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지리산을 담습니다
-일시: 2014년 8월 29~ 31일[둘째 날]
-흔적: 제석봉~천왕봉~중봉답사~제석봉
[천왕봉의 밤]
칠선골에서 솟아나는 싸늘한 바람 타고
계곡 가지마다
주렁주렁 외로움을 피워 놓는다
조금 전까지도 광풍의 운해로 기대하지 않은 천왕의 밤...
사방을 둘러봐도 멈춰버린 시간들
반야봉 능선 타고 넘어오는 그리움들은
은하의 별빛과 출렁거림의 연속이다.
잃어버린 별자리 찾아
가슴에 불꽃이 떨어지는 사람을 찾아 떠납니다.
벌써 사람이 그리운 겁니다.
몇 번이고 끊기면서 이어지는 애절한 목소리가 그립기만 하다
문명의 이기 스마트폰 놀음이 이어지다
사랑하는 사람들 하나하나 이름을 불러 봅니다.
그렇게 천왕의 밤은 깊어만 갔다.
[천왕봉 일출]
수 많은 사람들이 벌떼처럼 천왕의 상석을 향해 몰려 온다
거친 숨소리 마다하지 않고 희망 하나 걸고 힘겹게 몰려 온다.
비켜서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덤벼들 것 같은 예감에 벌써 그 자리를 피한다.
나름대로 적당한 안부 동능에 자리를 잡는다
천왕의 아침 바람은 몹시 차갑기만 하다
꽃이 바람에 나부끼며 풀잎이 바람의 수묵화를 만들어 낸다
잠시 후 여명을 건져 올리면서 대지를 데우는가 싶더니
이윽고 폭발 함성이 들려온다.
천왕봉 일출이다...
[천왕의 가을]
그렇게 시간이 흐르더니 이내 천왕봉은 외로움에 떨고 있다.
천상의 화원 들꽃에 맺힌 이슬의 등을 타고 걸어오는 가을 소리
아~ 벌써 가을은 익어가고 있구나.
모처럼 높고 푸른 하늘이 서럽게 내려와 있습니다.
구절초 부르는 그리운 가을이기에 한시도 잊어 본적 없었답니다.
오늘도
그대, 지리산을 담습니다
[그대, 지리산을 담습니다]
의미 없는 미사여구가 왜 필요하겠습니까
석양의 아름다움과
새벽을 여는 아침을 사진으로 증명하면 되지요
아직 너무 아름다운 슬픈 석양과 아침이 남아 있기에
그 그리움 찾아
나는 오늘도 그대 지리산을 담습니다.
2014년 8월 30일
글.사진 청산-전 치 옥/지리산 천왕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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