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이름은 바람꽃(무등산에서)
기대하지 않고 올랐던 무등산
간밤에 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더니
숨죽였던 육신의 꽃이 花神(화신)으로 물들어
상고대라는 바람꽃으로 무등에 꽃을 뿌렸다.
5월이면 연분홍의 미려한 색깔로 발걸음을 멈추게 할 철쭉에도
몸 갈라져 외로이 서있는 서석대와 입석대에도
한 송이 희디흰 바람꽃이 5.18 그날의 아픔을 감싸주듯
상고대란 이름으로 내 가슴에 와 닿는다.
짧은 인생의 상고대가 그러하 듯
엉겨 붙은 채로 골아 떨어질 것들인 데도
무엇이 좋아라 애처로움을 멀리하고
이렇게 떨고 있는 순간을 찍고 있는가?
산상에 상고대 차려 놓은 자 누구 입니까?
그 속에 할랑거리며 여유부리는 자 누구 입니까?
2021년 정월 초이튿날
“청산의 바람흔적”은 무등산에서
글, 사진: 청산 전 치 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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