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 내리는 조계산, 마음에 맺힌 그리움 하나 ◎
☞ 산행일시: 2025년 5월 3일
☞ 산행코스: 주차장~큰굴목재~장군봉~장박골삼거리~연신봉~송광굴목재~큰굴목재~주차장
☞ 함께한 사람: 본부장님 외 5인
애초 계획은 월출산이었다. 그러나 자연의 흐름 앞에 우리는 조계산으로 향했다. 흐린 하늘 아래 촉촉이 젖은 산길은 어쩐지 낯설지 않았다. 마치 오랜 시간 우리를 기다려온 듯 조계산은 그 푸근한 품을 조용히 품어주었다.
이번 산행은 오랜 인연들이 다시 만나는 자리였다. 현역 시절 함께 동고동락했던 사람들, 사무실을 지키고 현장을 누볐던 본부장님과 동료들 각자의 삶에 바빠 서로의 소식을 멀리서만 전하던 우리는 오늘 그리운 얼굴을 마주하며 한걸음씩 산을 올랐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와도 빗소리를 배경 삼아 나누는 이야기에는 그 시절의 웃음도, 요즘의 고단함도, 그리고 앞으로의 바람도 담겨 있었다.
장군봉 정상에 도착했을 땐, 빗발도 잦아들고 흐린 하늘 사이로 자욱한 안개가 내려앉았다. 888미터 높이의 그 자리에서 우리는 나란히 섰다. 등산복 너머로 젖은 어깨와 굵어진 숨결이 있었지만 얼굴에는 오히려 평온한 웃음이 피어났다. 기념사진 한 장에 그날의 수고와 산정(山情), 그리고 오래 남을 추억을 함께 담았다.
산행을 마치고 나서는 준비된 듯 푸짐한 저녁상이 우리를 맞이했다. 산에서 내려온 허기진 배를 채워주는 해산물과 반찬들, 거기에 맥주잔 부딪히는 소리와 웃음소리가 어우러져 오늘의 피로마저 잊게 했다. 술기운보다 더 따뜻했던 건, 오랜만에 나눈 진심 어린 대화와 어깨를 다정히 치며 건네던 말 한마디였다.
조계산 우중 산행은 결국 우리에게 가장 맑은 하루가 되어주었다. 예상치 못한 변화 속에서도 함께라면 언제나 의미 있고, 기쁘다는 걸 다시금 깨 달았다. 마음 한 켠에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하루였다.
2025년 5월 3일
우중산행 조계산에서…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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