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리 산-
어머니의 가슴처럼 따뜻한 정겨운 산.
그 넓은 품에 안겨 끝없이 살고 싶은 정감이 흐르는 산.
그 어떠한 수려함 마저도 뭍혀 버리는 장엄한 산.
지 리 산......
수 많은 한을 안고 몇 세기를 버티어온 지리.
어떠한 세속의 유혹과 결코 결탁하지 않은 지리.
어떠한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막연히 넓고 좋다는 느낌이외에
어떤 구체적인 감동을 주지 못한다.
오늘도 얼마나 많은 등산객들이 지리를 찾는지 모른다.
이 많은 산객들이 천왕에서 노고단까지 종주의 희망을 품고
계속 시도 하고 있다. 더 나아가 상당한 체력과 인내를 요구하는
태극종주를 시도하는 산 꾼들이 있으니.......
5월 어느 날,
김 강님께서 태극종주 한번 해야겠다는 얘기에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혼자만의
생각으로 태극종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전에 나 홀로 산행을 하면서 혼자만의 얻은 얄팍한 지식으로 지리산 당일종주도
해 봤지만 쉽게 용기가 나지 않음은 무엇 때문일까?
언제부터 산을 가까이 한 뒤로 지리산을 접하게 되었고 지리를 찾고 난 뒤
찾으면 찾을 때 마다 연속된 또 다른 의문이 이곳을 찾게 되는지 모른다.
하나의 숙제를 풀고 나면 또 하나의 숙제가 주워 지듯이...........
1) 산행일시: 2004.6.30~7.2(2박3일)
2)날씨: 첫째 날: 깨스로 가득 찬 습한 날씨.
둘째 날:오전 안개비 오후에 운무 가득.
셋째 날: 14시30분까지 비온후 흐림.
3)함께한 사람.
윤 정윤님: 쉰의 나이에도 체력은 30대를 능가하며 186cm와 0.1ton의 거구이며
한때는 청바지 CF모델 역
김 강님: 맏형인 윤 정윤님과 체격은 반대지만 다부진 체력의 소유자.일명 돌쇠형
유 동일님: 비쩍 말랐지만 마라톤 풀코스4번의 소유자.
그리고 나: 체력은 누구에게 뒤지지 않은 해병 부사관 출신이며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
*공통점:산을 죽도록 좋아한 남자들.
4)차량지원 및 후원자
차량지원과 뜨거운 성원을 해 주신 바람골과 라디오 사장님, 지리산의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이 영재님.
5)산행시간.
�째날:10시간55분.
둘째날:17시간35분.
셋째날:13시간15분.
6)산행거리: 약80km(늘 빈자리님 추정치임)
7)산행구간.
�째날: 지곡사-웅석봉-밤머리재-왕등재 습지-새재-윗 새재마을.
둘째날: 윗 새재-독바위-국골 사거리-하봉-중봉-천왕봉-장터목-새석-벽소령
-연하천-뱀사골.
셋째날: 뱀사골-노고단-성삼재-만복대-정령치-바래봉-덕두봉-구인월
<야 생 화>
8)첫째날 코스별 시간.
08:20 여수 출발.
10:30 지곡사 입구.
10:55 임도 끝(웅석봉5.3km/지곡사2.0km)
11:25 삼거리(어천4.0km/웅석봉0.9km)
13:00 웅석봉 정상(1099m)
13:00~13:30 점심 및 휴식(김밥)
13:40 헬기장(50m밑 음료보충) 밤머리재5.9km
14:15 왕재(925m) 밤머리재3.3km/웅석봉2.0/선녀탕2.0
15:30 밤머리재
15:30~15:50 휴식(토마토)
16:27 도토리봉 정상 헬기장(60-70도의 고도로 오름)
17:05 동왕등재(936m)
17:45 깃대봉 공터(80도의 고도의 비탈길)
18:15 안부도착 (위치파악안됨=짙개 깔린 안개와운무로)
18:30 삼거리(산죽길 이어짐 계속오르막)
18:45 안부도착 (위치파악 안됨)
19:45 왕등습지(960m)
20:15 외고개.
20:50 새재사거리(윗새재/오봉리)
21:25 윗새재(조개골 산장) 저녁은 흑 돼지2/3은버림/병어회
23:40 취침.
태극종주 첫 번째 이야기(1)
고행의 길을 시작되고........
태극종주를 해야겠다고 결정 할 때 가 10일전의 일이다.
문제는 장마 때문에 많은 갈등과 고민을 하다가 결국 오늘 태극 전 에 뛰어들었다.
어제 저녁 심야근무를 마치고 퇴근 하자말자 준비해둔 배낭을 들쳐 메고 지원차량에
몸을 맡겼다.
8시에 여수를 출발한 차는 단숨에 이곳 지곡사 까지 왔지만 �아지는
잠을 주체 할 수 없구나.딱 한시간 만이라도 잠을 청하고 싶었지만 그럴수록 우리의
계획은 벗어 날 수밖에 없으리라.
<웅석봉 정상>
*10:30 지곡사 출발.
지곡사 앞 임도를 따라 선녀탕으로 돌았을때 비쩍 마른 선녀탕의 물줄기가 가련하게만
느껴진다. 깨스로 가득 찬 주위의 날씨로 습한 공기까지 덧칠되어 벌써부터 배낭끈이
촉촉함이 느껴진다. 임도 2.0km 끝날 무렵 우리는 다시 한번 태극전의 용감한 전사의
투지를 발휘하자며 끝까지 무사히 종주 할 것을 다짐해본다.
모두가 배낭무게를 최소화 시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던가.
음식물과 과일 비상식을 각각 분배하여 배낭에 담고, 나 역시도 배낭무게를 줄이기위해
여벌옷도 2벌이상은 준비하지 않았다.그래도 다행이 내 배낭무게가 제일 가볍게 되어
미안하기도하다. 대신 보조가방은 나의 몫이 되어버렸다.
웅석봉을 향하여 산오름이 시작되기 10여분 벌써부터 숨을 크게 몰아쉬며 습한 공기속에
자욱한 가스 상태의 하늘이 원망 스럽기도하다.
<웅 석 봉에서.....>
*13:00 웅석봉 도착.
정상에 곰이 놀다 떨어져 죽었다는 얘기가 전해 곰 바우산이라 고하는 웅석봉 정상에
도착 했을 때도 희미하게 보이는 대진고속도로와 경호강이 시야에 들어온다.
저 멀리 중봉과 하봉 그리고 천왕까지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아늑한 동화속의
보물섬처럼 느껴지며 아쉬움을 뒤로하고 북 동릉을 따른다. 헬기장 밑에서 물을 보충하고
밤 머리재에 도착한 시간이 15시30분. 밤나무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일까? 급경사의
밤나무 재에서 앞을 가로막고 서 있는 도토리봉이 무척이나 크게 보인다. 60~70도의
고도로 몇 개의 능선을 넘었을까.
<왕 재에서 곰골을 바라보며>
*17:05 동왕등재 도착.
왕등재라는 지명이 4km 거리를 두고 2개가 있어 편의상 동서로 나뉘어 부른다.
동 왕등재에서 서 왕등재까지는 8개의 봉우리를 넘어야 돤다지만, 18:15 어둠이 벌써
이곳에 찾아왔다.짙게 깔린 안개와 운무로 인하여 위치파악이 불 분명하다. 내가 분명
였다혼자면 어떻게 하였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이 엄습 해온다.
<왕등재 습지>
*19:45 왕등재 습지.
각자의 배낭에서 랜턴을 꺼내들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야간산행이 시작된다.
어두운 초행길의 여로는 너무도 힘들기만 하다는 것을 지금 이 시간 새삼 느끼고
있는 것이다. ‘태극종주 안하면 문중에서 호적을 파 버린다냐’ 농 섞인 라디오 사장님의
말씀이 뇌리를 스쳐지나간다. 나와야할 왕등습지가 나오지 않아 점점 불안하기도하다.
이따금씩 들려오는 부엉이의 울음소리에 음산한 기분이 배가되어 있을때 김 강님을
찾았다. 지금 우리가 제대로 길을 가고 있는가? 나의 예감이 천왕의 반대로 향하는
것만 같았다. 한참을 기다려 4명의 의견을 종합해보니 나의 판단이 잘못됨을 알았다.
한참이나 걸었을까. 통나무의 다리가 얼마나 반가운지......... 모두가 애타게 물을 찾고
있을때 우선 물맛부터 보았다. 습지에서 나오는 물이라 왠지 찝찝한 기분이 들지만
그래도 먹을만 했다.
*새재 사거리를 찾아서....
억새가 무성한 외고개를 지나 우리가 가야 할 윗새재 마을을 찾아 나선다.시간은 이미
20시를 넘겼다. 우리가 그곳을 벗어난다면 배고픔과 졸리움이 혼합되어 탈진상태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아찔 하기만하다. 그래도 예리한 김 강님의 예감을 믿고 싶었다.
2년 전에 이곳을 지나쳤다는 예감을 말이다. 맏형인 정윤님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김 강 잘 찾아야 돼’ 몇 번이고 당부한다.
그런 김 강님의 마음의 부담이 오죽했으랴. 안개와 운무 때문에 마을 불빛은 볼수 없지만
그의 예지력은 빈틈이 없었다.
*긴장을 풀면서.....
마음의 여유를 �았다. 이제 몇 분 뒤면 민박집에 들러 허기진 배를 채우리라 굳게
믿고 있었다. 21:25 어렵게 찾은 산장에 들렀을때 주인은 간데없고 낮선 객이 앉아 맥주 잔을
비우고 있었다. 주인장이 금방 돌아온다는 말에 여장을 풀고 갖고온 흑 돼지를 삶고
병어회로 초 치기에 바쁘다. 언제 올지 모를 주인을 기다림에 지쳐 일단 민생고를 해결
하기위해 가장 손쉬은 라면을 끊였다. 단숨에 배를 채우고 몇 점의 고기를 집어넣으니
느끼한 비계 맛이 아주 딴판이다. 민박을 계획 했을때 우리의 기대와는 아주 먼곳에
있었다. 23:40 취침때까지도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새 재 마 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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