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표시석>
1,산행일시:2004.6.15 (화)
2,날씨: 맑았으나 희뿌연 안개
3,산행구간
추성주차장-두지터-칠선계곡-천왕봉-장터목-소지봉-창암능선
4,함께한 사람 :김 강,유동일,나.
5,코스별 시간
05:10 주차장
05:35 두지터 마을
05:40 철다리(정성교/두지교 다리 건넌 후)
05:55 추성 망바위(선녀탕 1.0km/ 추성리 2.4km)
06:17 선녀탕/ 옥녀탕(천왕봉 6.3km/ 추성 3.4km)
06:20 ~ 06:45 아침식사
06:55 비선담
07:15 안부(추성리 4.8km/ 천왕봉 4.9km)
07:25 ~ 07:40 칠선 폭포( 천왕 4.2km/ 추성 5.5km)
07:45 ~07:55 대륙폭포
08:10 ~ 08:20 삼층 폭포
09:10 ~ 09:35 마폭포(합수골) (천왕1.6km/ 추성8.1km)
10:25 ~ 10:40 천왕봉(1915m)
11:05 ~ 11:10 제석봉
11:20 ~ 12:15 장터목 점심
12:47 망바위(백무동 4.3km/ 장터목 1.5km/ 천왕봉 3.2km)
13:15 소지봉
13:25 창암 능선 들머리
14:05 삼거리)지리선 공비 토벌 루트길) 벽송사 4Km 정도/ 백무동 2.0km
14:20 벽송사 2km 이정표(반쪽 허물어진 무덤 앞)
14:40 사거리(왼쪽: 백무동 주차장/ 오른쪽 : 두지터 / 직진 : 창암산)
15:00 두지터 마을
15:15 주차장
6. 산행시간 : 10시간 05분
7. 산행거리 : 약 21km
<칠선폭포>
칠선 계곡
지리산을 한번쯤 찾은 이라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 천왕봉과 칠선계곡이 아닐까 생각된다.
천왕이야 두말할 필요도 없겠고,
칠선 계곡은 인터넷 메체에서 금기의 계곡으로 붙여져 있었던곳
즉, 죽음의 계곡이니, 태초의 신비를 간직한 계곡이니,...등등
그래서 우리 인간들은 더욱더 욕심을 내보고 싶은 욕망인 듯
어찌하랴!
더군다나 비정규 등산로 인것을....
산행을 시작한지 4-5번의 천왕봉 등정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칠선의 유혹을 잘 참아 왔었다.
드디어 일을 내야지...
02:40분 전자시계 알람이 울리자 마자
반사적으로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행여 죄지은 마음(?) 들킬세라
고이잠든 마누라 옆을 빠져나왔다.
<망바위에서:저 멀리 노고단이 보인다>
04:00 성삼제 휴게소에 올라온 일행은
시원한 바람을 쐬여볼양 차에서 내렸지만
왠지 바람한점 없다.
짐작대로 찾아 간곳이 자판기 앞에 섰다.
커피는 윗줄 1.2번째 줄이려니 하고
뽑아든 첫 커피는 쓰디쓴 블랙이다.
그랬다. 두 번 다시 실수는 없었다.
어쩐지 오늘 예감이 좋을 것 만 같았다.
<제석봉의 인고의 세월>
어디에서 온 산객들이
택시에 내리자 마자 쏜살같이 달려 나선다.
어찌그리 바쁜지
일면식 사람도 아니겠지만
왠지 그들이 궁금하기만 하다.
주위의 어둠이 쌓여있는 달궁계곡의
청아한 물소리가 들려오지만
어둠은 쉽게 여명을 허락하지 않는다.
<선녀탕>
05:00 도착한 우리는 약간의 준비운동과
산행 코스를 점검하며 긴 등정에 들어선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등로길은 한창 공사중인 듯 하다.
매표소부터 두지동 언덕배기 까지 여간 뻑세게 나오지 않은가?
이게 처음부터 기를 죽이는 구만.
이윽고 두지터 마을에 들어서자 몇가구 안되는
촌가는 소박한 모습이 나의 어릴적 고향의 참모습을
보는 것 같아 더욱더 정감이 가는 마을로 보여진다.
<옥녀탕>
끝없이 이어지는 원시계곡을 찾아...
오늘 일곱 선녀를 만나야 하는 설레임에
어제 잠자리에서 몇 번이고 눈을 뜨기를 여러번
며칠전에는 설악의 십이 선녀를 만나더니만,
이번에는 지리의 일곱선녀를 만나러 가는 이유가
뭐냐고 다그친(?) 마누라의 모습을 떠올리며
쓴 웃음을 지어본다.
그랬다
나는 분명 바람이 난게다.
일곱 선녀의 목욕 장면을 두눈으로 똑똑히 확인하고
몰카로 찍어 인터넷에 공개해 일을 터트리고 말리라.
람이 난게다.
<옥녀탕:수량이 부족하여 .....>
선녀탕/옥녀탕
두지터 마을에서 20여분 오르면 철다리와 추성 망바위를 지나
선녀탕을 만나게 된다.
내가 생각했던 선녀탕은 아니었다.
푸른 하늘과 주위의 아름드리 나무들이 이곳 선녀탕에 흡입되어
투영된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모진 세월이 흘러서 일까? 홍수로 인하여 일그러진 모습이
아쉽게만 느껴진다.
<비 선 담>
선녀와 아침을
갑자기 찾아온 허전함이 왜 일까?
허전한 공간을 채우기로 했다.
이곳에서 선녀와 아침을 함께 하자.
거대한 성찬은 아니지만
우리집 낭군님들께서 선녀를 찾아 아침을 한다해도
누구 시기할 마누라가 있겠습니까?
사랑합시다.
이따금씩 잊을만 하면 나타나는 색바랜 임우식님의 표식기
“사랑합시다.”
님의 사랑은 무엇을 뜻하는지, 진정 산을 알고
대자연을 안다면.... 사랑이란 단어의 뜻을 몇 번이고 되새겨 본다.
다행이 선답자들의 표식기가 힘이 될 때가 많다.
(창암 능선 초입(두지터)에는 최근에 다녀오셨는지 선명한 표식기임)
<칠선폭포의 위용>
비선담과 철선폭포
미끄러운 바위와 비탈길을 걸어 하늘이 그대로 잠긴듯한
비선담을 거쳐 칠선폭포에 이르게 된다.
칠선 계곡을 상징하는 칠선 폭포가 쏟아내는 몰줄기는
수량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절경이라 아니할 수 없다.
청춘홀의 유래를 알고 이곳에서 청춘홀을 찾아 봤지만
결국 청춘홀을 찾지 못하고 계속된 산행은 이어진다.
칠선 폭포를 지나
왼쪽으로 20여분 오르면 또하나의 대륙폭포를 접하게 된다.
대륙폭포가 나에게는 더욱더 웅장하게 보였고 또한 실제
높이도 더 높았다.
<마 폭 포>
마폭포
이 일대는 3개의 폭포수가 뭍혀있어 합수골이라고 한다.
중봉과 하봉에서 떨어지는 마폭포와
칠선계곡 본류에서 만나는 이곳은 옛날 도벌꾼들의
초막이 있었던 곳으로 지금도 야영할 공간이 있다.
이윽고 때아닌 핸드폰이 울려온다.
오창룡님께서 보내온 핸드폰 내용은
자기 일행은 벌써 천왕봉에 와 있단다.
그들은 중산리에서 올라왔고 예정된 시간에 도착한 모양이다.
특별한 약속은 없었고,
그냥 기다리면 점심을 같이 하기로 하였다.
<제석봉: 세월의 무상>
천왕봉을 향하여
천왕봉 1.6km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한다.
이곳에서 천왕까지 경사 60~70도의 고도로 힘든 코스다.
아름드리 거목과 원시림으로 가득한 이곳에 고도를 올릴수록
전나무와 주목이 시야에 들어온다.
가깝게는 중봉과 하봉이 솟아 있고, 저멀리로
초암 능선이 아낙네의 곡선미보다 더 아름답게 보인다.
이곳 마폭포에서 천왕봉 구간이 체력 소모가 가장 크다고 생각된다폭포에서 천왕봉 구간이 체력 소모가 가장 크다고 생각된다.
<제석에서 본 천왕>
천왕에서
이곳에 도착할 때 쯤이면 항상 가슴을 조였다.
운동경기에서 극적인 역전승 할때의 환희감이랄까?
그 과정에서의 긴장감과 박진감, 조여움.....
과연 천왕에서 조망은 할 수 있을까?
오늘의 천왕은 어떤 변신으로 나를 반길까?
깨끗한 시야는 볼 수 없지만 그래도 내가 본 천왕중에서
가장 뛰어난 조망이었다.
그랬다.
산은 정상에 오른 후 발아래 세상을 내려다 본다는 거만함 보다는
다시 산을 올려다 볼 줄 아는 겸손함을 알라고
분명히 천왕은 나에게 일러주었다.
<제석봉 이정표>
아쉬움을 남기며
천왕의 아쉬움도 멀리한 채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려준 오창룡님께 미안하여
천왕과 이별을 한다.
두 일행이 만나서 장터목에서 점심을 갖었다.
제육볶음으로 맛나게 먹은 점심은 내 여태것 산행중
최고의 만찬이었다.
1시간 가까이 휴식을 취하고 나니 이완된 근육을 풀면서
각자의 길로 나선다.
<소지봉:천왕에서~백무동>
천왕에서 이곳 소지봉 코스는 일반적인 코스이다.
창암능선의 들머리는 소지봉에서 30m 쯤 내려오면
들머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백무동과 칠선 계곡의 중간에 뻗은 능선으로 창암산까지 이어진다.
능선길은 생각보다 아늑하고 폭신하며 길이 잘 나있다.
오른편으로 칠선 계곡과 그위로 초암 능선이 넘실거리고 있지만
여름에는 시야가 가려 거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능선이다.
이윽고 삼거리가 나오는데 이곳이 지리산 공비 토벌 루트길이며
우측으로는 칠선 계곡으로 향하는 길이다.
벽송사 2km쯤 이정표를 남기고는 갑자기 고도가 낮아지기 시작한다.
그러기를 10여분 내려가면 사거리가 나오는데
왼쪽은 백무동 주차장길, 오른쪽은 두지터 마을 뒤 , 직진은 창암산으로 연결된다.
두지터 마을에 도착했다. 무성하게 자란 잡초위에
빽빽이 차있는 호두나무는 주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살포시 고개를 내밀고 들어선 우리 일행은 흘러내리는
함지박의 물을 버럭버럭 들여 마신다.
<마 폭 포>
선녀는 간데 없고...
우리가 찾는 선녀는 없었다.
선녀의 옷을 감춘 곰도 없었다.
선녀의 옷을 찾아준 사향노루도 없었다.
하지만,
분명 내가 마음에 담고 온 아름다운 선녀,
우직스런 곰, 평화스런 마음의 사향노루는 영원히 간직하고...
2004.6.16
전치옥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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