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청산의바람흔적
  • [청산의바람흔적] 산에서 길을 묻다
  • [청산] 전 치 옥 / 산에서 배우는 삶
智異山 戀歌

새해산행은 지보등능선에서 시작되고……(98)

by 청산전치옥 2008. 1. 6.
 
새해산행은 지보등능선에서 시작되고……

 

-언제: 2008.1.5

-누구와: 두발로. 아로미. 별꽃. 토목.

-어디를: 산태골(좌골)-지보능선

 

 

丁亥年을 맞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1년이라는 세월이 후다닥 지나 가 버리고

벌써 戊子年 새해 5일째를 맞는다.

시간은 한번 가 버리면 다시는 오지 못할 곳으로 흘러 가지만

세월이 남기고 간 흔적들은 고스란히 내 가슴 속에 퇴적되어

또 다른 추억을 남긴다.

 

'인생은 추억을 먹고 사는 동물이다' 라는 명제가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는 지난날의 아름다운 추억만을 간직하면서 살고 싶을 것이다.

정해년의 수 많은 사연들

그 많은 사연들 중에서 心根을 울려주는 아름다운 사연들......

앞으로 내 삶의 旅程에서 어렵거나 힘들다고 느껴질 때

통장에서 빼먹는 기쁨의 용돈처럼 아름다운 모습만 떠 올리면서 살아야지.......

 

 

 

새해 첫 산행은 천왕봉을 다녀와야 하는데 하면서도 꼭 그럴 필요는 없었다.

년 말이나 연 초에 치르는 의례껏 행사를 거부하고 싶어도 아니고

새해 들어 특별히 바라는 것도 없고

다만,

하는 일과 일상의 생활들이 그 범주를 벗어나지 말기를 바라면서 새해 산행에 임한다.

 

 

 

 

산행대장인 토목을 앞세워 의신으로 향했다.

오늘은 오랜만에 광주팀 여성 산꾼들과 산행하는 기쁨이 있다.

그들과 산행 한지가 벌써 7개월이 넘은 것 같기도 하고……

특별히 甲長인 두발로님과 함께하는 산행도 있다.

언제부터 갑장끼리 산행 한번 하자고 하였는데 새해 들어 우연찮게 조우하게 된다.

 

 

 

 

 

사실 산태골과 지보능선은 나에게는 새로운 코스이다.

수 많은 골골과 능선이 많은 지리산에 새로운 코스면 어떻고

낯익은 코스면 어떠하리오 마는 그래도 이왕이며 하는 마음이로다.

엊그제 그렇게 많은 눈이 내렸지만 최근 2~3일 동안 기온이 급상승하더니

벌써 양지쪽의 눈은 다 녹아 버렸다.

빗점골의 계곡 수량은 삐쩍 말라 있었고

이른 아침인데도 삼정마을의 겨울기온은 부드럽게 와 닿았다.

 

 

 

 

이곳에 올 때마다 햇 갈린단 말이야

토목의 푸념 어린 소리를 뒤로하고 산태골의 들 머리를 찾는다

계곡산행이 그러하듯이 특히 겨울에는 상당한 주의를 요한다.

나를 빼고 워낙 고수들이라 안심을 할 수 있지만 ㅋㅋ

산행 후30분이 지나고 양지바른 곳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두발로님의

100대 명산 이야기를 들어 본다.

산림청에서 우리나라 100대 명산을 선정하였는데 그 명산을 등정하신 두발로이다.

말이 100대 명산이지 흩어진 산을 찬아 다니면서 홀로 하는 산행은

그곳에 미치지 않으면 과연 누가 이룰 수 있을까 하면서

사랑하는 두발로님에게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한다.

 

 

 

 

고도 990에서 산태골의 좌골을 발견한다.

! 빙폭이다 하면서 달려가는 두발로님

오늘 코스는 또 이렇게 해서 변경되는구나 하고 좌골을 택한다.

잠시 지형도를 살펴보고 지보능선으로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고 고고……

이곳부터는 스패츠를 하지 않고서는 안될 것 같았다.

이윽고 고도 1100부터는 나타나는 너덜에서 수 없이 넘어지고 빠지고 하는 사이에

세석의 촛대봉이 얼굴을 내밀더니 이내 천왕의 맑은 모습이 우리들 시야에 들어 왔다.

 

 

 

1155에 지보능선에 닿는다.

그래도 이왕이면 주능선에 발이라도 담가 보자는 의견에 하나의 고도를 치고 오른다.

이곳에서 고도 100을 치고 오르니 좌측으로 토끼봉이 보이고

서북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반야의 모습이 방긋 우리를 맞는다.

주능에는 좌우로 쌓인 많은 눈들이 녹지 않아 어떤 곳은 터널형 아치가 우리를 반기기도 하고

 

 

 

그러는 사이 적당한 곳에 남쪽으로 백운산이 바라다 보이고

서쪽으로는 토끼봉과 반야봉이 보이는 곳

남쪽 사면에 자리를 잡아 점심상을 차렸다.

떡국은 닭고기 장조림으로 맛깔을 내 온 떡국이다.

옛날 시골에서 어릴 적에 어머니께서 해 주시던 그런 떡국의 진미가 그대로 우러나는 맛

정말 오랜만에 먹어 본 고향의 그 맛이로다.

두 여성 산꾼에게 잘 먹었다고 다시 한번 인사 드립니다. 꾸벅 ㅋㅋㅋ

 

 

 

한 시간을 점심으로 때우고 왔던 길 다시 내려가 지보능선 들머리로 향한다.

산태골 좌골은 누구의 흔적이 전혀 없었는데

이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들이 곳곳에 있었다.

진주의 Forver 늘 그대와 함께 사랑합니다 명산을 찾아서 의 시그널들.

길은 생각보다 유순해 보였다.

키 작은 산죽들이 며칠 전에 내렸던 폭설에 아직까지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고개 숙인 그곳을 지날 때 가끔씩 미끄럼을 타야 하는 불편함을 제외하고는……

 

 

 

 

지보능선

아래에서 능선를 바라다 보았을 때

오른쪽으로 산태골(엄밀히 말하면 산태골 좌골)이 있고

왼쪽으로는 왼골을 끼고 올라서는 또 하나의 지능선이다.

즉 왼골과 산태골의 합수점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능선인 지보능선

어떤 이유로 지보능선이라 하였는가가 산행 내내 궁금 점으로 남았다.

혹시 아시는 분 답 글 바랍니다.

 

산행에 동참 해 주신 여러분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며

이만 산행기를 마칩니다. 새해 첫 산행에 수고 하셨습니다.

2008.1.6

청산 전 치 옥 씀.

 

<일정정리>

08:00 산행 시작(음정마을)

09:00~09:15 산태골(고도 890에서 쉼)

09:45 산태골 좌골(고도990)

11:55 지보등 능선(1440)

12:30~13:00 주능선(총각샘)

13:10~14:10 점심(고도 1530)

15:35 다시 산태골 합수점

16:10 음정마을(산행 종료)

 

http://blog.daum.net/jeon8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