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구정봉,
숨결조차 머뭇대던 새벽
꽃은 가장 화려한 순간을 열었건만,
햇살은 흐린 빛 너머로 끝내 모습을 감췄습니다.
조용한 아쉬움만이 산자락을 맴돕니다.
2025년 5월 8일
월출산에서
☞ 월출산 구정봉
☞ ️ 산행지: 전남 영암 월출산 구정봉
☞ 산행 시간: 새벽 3시 00분 출발 – 오전 7시 30분 하산
☞ 포인트: 만개한 꽃과 구름 없는 흐릿한 새벽빛
☞ 한 줄 요약: 자연은 모든 날을 작품처럼 준비해두고 있었다
2025년 5월8일,
꽃은 피었고 햇살은 머뭇거린 아침이었습니다. 월출산 구정봉에서 맞이한 새벽은 말로 다 담기 어려운 고요였습니다. 바람 한 점 없고 산새 소리조차 들리지 않던 시간 오직 나와 자연만이 마주하고 있는 듯한 순간이었죠.
정상 가까이에 이르자, 봄꽃들이 제각기 절정을 피워내고 있었습니다. 정성껏 핀 꽃잎 하나하나가 마치 오늘을 위해 기다려온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정작 하늘은 조금 달랐습니다. 구름 하나 없는 맑은 하늘임에도 아침 햇살은 깊은 안개처럼 흐릿하고, 빛은 끝내 또렷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꽃은 참 곱게 피었는데, 햇살은 끝내 오지 않았습니다.
아름다움은 때때로, 가장 조용할 때 더 쓸쓸해지네요.”
잠시 그런 아쉬움이 마음 한 켠을 지나갔지만, 그 속에서도 분명 따뜻한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햇살이 없다고 해서, 그 시간이 덜 빛났던 건 아니니까요. 고요한 새벽, 자연이 건넨 위로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빛이 없어도 순간은 충분히 아름다웠습니다.”
내려오는 길엔 피어나는 햇살이 다시 따라오더군요. 늘 그렇듯, 자연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방식으로 다가오는 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그 아쉬움조차 한 장의 사진처럼,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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