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智異山 戀歌

만복대, 그 황홀한 만남

by 청산전치옥 2014. 5. 6.

만복대, 그 황홀한 만남

 

 

 

-일시: 2014. 04. 30

-어디: 지리산 만복대

 

 

 

어둠의 산야 골짜기에 바다가 출렁인다.

계곡 물소리 아랑곳 없고

젖은 듯 깨어있는 새소리도 그에게 방해가 되지 않은 듯

내 맘 속 태우며 애간장 녹이는 그 애달픔이야 어찌 네가 알겠는가

 

 

 

바라보고 바라보아도 벅차 오르는 오르가슴

그 황홀한 어지럼증으로

만복대 홀로 서서 멀어져 간 님 그린다

그대,

정녕 붉어지는 눈시울 감추는 그 황홀한 만남을 아는지...

 

2014. 04. 30

 

 

 

 

일상의 탈출을 향한 몸부림에 잔인한 4월의 마지막 이른 새벽

수 없는 반복의 번민 속에 기어이 몸을 던졌다.

앞을 가릴 수 없는 자욱한 운해가 정령치를 휘감고 돈다

또 다시 번민과 고민의 연속은 시작되고 기어이 어둠을 가르며 만복대 정상에 섰다

 

 

 

 

그리움의 출렁거림일까.

기다림의 출렁거림일까.

불현듯 나타날 것만 같은 붉은 아침 빛에 마음만 설렌다

~ 기다림의 끈기와 인내의 결과물은 언제 보여줄는지...

 

 

 

드디어 붉은 여명이 어두운 구름을 가르고 멀리 떠난 그리운 님처럼 미명 속에서 반겨준다.

이것이 천지개벽이던가

다시 깨어난 세상이던가

반야를 끼고 맴도는 운해의 춤사위

뱀사골을 뒤덮던 운해는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며 四圍(사위)를 가른다

이내 노고단을 넘지 못한 운해는 묘봉치에서 극치의 태극운해를 만든다.

 

 

 

 

결국,

어둠을 뚫고 확연히 다가서는 진분홍의 꽃 물결과 황홀한 만남이 시작된다

그리움의 물결인가

기다림의 물결인가

순간 욕정을 참지 못하고 진한 입맞춤은 시작되면서 나의 샷터놀음은 이어진다

 

 

 

누가 4월을 잔인하다 했는가.

식어버린 열정을 다시 지펴 5월을 맞이하라는 뜻인가

숨가쁘게 전개되는 운해의 극치는 순간으로 족했지만

그 감성의 절정은 오래도록 남아 혼돈으로 빠지게 할 것이다

 

 

 

 

 

이제 主演(주연) 助演(조연) 모두 떠나 보내고 능선에 나 홀로 섰다.

적막하고 스산한 능선을 다시 걸으며 조금 전에 전개됐던 황홀한 만남을 떠 올린다

 

 

 

그러나 또 다시 그 황홀한 만남이 그리워진다.

정녕 미치도록 사랑하는 님을 향한 그리움이 이것이던가

그렇게 각인된 설렘과 아쉬움, 그리고 그리움이

앞으로도 또 그렇게 내 가슴을 울먹이게 할 것인가...

 

 

 

. 사진 전 치 옥 씀

2014. 04. 30 지리산 만복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