다.
<큰새골 사람들>
<큰새골의 비경>
구조 표시석 지리 11-03의 위치가 큰새골의 들 머리다.
우측으로 심한 비탈길을 내려서자
널찍한 한신계곡 본류가 입을
벌리고 있다. 한신계곡과 큰새골이 만나는 합수점 우측의
산자락으로 살며시 길은 열려 있으며 약간의 너덜 길과 산죽
숲길의 사이를 지나계곡의 길을 따른다.
이제 한없이 계곡의 길을 따라
나서면 된다.
쉼 없이 이어지는 계곡 속에 선두로 나서는 여자분들의 의지가
자못 용맹스러웠다.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의 산행에서 선두는
당연한 여자들의 몫이었는지 모른다. 그것은 산죽님을 위시한
계곡의 모습들을 카메라의 앵글을 맞추는 것들이 산행과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다. 이따금씩 나타나는 화려한
계곡의 포말을 보노라면 넋이 빠진 자신이 왜 계곡 산행의 의미를
너희는 알고 있느냐고 산 객들에게 넌지시 물어 본다.
쉬고 싶지 않지만 그 순간만은 자연과 동화 된 나는 스스로
카메라를 들이댄다. 아쉬운 건 약간의 수량이 부족하여 시원한
폭포 음을 즐길 수 없다는 것일
뿐……
푸르름의 생기가 가득한 큰새골의
비경은 이어지는가 싶더니
우측의 산사태 지역을 만난다(좌측계곡 능선을 오름)
이윽고 2단으로 이루어진 무명폭포에서 잠시 쉬기로 한다.
좌우로 갈리어 떨어진 폭포는 비록
수량은 적었지만 암반에 펼쳐지는
포말은 이 계곡의 진미를 느끼게
하는데도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이 계곡의 특성은 다른 계곡과는
달리 하늘이 열려 있다는 것과
계곡의 암반 위로 미끄러지듯 흘러
내리는 계류 사이로 이끼와
어우러진 야생화는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 내고 있다.
웬만큼 상류로 올라오는 느낌이 들더니 이내 칠선봉이 시야로
들어 오고 저 멀리 아래로 펼쳐지는 큰새골의 계류는 흐느적
거리는 뱀의 형상으로 가슴에 와 닿는다.
2번의 휴식과 약간의 여유로움을 포함하여 일행 모두는
10:40분에 칠선봉에 닿는다.올라오는 도중에 야생화에 대해서
몇 번이고 물어도 잊어버리고 또 물어 보지만 어려운 우리토종의
야생화에 이름들……
-세석에서.
칠선봉 주 능선을 따라 영신봉을
거쳐 세석에 닿았다.
일요일의 세석 인파는 어디
앉을만한 공간을 찾기 힘들다.
아무리 웰빙 시대라지만 이제 이곳
지리산에도 일요일이면 소음을
피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사방으로 어지럽혀진
쓰레기들과 담배꽁초들 그리고 음식물의 쓰레기 따라 이곳까지
침범한 파리떼의 극성이 무엇을 말하는지 우리 산 객들은 조용히
반성의 기회를 가졌으며 한다.
서로가 내놓은 반찬들이 모이니 화려 하기만 하고 가지 수도
10가지가 넘는다. 구수하게 끊인 돼지 찌게 맛이 더욱더 입맛을
돋구며 나의 산행 중에 이렇게 많이 그리고 맛있게 먹어 본적은
별로 없는 것 같았다.
-연하북능
길에서.
계속 지리의 주 능선 따라 길은 이어지고 연하봉 이정표 뒤로
연하북능의 들 머리가 이어집니다. 들 머리 주위로 많은 곰 취나물
이 우리의 발길을 더디게 하며 야생화의 물결이 들국화님을 부르게 한다.지금까지 산행 하면서 물어 볼 때마다 기꺼이 답을 해 주신
님께 이 글을 통해서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잠시 초입에 혼돈이 오는지 우리를 그 자리에 있게 하더니
2~3분만에 쉽게 길을 찾아 내는 모습에 과연 지리산 다람쥐 답
습니다. 이 길은 이어졌다 또 끊어지기를 몇 번 하더니 이내 한신
지 계곡의 무명폭포로 닿는다. 만약 우리끼리의 산행이었다면
상당한 알바가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 본다.
<연하북능에서 바라 본 지리의 주능선>
작년에 이 계곡산행을 하면서도
느낀 점은 오늘도 그대로 느낌이다.
무명폭포이기에는 너무도 아쉬움이
있다는 사실이다.
왜 이런 폭포가 무명폭포로 있어야
하는지……
우리의 발길은 여기서 또 멈추고 만다. 이제 30~40분이면 오늘
산행을 마치니 마지막 여유를 부리고 싶어서 일까 아니면 아쉬운
지리의 냄새를 조금이나마 향유하고 싶어서일까.
-산행을
마치면서.
11시간의 산행을 마치는 시간이 다가왔다. 산행하면서 새로운
인연으로 맺어진 고마운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인사를 하고 싶다.
서울에서 여기까지 마다하지 않고 기꺼이 동참 해 주신 지다람님께 감사 드린다.항상 나의 욕심에서 오늘도 그를 불러 댔는지 모른다는 생각도 해 본다. 그렇지만 그 역시도 지리에 묻혀있는 시간만큼은
포만으로 쌓여있는 기분을 엿 볼 수 있어서 다행 이라 생각한다.
들국화님과 그의 일행들 역시 초면이지만 마음의 부담은 전혀
느끼지 못한 산행이 오히려 제가 감사 할 따름이고 산죽님 부부야
내가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내가 혹시 오버 했는지 염려도
해보면서 오늘의 산행 기를
마친다.
2005.
6. 23.
청산
전 치 옥 씀.
(연하선경에서 필자)
-일정정리.
06:40 백무동
주차장(600).
07:00 큰새골 들머리(730)
지리 11-03의 표시석.
07:50 895에서
휴식.
08:40 1040
폭포에서
09:20 고도1280 암반.
10:00 1390에서
휴식.
10:40
칠선봉(1558)
11:35
영신봉(1651)
11:50~12:45 세석에서
점심(1560)
14:05 연하봉(1730)
연하북능 들머리
14:30 1590 에서 산죽 밭
이어짐.
15:05 고도1355
15:35 고도 1235 (좀처럼
고도는 낮아지지 않음)
16:25 한신지계곡의
무명폭포(고도 895)
17:00 가내소 폭포의
합류점(835)
17:30 백무동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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